진보정치로 가는 길/현장에서

美 ‘Z세대’, 스타벅스 노조 설립 주도

새벽길 2022. 11. 18. 20:04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117/116515593/1
“매장 직원 건강도 중요”… 美 ‘Z세대’, 스타벅스 노조 설립 주도[글로벌 현장을 가다] (동아일보, 김현수 뉴욕 특파원, 2022-11-17 03:00)
《 2일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2100m²(약 635평) 규모 매장은 칵테일바까지 있어 관광명소로 꼽힌다. 평일 오전이었지만 각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앉을 자리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매장 앞에서 10여 명이 팻말을 들고 북을 치며 구호를 외쳤다.
“베드버그(빈대 종류)와 곰팡이를 막기 위해 나왔다. 직원과 고객의 안전과 건강이 중요하다!”
이 매장 노동조합원인 이들은 철저한 매장 위생 관리를 요구하며 파업 시위 중이었다.》
머리띠 두른 스타벅스 노조
한 노조원은 “직원 휴게실에서 베드버그가 발견돼 311(뉴욕시 민원 신고 전화)에 수도 없이 전화했다. 지역 정치인과 시 위생 당국에도 신고했지만 취해진 조치는 없다”며 “회사는 형식적으로만 검사하고 덮으려 해 어쩔 수 없이 파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매장에 해충이 있다는 게 놀라워서 스타벅스 본사에 물었더니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첼시 매장 직원이 베드버그로 의심되는 벌레를 발견했다며 신고해서 곧바로 해충 전문가를 보냈다. (하지만) 베드버그를 포함한 해충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매장 제빙기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노조 주장에 대해서도 “검사 결과 문제가 없었지만 새 기계로 바꿨다”면서 “‘워커스 유나이티드’가 첼시 매장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커스 유나이티드는 스타벅스 노조가 소속된 국제서비스노조연맹 계열 상급 단체다.
첼시 매장 베드버그 논란은 최근 미국을 휩쓰는 신(新)노동운동이 빚은 노사 갈등을 잘 보여준다. 신노동운동은 스타벅스, 애플, 아마존 등에서 직장 단위가 아니라 매장 단위 노조가 급증하는 현상을 말한다.
신노동운동의 시작은 스타벅스다.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펄로시 매장에서 창사 이래 첫 노조가 설립된 이래 현재 미국 9000여 매장 중 200여 곳에서 노조가 만들어졌다. 첼시 매장은 뉴욕시 최초 매장 노조이기도 하다.
떠오르는 2030 노조원
올 4월에는 아마존 물류창고 노조가 출범했다.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물류창고 직원들이 투표로 노조를 만들었다. 6월에는 무(無)노조 경영을 고집한 애플에서 애플스토어 노조가 처음 탄생했다. 270여 매장 중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찬성 65명, 반대 33명으로 노조 설립안을 가결시켰다. 지난달에는 오클라호마주 애플스토어에서도 노조 설립이 통과됐다. 애플스토어 노조는 미 최대 산별노조로 꼽히는 국제기계·항공우주노동자연합(IAM) 소속이다. 올 들어 구글파이버 협력업체, 트레이더조, 액티비전블리자드에서도 노조가 결성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노동관계법을 집행하는 연방기관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접수된 노동법 위반 조사 신청 건수가 올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 1950년대 아이젠하워 행정부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사 연구자들은 신노동운동이 역사상 전례 없는 양상이라고 분석한다.
첫째, 업종이 다르다. 미 노조의 주축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일대 자동차나 철강 같은 중후장대 산업 노동자들이었다. 1980년대 이후 제조업이 쇠락하면서 최근 10여 년간 노조 가입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최근 결성되는 노조는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 커피숍, 리테일 매장 소규모 집단같이 서비스직 중심이다.
둘째, 주체가 다르다. 주로 1990년대에 태어난 2030세대, 다시 말해 Z세대가 신노동운동을 주도한다. 인기 높은 기업의 젊은 직원들이 주체가 된 것이다. 노동운동 전문가 루스 밀크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더힐에 “노동운동이 다시 쿨(cool)해졌다”고 말했다. 팻말을 들고 행진하는 스타벅스 직원들 동영상이 조회수 3000만 회를 넘는 등 ‘Z세대 노동운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정을 위한 쿨한 도전’으로 인식된다는 것.
미 실업률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며 노동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된 점도 힘을 실었다. 존 로건 샌프란시스코주립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팬데믹과 팬데믹 이후 미 경제가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노조 확산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새로 결성된 노조는 임금 인상과 복지 향상을 요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 같은 회사 사무직 근로자는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도 높은 임금을 받는데 현장 서비스 직원은 대면 근무를 지속하며 건강을 위협받았다고 느끼면서 노조 설립 의지에 눈을 떴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소년 때부터 SNS를 통해 사회 변혁에 관심을 가진 1990년대생이 조직에 늘어난 것도 기여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대 초반 월가 거대 금융기업에 반발한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 여성 권익을 옹호하는 ‘미투(#MeToo)’ 운동, 흑인 인권 운동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에 영향을 받았다. 스타벅스 버펄로 매장 노조 결성의 주역인 바리스타 재즈 브리색(24)은 사회 변혁의 상징으로 조명되기도 했다.
경기 침체 영향 받을까

지난달 미국 뉴욕주 올버니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들이 노동조합 설립 투표에 참여하라며 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투표 결과 반대 66%로 올버니 물류창고 노조 결성은 무산됐다. 올버니=AP 뉴시스

스타벅스, 아마존 등 회사 측은 노조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브리색은 9월 회사에서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이 자신의 업무시간을 일부러 이행하기 어렵게 배치했다는 것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4, 6월 언론 인터뷰에서 “노조가 없는 것이 임직원에게 낫다” “노조에 가입하면 직원은 동기 부여를 덜 받게 되고 느려지며 관료화할 것” 등이라고 말했다가 조사를 받게 됐다. NLRB가 이 발언들이 연방 노동법 위반 소지가 강하다고 밝힌 것이다. 올 3월 현업 복귀한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도 “노조 사업장에는 바리스타 처우 개선 같은 복지 혜택을 적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노조와 노동계의 반발을 샀다.
친(親)노조 성향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신노동운동을 반기며 이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아마존 노조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신노동운동 노조는 사측의 노조 결성 방해 움직임을 NLRB 같은 노동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등 정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노동운동의 복병은 경기 침체다. 미 노동시장은 구인난이 여전하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4%대까지 올리는 고강도 재정 긴축을 펴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미 빅테크 대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들어가는 등 내년에는 실업률 상승이 불가피하다. 노동운동 노사관계 전문가인 토머스 코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 교수는 WP에 “만약 경제가 정말 가라앉는다면 (노동운동) 스토리가 달라진다. 다시 모두 직업 안정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0년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 노조 가입률은 하락했다.
반면 신노동운동이 전례가 없는 만큼 공정한 대우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의 노조 설립 의지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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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opinion/yeojeok/article/202206192040005
애플의 첫 노조 (경향, 최민영 논설위원, 2022.06.19 20:40)
미국 청년세대에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거세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에도 첫 노조 등장이 임박했다. 18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의 한 애플스토어가 찬성 65 대 반대 33으로 노조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전미노동관계위원회가 투표 결과를 승인하면 미국 내 270여개 애플스토어 6만5000여명 노동자에게 그간 애플 사측이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원칙은 깨지게 된다.
앞서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에서도 1971년 설립 이래 50년간 유지돼온 무노조 원칙이 깨졌다. 지난해 12월 뉴욕 버펄로 소재 매장에서 노조가 처음 결성된 이래 미국 내 9000여개 매장 중 140여곳에서 노조가 출범했다. 지난해 4월에는 e커머스 공룡기업 아마존에서 창고노동자 8300명이 처음 노조를 결성했다. 이외에도 대학원생, 박물관 직원, 간호사, 언론인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노조 결성이 잇따르는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1930년대 대공황 직후 노동조합 운동에 버금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노조 가입률은 1983년 20%에서 2020년 10.8%로 반토막 난 상태다. 16~24세는 노조 가입률이 4.4%에 불과하다. 노동자들을 깨운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다. 경제 정상화 와중에 인력 부족은 심해지고 노동 강도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1996년~2000년대 중반 출생인 ‘제트(Z)세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잇따른 악재로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는 절박감에 노동자 연대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 18~34세 미국인 77%가 노조에 찬성했다.
일부 기업은 노조 견제를 고집한다. 스타벅스는 급여 인상이라는 ‘당근책’을 내놓으며 노조 점포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으르고 있다. 아마존은 노조 결성을 주도한 직원 2명을 지난달 ‘저성과’ 등의 이유를 들어 해고했다.
반면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기업은 노선을 바꾼다. 노조 방해 활동으로 2019년 임직원 유죄 판결을 받은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지난 3월 합당한 보상 없인 우수 직원이 이탈한다며 ‘노조 허용’으로 돌아섰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회사 블리자드의 노조 결성을 지지하고 나섰다. 애플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06201649001
25세 로즈 장학생 출신 '먹물'은 어떻게 스타벅스 노조 운동 리더로 우뚝섰나 (경향, 김유진 기자, 2022.06.20 16:49)
지난해 12월9일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른 지금, 노조가 이미 만들어졌거나 곧 설립될 스타벅스 점포는 140여곳에 달한다.
스물 다섯 살의 바리스타 제즈 브리작은 스타벅스에 노조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20년 말부터 버팔로 엘름우드 애비뉴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한 그는 고객들이 주문한 라떼를 만드는 틈틈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냈다. 그리고 창업주 하워드 슐츠가 50년간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방침에 빠른 속도로 균열을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인재 등용문으로 손꼽히는 ‘로즈 장학생’ 출신 브리작이 스타벅스 노조 조직화에 뛰어든 과정을 전했다. 미시시피대를 졸업한 브리작은 2018년 미 전역에서 32명만 뽑는 로즈 장학생에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거쳐간 세계적 장학 프로그램의 학생들은 대개 미 정계와 재계, 학계로 진출한다.
브리작은 달랐다. 노조 운동이야말로 “시간과 재능을 쏟아부을 긴급한 문제”라고 여긴 그는 버팔로로 이주했다. 미 전역의 스타벅스 매장 약 9000곳 가운데 단 한 곳도 노조가 없는 현실을 바꾸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학부 시절 미시시피주의 닛산 공장 노조 조직화 운동에 참여했던 경험도 자양분이 됐다.
그는 주중에는 노동자 연합(WU) 뉴욕주 지부 상근 활동가로, 주말에는 스타벅스 바리스타로 일하기 시작했다. WU 지부장 게리 보나도나는 “(스타벅스에) 취직해서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그는 업계에 대해서 배우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브리작은 주말이면 새벽 5시에 기상, 매장에 출근한 뒤 영업 준비를 한다. 평일에는 동료 활동가들과 노동운동 전략을 논의하거나, 미국 각지의 스타벅스 노동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조직화 노하우를 공유한다. 지난해 가을 이후 벌써 수백번 넘게 화상 회의를 열었다.
스타벅스 사측은 브리작과 같은 ‘외부 세력’이 스타벅스 노조 결성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 브리작은 노조로부터도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NYT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먼저 노조 측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지 노조가 노동자들을 찾아나서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브리작을 포함한 스타벅스 직원 겸 노조 활동가들이 고질적인 인력 부족, 사측의 저임금 체계 등을 비판하지만 스타벅스 특유의 문화를 포용하는 등 기업에 대한 호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브리작은 노조 활동을 지지하는 성향이 높고 시장 중심적인 정책에 비판적인 미국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 NYT는 브리작의 동료 로즈 장학생 가운데도 1980~90년대의 시장 중심 기조에 회의적이고 노조에 친화적인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미국 2030 세대의 노조 지지도가 크게 높아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18~34세의 노조 지지율은 77%로 35~54세(63%), 55세 이상(65%)보다 크게 웃돌았다. 노조를 지지한다는 응답도 미국 대졸자들의 경우 약 70%로 1990년대 대졸자들의 50%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로즈 장학생 출신 노조 활동가라는 특이한 경력을 지닌 브리작의 이야기는 이미 미국 주요 언론들을 일제히 장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차세대 지도자 명단에도 올렸다. 뉴욕타임스 노동 담당 기자 노암 샤이버는 트위터에서 기사를 쓴 이유에 대해 “앞으로 최소 몇 십 년간은 그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 발을 담그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06192204005
미국 노조 바람…애플서도 설립 (경향,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2.06.19 22:04)
아마존·스타벅스 이어 대기업 ‘무노조 경영’ 균열
미국 노조 바람…애플서도 설립
토슨 ‘애플 스토어’
첫 찬반 투표 가결
뉴욕 등서도 추진
미국의 대표적인 휴대폰·컴퓨터 업체인 애플에서 첫 노동조합 설립이 가시화됐다. 아마존, 스타벅스 등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미국 대기업들에 불고 있는 ‘노조 설립 바람’에서 애플도 예외는 아니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 토슨의 타운 센터에 있는 애플 소매점 ‘애플 스토어’에서 18일(현지시간) 실시된 노조 설립 찬반 투표가 찬성 65표 대 반대 33표로 가결 처리됐다. 노조 설립 투표를 관장하는 연방정부 기구인 전미노동관계위원회가 투표 결과를 승인할 경우 미국 내 애플 스토어 가운데 처음으로 노조가 들어서게 된다.
토슨 타운 센터 애플 스토어의 상급단체인 ‘국제 기계·항공 노동자 연합’의 로버트 마르티네스 회장은 “토슨의 애플 스토어 핵심 구성원들이 이 역사적 성취를 거두기 위해 보인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그들은 이번 투표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지켜본 전국 수천명의 애플 노동자들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했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스 회장은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토슨 애플 스토어 노조와 조속히 단체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전역에 있는 270여개 애플 스토어에 6만5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뉴욕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플 스토어에서도 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노조 조직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기준 민간 부문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이 6.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노조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소재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 수천명은 올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역사상 최초로 노조 설립을 결정했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역시 첫 노조 설립 관문을 통과한 다음 250여개 점포에서 노조 설립 투표가 시도되고 있다.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아웃도어 소매기업 REI 등에서도 노조 설립이 시도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노조 설립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노동자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진 데다, 노동력이 부족해 노동자들의 힘이 전보다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용자 측은 노조 설립 투표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회유·압박하는 등 노조 설립 봉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조가 설립된 사업장의 경우 노조원을 일부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키거나, 온갖 구실로 해고하면서 분쟁이 생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편으로는 사용자 측이 노조 설립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급여 인상 및 복지 확대를 약속함으로써 노조 설립 바람 자체가 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https://www.khan.co.kr/people/people-general/article/202206202232005
스물다섯 살 ‘바리스타’가 일으킨 바람…스타벅스 ‘50년 무노조 경영 원칙’ 깼다 (경향, 김유진 기자, 2022.06.20 22:32)
‘로즈 장학생’ 출신 제즈 브리작
노동자들 목소리 하나로 모아
미 9000곳 매장 중 140곳 성사
타임지 ‘차세대 지도자’ 선정
지난해 12월9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른 지금, 노조가 이미 만들어졌거나 곧 설립될 스타벅스 점포는 140여곳에 달한다.
스물다섯 살의 바리스타 제즈 브리작은 스타벅스에 노조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20년 말부터 버펄로 엘름우드 애비뉴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한 그는 고객들이 주문한 라테를 만드는 틈틈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냈다. 그리고 창업주 하워드 슐츠가 50년간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방침에 빠른 속도로 균열을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인재 등용문으로 손꼽히는 ‘로즈 장학생’ 출신 브리작이 스타벅스 노조 조직화에 뛰어든 과정을 전했다. 미시시피대를 졸업한 브리작은 2018년 미 전역에서 32명만 뽑는 로즈 장학생에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거쳐간 세계적 장학 프로그램의 학생들은 대개 미 정계와 재계, 학계로 진출한다.
브리작은 달랐다. 노조 운동이야말로 “시간과 재능을 쏟아부을 긴급한 문제”라고 여긴 그는 버팔로로 이주했다. 미 전역의 스타벅스 매장 약 9000곳 가운데 단 한 곳도 노조가 없는 현실을 바꾸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학부 시절 미시시피주의 닛산 공장 노조 조직화 운동에 참여했던 경험도 자양분이 됐다.
그는 주중에는 노동자연합(WU) 뉴욕주 지부 상근 활동가로, 주말에는 스타벅스 바리스타로 일하기 시작했다. WU 지부장 게리 보나도나는 “(스타벅스에) 취직해서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그는 업계에 대해서 배우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브리작은 주말이면 오전 5시에 기상, 매장에 출근한 뒤 영업 준비를 한다. 평일에는 동료 활동가들과 노동운동 전략을 논의하거나, 미국 각지의 스타벅스 노동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조직화 노하우를 공유한다. 지난해 가을 이후 벌써 수백번 넘게 화상 회의를 열었다.
스타벅스 사측은 브리작과 같은 ‘외부 세력’이 스타벅스 노조 결성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 브리작은 노조로부터도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NYT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먼저 노조 측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지 노조가 노동자들을 찾아나서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브리작을 포함한 스타벅스 직원 겸 노조 활동가들이 고질적인 인력 부족, 사측의 저임금 체계 등을 비판하지만 스타벅스 특유의 문화를 포용하는 등 기업에 대한 호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브리작은 노조 활동을 지지하는 성향이 높고 시장 중심적인 정책에 비판적인 미국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 NYT는 브리작의 동료 로즈 장학생 가운데도 1980~1990년대의 시장 중심 기조에 회의적이고 노조에 친화적인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미국 2030세대의 노조 지지도가 크게 높아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18~34세의 노조 지지율은 77%로 35~54세(63%), 55세 이상(65%)보다 크게 웃돌았다. 노조를 지지한다는 응답도 미국 대졸자들의 경우 약 70%로 1990년대 대졸자들의 50%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로즈 장학생 출신 노조 활동가라는 특이한 경력을 지닌 브리작의 이야기는 이미 미국 주요 언론들을 일제히 장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차세대 지도자 명단에도 올렸다. 뉴욕타임스 노동 담당 기자 노암 샤이버는 트위터에서 기사를 쓴 이유에 대해 “앞으로 최소 몇십년간은 그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 발을 담그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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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50316213762130
한국 스타벅스는 '노동혐오'?…'노동' 관련 닉네임이 막혔다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 | 2022.05.03. 16:53:48)
닉네임으로 '최저임금인하'는 되고, '최저임금인상'은 안되고
한국 스타벅스에서 '노동조합' 그리고 '노동'과 관련된 닉네임 설정을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프레시안>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고객들이 스타벅스코리아에 회원가입할 때 적는 닉네임 관련해서 '비정규직', '최저임금인상', '비정규직철폐', '스타벅스노조', '스벅노동조합' 등 노동 내지 노조 관련한 닉네임을 설정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이 확인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014년 고객이 직접 설정한 닉네임을 직원이 호명하는 '콜 마이 네임'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에 가입한 고객들이 본인의 닉네임을 등록하고, 주문한 제품을 찾을 때 진동벨대신 본인의 닉네임을 불러주면 음료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닉네임으로 '최저임금인하'는 되고, '최저임금인상'은 안되고?
뿐만 아니었다.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 '이반' 등 성소수자와 관련된 닉네임도 설정이 불가능했다. 반면, '정규직', '최저임금동결', '최저임금인하' 등은 닉네임 설정이 가능했다. 같은 노동관련 이슈라도 의견과 계급에 따라 가부가 결정됐다. 
정당도 가부가 나뉘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당'은 닉네임 설정이 불가능했지만, '국민의힘', '국힘', '국민의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녹색당' 등은 닉네임 설정이 가능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닉네임 설정 논란은 이번에만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19대 대선 당시 "닉네임 '문재인대통령'만 금칙어인 이유"라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의 이름과 별명은 닉네임 설정이 제한된 반면 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등 경쟁 후보의 이름과 별명은 닉네임 설정이 되어 논란이 있었다. 
당시 스타벅스코리아는 "'문재인대통령'이란 닉네임을 실제로 사용해서 금칙어로 지정한 것이며, 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등의 후보 이름은 실제로 닉네임을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스타벅스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선호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스타벅스 닉네임 설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된 바가 없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콜 마이 네임 간단 가이드'를 통해 "미풍양속, 사회통념에 어긋나는 욕설, 비속어나 정책 상 부적절한 단어(혼동될 수 있는 메뉴명 등)의 경우 닉네임 등록이 제한 될 수 있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콜 마이 네임'은 친근하고 편안한 소통을 위한 고객과 파트너간의 호칭 문화로, 매장 내 호칭 외에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며 "해당 호칭들(비정규직 등)은 본인 닉네임으로 활용하기에 본래 의도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금칙어로 적용되었을 뿐,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전혀없다"고 설명했다. 그려면서 "금칙어 지정과 관련한 파트너나 고객의 불편사항도 지속 반영해 나가고 있으며, 보다 균형잡는 운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스타벅스가 닉네임에 '노동조합'이 포함된 손님을 '호명'하지 않는 이유 
비정규직 등의 단어를 닉네임에 금지하는 한국스타벅스의 정책은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 뉴욕주 버팔로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1980년대 이후 첫 스타벅스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스타벅스 측은 경영진을 뉴욕 버팔로 매장에 직접 보내는 등 노조 결성을 막기 위한 설득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를 계기로 스타벅스 프랜차이즈 내 노조 설립 운동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측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달 23일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노동 당국이 스타벅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노조 결성에 나선 직원을 상대로 보복을 했다는 이유였다.
노동위원회(NLRB)는 소장에서 노조 결성 운동을 펼친 스타벅스 직원 3명이 회사로부터 불법 해고와 무급 휴가 등의 보복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벅스가 직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줬고 노동자들이 보복과 해고의 두려움을 갖게끔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미국 시민들은 사측의 보복에 맞서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는 내용으로 닉네임을 바꾸기 시작했다. 자신의 닉네임에 '강한노조(union strong)' 혹은 '노조예스(union YES)'로 직원들에게 연대를 보냈다. 
그러자 스타벅스 사측은 고객의 닉네임 대신 제품 이름을 부르라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 독립언론 <More Perfect Union>에 따르면 스타벅스 사측은 매장 관리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닉네임에 '노조(union)', 혹은 '조직된 노동자(workers united)'를 사용한 고객들의 이름을 부르지 말고 그들의 음료를 지칭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정책실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미국에서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이 물결치자 손님들이 연대의 뜻을 담아 노동조합과 관련된 닉네임으로 주문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사측은 그런 연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음료로 호명하는 치사한 방식을 쓴 것이다. 기준과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05041117001
스타벅스 금칙어··· 매장서 ‘최저임금 인상’ ‘레즈비언·게이’는 못 쓴다? (경향, 이혜리 기자, 2022.05.04 11:17)
기자가 지난 3일 스타벅스 앱에서 ‘최저임금인상’을 닉네임으로 입력해봤습니다. 곧바로 “사용하실 수 없는 닉네임”이라고 뜹니다. ‘비정규직철폐’는 어떨까요? 이것도 사용할 수 없다고 나옵니다. ‘스타벅스노조’, ‘스벅노동조합’도 등록 불가였습니다. 노동 현안이나 노동조합 관련 단어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도 닉네임으로 등록할 수 없다고 나왔습니다.
■특정 단어 닉네임 사용 제한…왜?
왜 특정 단어들은 닉네임 등록이 안 되는지 그 이유와 기준을 찾아봤습니다. 스타벅스 앱에는 닉네임 사용 제한의 사유로 4가지를 규정합니다.
①미풍양속 및 사회통념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표현 ②욕설·음란성·혐오성 단어나 비속어를 사용하여 타인을 직접적으로 비방하는 표현 ③영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표현 ④기타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표현입니다. 3번 사유에 대한 예시로는 ‘라떼 시키신 분’, ‘매장 내 모든 분’과 같이 다른 고객에게 혼란을 주는 단어, ‘왕밤빵’ ‘우루쿵쿠우웅’과 같이 직원이 부르기 어려운 단어를 들었습니다. ‘최저임금인상’과 ‘레즈비언·게이’ 같은 단어들이 이 중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지 바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스타벅스에 구체적으로 물었더니 스타벅스는 아래와 같은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닉네임은 친근하고 편안한 소통을 위한 고객과 파트너간의 호칭 문화로, 매장 내 호칭 외에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문의주신 호칭들(최저임금인상·비정규직철폐·레즈비언·게이·트랜스젠더)은 본인 닉네임으로 활용하기에 본래 의도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돼 사용 제한으로 적용됐을 뿐,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여기서 ‘다른 목적’이라함은 사회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는 “사용 제한 설정은 매장 이용 고객의 불편과 이해당사자간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 영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집회나 시위를 벌이는 것이 아니고 단지 닉네임 서비스가 있어서 닉네임을 등록했을 뿐인데 타인의 권리를 어떻게 침해하게 되는 것일까요?
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최저임금인상’은 닉네임으로 등록되지 않지만 ‘최저임금인하’와 ‘최저임금동결’, ‘최저시급인상’은 등록이 됩니다. ‘스타벅스노조’와 ‘스벅노동조합’은 등록이 안 되지만, ‘스벅노조응원’은 등록이 됩니다. ‘게이’는 등록이 안되는데 ‘이성애자’, ‘게이화이팅’은 등록이 됩니다.
■‘최저임금인상’은 안되고 ‘인하’는 되고?
이 문제를 발견한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스타벅스가 의도적으로 특정 단어를 금칙어 설정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오 실장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적) 단어를 막아놓은 것 같다”며 “아니라면 알고리즘으로 처리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습니다. 기자는 스타벅스에 금칙어 선정을 사람이 하는 것인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하는 것인지 문의했지만 스타벅스는 이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스타벅스 측은 고객이 등록한 적이 있는 단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금칙어 설정을 하지만 고객이 등록한 적이 없는 단어는 금칙어 설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벅스가 특정 단어를 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그 자체로 혐오와 차별적 인식을 반영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욕설이나 인격모독, 비하적 단어는 닉네임으로 등록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최저임금인상’이나 ‘레즈비언’과 같은 단어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대표의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를 호칭하는 단어부터도 굉장히 문제가 있다거나, 부르기 껄끄럽다고 생각되는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는 고객과 파트너가 소통하는 데 있어서 문제적 단어라는 것을 천명하는 것이잖아요. 미국에서 레즈비언·게이를 부를 수 없도록 했다면 직원 교육을 하고 해당 지점을 폐쇄할 정도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요?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가 한국에선 앱에 입력도 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다고 보여집니다.”
국회에 발의돼있는 차별금지법안(장혜영 정의당 의원 대표발의)을 보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성적지향·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분리·구별·제한·배제·거부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로 보고 금지하는데 여기에는 ‘재화·용역·시설 등의 공급이나 이용’도 포함됩니다. 스타벅스의 ‘콜 마이 네임’도 하나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이 서비스 이용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당한다면 차별로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노동조합’ 말하기
스타벅스 매장에서 특정 단어를 말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미국 스타벅스에서 확산되고 있는 노동조합 설립 운동과도 연결됩니다. 닉네임으로 불리는 고객의 다른 한편에 닉네임을 부르는 ‘스타벅스 노동자’가 있는데요. 시민들은 ‘union yes’ ‘union strong’ 이름으로 음료를 주문하며 노조 지지 의사를 표현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3일 ‘모어 퍼펙트 유니온(More Perfect Union)’이라는 단체가 트위터에 스타벅스가 고객이 ‘union’ ‘workers united’ 등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이름을 사용하면 이름을 부르지 말고 음료만 부르라고 지시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미국 스타벅스는 노동조합 설립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10월 스타벅스 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트럭시위를 벌였는데 노조 설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 실장은 ‘최저임금인상’, ‘비정규직철폐’와 같은 단어가 스타벅스 매장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각자의 구호를 닉네임으로 등록해 스타벅스 매장에서 불려지는 운동을 하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300군데에서 노조 결성 투표를 진행하고 있고 노동자들이 이긴 곳도 40~50군데가 됩니다. 자유분방해 보이는 문화 속에 노동자 권리를 경시하는 풍조가 있었는데 이제서야 (노동자들이) 뚫고 올라오고 있거든요. 한국에선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최저시급인상님, 커피 나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되게 수줍어해요. 매장에서 그런 이름들이 불려진다면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노동 의제가 자연스럽게 화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타벅스의 금칙어 선정, 독자분들은 동의하시나요? 스타벅스는 “닉네임과 관련해 파트너나 고객의 다양한 의견과 불편 사항도 지속 반영해 나가고 있다”며 “보다 균형잡는 운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혀왔습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05041654001
노조 힘빼기 나선 스타벅스, “바리스타 급여 5% 인상···노조원 빼고” (경향, 노정연 기자, 2022.05.04 16:54)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대대적인 임금 인상과 직원 교육 확대를 발표했다. 단 노동조합원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근 미국에서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노조와 비노조간 복리후생에 차이를 둬 직원들의 노조가입을 막겠다는 일종의 노조 힘빼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정규직 직원들의 급여 인상과 매장 정비, 직원 교육, 복지 확대 등 매장과 직원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2599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8월1일부터 스타벅스에서 2년 이상 근무한 바리스타들은 최소 5%, 근속 기간이 5년 이상인 근로자는 7% 임금 인상을 받는다. 신입 바리스타도 현재보다 3% 인상된 급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또 최저시급을 기존에서 소폭 올려 15달러로 적용하고 8월 중 매장 매니저와 매장 관리자들에게 일시적으로 기본급을 두 배 인상해 2023회계연도에 반영하기로 했다. 신규 바리스타 등 직원들에 대한 교육 시간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의 가장 큰 요청 중 하나인 고객들이 신용 카드로 결제 시 직원에게 직접 팁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이번 발표는 전반적으로 직원들을 위한 복리 후생을 확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힘을 받고 있는 노조 설립 움직임에 분열을 주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스타벅스는 복지 적용 대상을 비노조 영업점에만 한정하고 최근 노조 결성에 투표한 50개 매장은 제외했다.
사측은 “이번 조치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매장에만 적용되고, 노조가 있는 매장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연방법에 따라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의 임금이나 복지, 근로조건 등은 단체 교섭을 통해 합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합 매장과 비조합 매장간 차별을 분명히 해 직원들의 노조 합류를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타벅스 노조는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대기업 노조 결성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팔로 매장에 첫 노조가 설립되며 50년 무노조 경영를 깬 이후 현재까지 미국 내 9000개 매장 중 240곳이 노조 결성을 신청했고 그중 46곳에서 노조결성 투표가 통과된 상태다.
이에 사측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4일 최고경영자 자리에 복귀한 하워드 슐츠는 매장 대표들과 진행한 온라인 포럼에서 “직원들에 대한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곳에서만 혜택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히며 노조와의 전쟁을 예고했다. 슐츠는 이 포럼에서 “노조에 찬성표를 던지려는 사람은 (현실을) 모른다. 그들이 비용을 지불하도록 놔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노동자연합(SWU)는 이 같은 발언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슐츠를 노동법 위반으로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발했다. 스타벅스는 노조를 조직하려는 직원을 해고해 고소되기도 했다. 노조는 임금과 차별적 혜택 지급 역시 노동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최근 노조결성 운동이 활발한 아마존 노조도 세력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4일 아마존 역사상 첫 노조 탄생 후 지난 1일 뉴욕 스테이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 ‘LDJ5’에서 치른 노조 결성 투표에서 직원 62%가 반대표를 던져 두번째 노조 결성이 좌절됐다.
아마존노동연합(ALU)은 사측이 방해 공작을 벌였다며 투표 결과에 불복하기로 했다. 투표를 앞두고 근로자들에게 노조 반대를 지시했을 뿐 아니라 반노조 전단지를 붙이거나 ‘NO 투표’를 내건 웹사이트 등을 개설했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언론 인터셉트는 아마존이 향후 도입 예정인 사내 메신저에서 노동조합과 관련된 특정 단어들을 검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05042219015
스타벅스 “바리스타 임금 올린다, 노조원은 빼고” (경향, 노정연 기자, 2022.05.04 22:19)
사측, 직원 간 분명한 차별 둬
노조 가입 막는 힘빼기 전략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대대적인 임금 인상과 직원 교육 확대를 발표했다. 단, 노동조합원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근 미국에서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 복리후생에 차이를 둬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막겠다는 일종의 노조 힘빼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정규직 직원들의 급여 인상과 매장 정비, 복지 확대 등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2599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8월1일부터 스타벅스 직원들은 3~7% 인상된 급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또 최저시급을 소폭 올려 15달러로 적용하고 8월 중 매장 매니저와 매장 관리자들에게 일시적으로 기본급을 두 배 인상해 2023 회계연도에 반영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의 이번 발표는 직원 복리후생을 확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힘을 받고 있는 노조 설립 움직임에 분열을 주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스타벅스는 복지 적용 대상에서 최근 노조 결성에 투표한 50개 매장은 제외했다. 사측은 “연방법에 따라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의 임금이나 복지, 근로조건 등은 단체교섭을 통해 합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합 매장과 비조합 매장 간 차별을 분명히 해 직원들의 노조 합류를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타벅스 노조는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대기업 노조 결성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펄로 매장에 첫 노조가 설립되며 50년 무노조 경영를 깬 이후 현재까지 미국 내 9000개 매장 중 240곳이 노조 결성을 신청했고 그중 46곳에서 노조 결성 투표가 통과된 상태다.
지난달 4일 최고경영자 자리에 복귀한 하워드 슐츠는 매장 대표들과 진행한 온라인 포럼에서 “직원들에 대한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곳에서만 혜택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히며 노조와의 전쟁을 예고했다. 슐츠는 이 포럼에서 “노조에 찬성표를 던지려는 사람은 (현실을) 모른다. 그들이 비용을 지불하도록 놔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노동자연합(SWU)은 이 같은 발언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슐츠를 노동법 위반으로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발했다. 스타벅스는 노조를 조직하려는 직원을 해고해 고소되기도 했다. 노조는 임금과 차별적 혜택 지급 역시 노동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최근 노조 결성 운동이 활발한 아마존 노조도 세력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4일 아마존 역사상 첫 노조 탄생 후 지난 1일 뉴욕 스테이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 ‘LDJ5’에서 치른 노조 결성 투표에서 직원 62%가 반대표를 던져 두번째 노조 결성이 좌절됐다. 아마존노동연합(ALU)은 사측이 반노조 전단을 붙이거나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방해 공작을 벌였다며 투표 결과에 불복하기로 했다.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2/05/05/I2GZOOH3N5A2LAKOES3WHMR7OI/
스타벅스도 아마존도, 노조 막느라 안간힘 (조선일보, 김지섭 기자, 2022.05.05 11:30)
[WEEKLY BIZ] 美 노사갈등 고조
최근 미국 전역에서 노동조합 설립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후 실직자가 늘고, 근무 강도가 세지면서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근로자들의 집단행동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친노조 성향의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집권, 인력난에 따른 근로자 우위의 고용시장 구조 등도 노조 설립을 부추기는 촉매로 작용했다. 이에 맞서 기업들은 노조 설립에 앞장선 직원을 해고하거나 고소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
작년 말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개별 매장의 노조 설립이 이뤄진 스타벅스의 경우, 매장별 노조 설립 세력과 사측 간 강대강 대치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기관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스타벅스가 노조 결성 운동을 한 직원 3명을 부당하게 해고하거나 무급 휴가를 보내는 식으로 보복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그러자 스타벅스는 일부 매장에서 노조가 시위를 벌이며 출입구를 막고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2건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 최근 점장들과 회의에서 “바리스타들의 처우 개선을 검토 중이지만 노조 사업장에는 적용이 어렵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뉴욕과 앨라배마 등 주요 물류센터에서 노조 설립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인 아마존은 430만달러(약 54억원)를 들여 ‘반(反)노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 하루 20차례나 직원들을 회의에 소집하는 ‘꼼수’까지 동원했다. 애플은 일부 매장 직원이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이자 ‘노조 해산’ 전문 로펌으로 알려진 리틀러멘델슨과 손잡고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합법적으로 노조 결성을 방해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에 비하면 델타항공의 노조 방해 작전은 온건한 편이다. 미 항공사 중 유일하게 승무원 노조가 없는 델타 항공은 노조 결성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최근 ‘비행 수당’ 외에 ‘탑승 수당’을 신설해 선제적으로 급여를 인상했다.
기업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노조 결성 움직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분석이 많다.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팬데믹 이후 일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면서 근로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미국 럿거스대 레베카 기번 교수는 “직원들은 회사가 막대한 돈을 벌면서도 자신들의 건강과 복지에 관심이 없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노조 파괴 전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50608300002586?did=NA
[지평선] 스타벅스와 노동 차별 (한국일보, 이왕구 논설위원, 2022.05.06 18:00)
스타벅스 코리아의 ‘콜 마이 네임’은 고객이 스타벅스 앱에 이름을 등록하고 음료를 주문하면 직원이 그 이름을 호출하면서 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한국에서 처음(2014년)으로 선보였다. 고객들은 실제 이름은 물론 닉네임을 등록할 수도 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행위로 고객과의 친화력을 높이려는 마케팅 기법이다.
□ 콜 마이 네임 서비스가 노동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앱에 등록할 수 있는 이름으로 노동자, 노동조합 권익과 관련된 단어는 등록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 ‘스타벅스 노조’ 등을 입력하면 사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반면 ‘최저임금 인하’, ‘최저임금 동결’ 등은 사용이 가능하다. “고객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와 어긋난다”며 노동차별과는 무관하다는 게 스타벅스 코리아의 해명이지만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 공교롭게도 미국 스타벅스 본사 역시 노조차별로 비판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간부부터 바리스타까지 모두 ‘파트너’라고 부르는 등 직원을 존중하는 경영철학을 지닌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는 노조에 적대적인 기업인으로 악명이 높다. 그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노조를 만들지 않고 회사의 가치와 문화를 포용하는 것이 미국 노동자의 권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3일 2년 이상 일한 바리스타의 임금 5% 인상을 포함해 복지 확대를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혜택은 노조가 없는 매장에만 한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노조결성 투표를 추진했고 이 중 50여 곳이 스타벅스노동자연합이란 노조에 가입하기로 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 ‘노동자와 자본가는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눈 존재’라는 말처럼 양자의 긴장과 갈등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노동자 권리를 옹호하는 기색만 보여도 기함하는 기업(인)의 모습은 볼썽사납다. 어떻든 칼자루를 잡고 있는 건 기업이 아닐까. 의도든 아니든 스타벅스의 노동차별 의혹이 유쾌하지 않은 이유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05092217015
팬데믹 불안에 노조 설립 주도…미국 20대는 ‘노조 세대’ (경향, 정원식 기자, 2022.05.09 22:17)
미국에서 20~30대 청년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노동조합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노동조건에 대한 불만과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진 젊은 노동자들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제출된 노조 대표자 자격 인정 청원은 전년 동기보다 5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제소도 14% 늘어났다.
지난해 12월9일 뉴욕주 버펄로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첫 노조설립 투표가 가결된 후 미국 내 250여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 설립 신청이 접수됐다. 이 중 54곳에서 공식적으로 노조가 설립됐다. 지난 3월에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구글 파이버 협력업체 BDS커넥티드솔루션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지난달 1일에는 뉴욕시 스탠튼아일랜드에 있는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 투표를 가결시켰다. 뉴욕, 애틀랜타, 볼티모어 등의 애플스토어 직원들도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다.
노조에 대한 여론의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가 노조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1965년 71%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제니퍼 아브루조 NLRB 법률 자문위원은 “노조 조직과 청원 신청이 지난 10년간을 합친 것보다 많아지는 등 전국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3년 20.1%였던 미국 노조조직률은 2020년 10.8%로 반토막 났는데, 이 같은 하락세가 반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노조 설립이 활기를 띠는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미국인들의 전자상거래와 식료품 배달이 급증하면서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일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빅테크 기업 경영진과 일반 직원들의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도 노동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노동 친화적인 정권을 약속한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것도 노조 설립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노조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미국 내 최대 노조단체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조직국장을 지낸 리처드 벤싱어는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이라면서 이들을 ‘U(Union) 세대’라고 명명했다. 지난해 갤럽 조사에 따르면 18~34세 성인 중 노조를 인정하는 비율은 77%로 전체 평균보다 9%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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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02:37 / 2022-04-07 04:30

한국에서 트럭시위 등으로 주목을 끌었던 스타벅스 노동자들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정치권에서의 지원도 다르고...
관련글을 추가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204032151005
창고 노동자의 힘, 아마존 ‘30년 무노조’ 끝냈다 (경향, 김유진 기자, 2022.04.03 21:51)
물류창고 30대 흑인 2명이 방역 요구하며 시작한 싸움
52억원 쏟은 방해 공작 극복, 54% 찬성으로 첫 노조 결성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 사상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30대 청년 노동자들이 사측에 코로나19 방역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작한 작은 움직임이 아마존의 수백만달러짜리 노조 저지 캠페인을 물리쳤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과도 같았던 아마존 노조 출범이 미국 내 여타 아마존 창고는 물론 미국 노동운동 전반에까지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의 아마존 창고 JFK8 노동자들이 실시한 노조 설립 찬반 투표에서 깜짝 놀랄 만한 결과가 나왔다. 투표를 감독한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8304명 중 투표에 참여한 4850명 가운데 과반인 2654명(54%)이 노조 설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 설립에 반대한 2131명(43%)을 10%포인트 이상 여유 있게 넘어선 것이다.
누구도 노동자들이 이길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약 110만명이 몸담고 있는 아마존은 월마트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민간 고용주다. 그러나 1994년 설립 이래 약 30년 동안 아마존에는 노조가 전무했다. 그동안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이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대우를 하고 있으며, 원한다면 직원들이 언제라도 사측에 직접 요구사항을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라는 ‘중개인’은 필요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왔다. 아마존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 의료보험, 유급 출산휴가 등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과도한 직원 통제·감시, 잦은 해고, 열악한 노동 여건 등은 도마에 올랐다.
아마존 최초 노조 결성을 이끌어낸 주역은 뉴저지주 출신 33세 동갑내기 흑인 남성 크리스천 스몰스와 데릭 파머. 두 사람은 JFK8에서 관리자와 팀원으로 만났다. 두 사람이 속한 팀은 아마존이 직원 평가 명목으로 도입한 악명 높은 성과지표에서도 늘 상위권을 달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사에 노동 여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삶은 바뀌었다. 둘은 다른 몇몇 직원들과 함께 코로나19로부터의 직원 보호에 무관심한 사측에 항의하는 파업을 열었는데, 스몰스가 거리 두기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파업 당일 해고된 것이다.
이후 이들은 아마존 노조 설립을 최우선 목표로 세웠다. 사측의 조직적인 노조 설립 방해 공작을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마존 본사의 10개 부서, 11명 이상의 부회장급 임원들이 노조 저지 캠페인에 관여했다. 어떨 때는 하루에 20차례나 직원 모두가 필수 참석해야 하는 회의를 열고 노조에 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마존은 총 430만달러(약 52억4600만원)를 노조 저지 캠페인에 투입했다. 노동자들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모금한 활동 자금 12만달러(약 1억4600만원)보다 무려 35배나 많은 액수다.
그럼에도 스몰스와 파머는 11개월간 JFK8 창고 건너편에 마련된 천막에서 생활하며 오로지 노조 결성을 위해 달렸다. 특히 거대노조와 손을 잡는 대신 매일같이 창고에서 만나는 동료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앞서 노조 설립을 시도한 앨라배마주 베서머의 아마존 창고가 소매·도매·백화점노조(RWDSU)의 후원을 받은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창고 근처의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눴고, 직접 만든 요리를 포함해 다양한 음식을 나눠먹었다.
스몰스는 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2년 전 내 삶은 영원히 바뀌었다. 나를 지지하는 노동자들을 대신해 옳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오늘 결과는) 우리가 함께하면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미 전역의 아마존 창고는 100여개에 달한다. JFK8과 길 하나를 두고 떨어져 있는 아마존 물류창고 LDJ5에서도 이달 말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치른다. 지난해 4월 투표 결과 71%가 반대해 노조 결성이 무산된 앨라배마주 베서머 창고는 사측의 투표 방해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31일 재투표를 실시했다.
노동변호사인 데이비드 로젠필드는 CNBC에 “다른 지역의 조직화를 독려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존은 단체협약을 피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라며 “아주 크고, 길고, 지저분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마존 첫 노조 결성은 최근 스타벅스, 구글 협력업체 등 미국 거대 기업에 맞선 노조가 잇따라 탄생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가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지난달에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구글 파이버 협력업체도 노조 설립을 이뤄냈다.
새러 넬슨 미국 항공승무원 노조위원장은 NYT에 “앞으로 미국의 노조 조직화는 외부 사람들이 계획을 들이밀고 따르라는 식으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작업장 내에서부터 움직임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facebook.com/cheol.kim.161/posts/4920403541328670
아마존 노조 설립, 2022년 4월 4일 오후 1:48 
세계 최대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 아마존, 역사상 첫 노조가 결성됐습니다. 작년 앨라배마주 베세머 공장에서 노조 결성 실패 후 뉴욕시에서 4월 2일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입니다. 아마존은 이 노조의 결성을 막기위해 수백만 달러를 뿌렸다고 하는데요. 결국 노동자의 단결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미국 노동운동사의 위대한 한장면으로 기록될 순간이 담긴 기사와 인터뷰를 공공운수노조 기획실에서 번역했습니다. 
좌파잡지 자코뱅(JACOBIN)에 실린 미국 스태튼 아일랜드의 아마존노동조합(Amazon Labor Union, ALU) 조직활동가 일문일답 인터뷰 "우리가 아마존을 이긴 방법"을 보면 어떻게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는지가 잘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ABC뉴스의 관련기사에 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금요일 투표에 대한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노동자들이 중요한 직장 결과와 관련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고 말했다 합니다. “그는 모든 주의 모든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유와 공정한 선택과 고용주와 단체교섭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했고요. 한국에서 이른바 민주정부라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식의 언급이 있었던가요? 오히려 노동조합에 부정적인 인식을 국정에 반영했던 듯 합니다. 이 기사 또한 참고하시길...

[ABC 뉴스] https://bit.ly/3J3ORHR
[JACOBIN] 우리가 아마존을 이긴 방법-스태튼 아일랜드 ALU 조직활동가 일문일답 인터뷰 https://bit.ly/3x2JsyG
"아마존의 문화는 매우 강렬하고 위협적이에요. 그래서 많은 나이든 직원들에게 처음에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큰 일을 조직하려고 하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이룰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기기가 어려웠어요. 이것이 우리 스스로를 교육하고 동료들을 교육한 이유입니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설명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 친근하고 호감이 가는 모습으로 나이 차이를 극복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방법입니다. 저는 동료들에게 “만약 여러분의 손자들이 여기서 일해야 한다면? 자녀가 해야 한다면? 당신이 저보다 나이는 더 먹었을지 모르지만 저도 엄마에요. 그리고 우리는 같은 것을 원하죠 그렇지 않아요?” 제가 아이 엄마라는 걸 알았을 때 그들은 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저에게 있는 개인 시간을 바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제서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것이 얼마나 진지한지를 깨달았어요."
"저는 우리 모두가 아마존에서 일하면서 겪는 일을 매일 봅니다. 일은 힘들고 저희는 로봇 취급을 받아요. 저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도 여기에서 일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제 가족과 같은 많은 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류창고에서 일을 해보면 아마존에서 일하는 것이 어떠한지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이제 저는 함께 일했던 모든 조직 활동가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보았어요. 우리는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많은 일들을 겪었어요. 우리 조직 활동가들에게 이는 수면시간의 부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부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아마존에서 온 종일 일하는 시간에 더해 활동을 한 것이죠.
그래서 오늘 우리가 승리했다는 사실은 비현실적이에요. 저는 찬성표를 던진 모든 직원과 그 일에 헌신한 모든 조직 활동가들이 매우 자랑스럽고 감사해요. 오늘 우리의 승리를 축하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일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만든 것이 맞죠?"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37451.html
[유레카] 아마존 노조와 빅테크 힘의 균형 (한겨레,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2022-04-04 16:22)
지난 1일 세계 최대 온라인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 노조 설립안이 통과했다. 미국 뉴욕의 스태튼아일랜드 아마존물류센터 직원들의 투표 결과, 55%가 찬성했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디지털 삶을 혁신시켜온 아마존닷컴에 생기는 첫 노조다. 아마존은 효율적인 물류와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높은 노동 강도로 유명하다. 지난해 3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아마존물류센터 직원에겐 10시간 근무 동안 30분씩 두 번 휴식시간이 주어질 뿐이고, 화장실 갈 틈도 없어 페트병을 이용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아마존은 미국 내 고용 규모에서 월마트(150만명)에 이어 2위 업체(110만명)이지만 노조가 없었다. 여러차례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사쪽의 집요한 방해 시도로 번번이 실패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노조 설립을 저지하기 위해 유명 컨설팅업체를 고용하고 선전전을 벌이는 등 그동안 430만달러 넘는 돈을 써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노동관계위원회는 아마존의 노조 설립 방해 시도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월엔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 첫 노조가 설립되었다. 처우와 업무환경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일터이지만 근래 직원들의 시위와 항의가 이어졌다. 성희롱 문제로 퇴직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에게 퇴직금 1천억원 지급, 미 국방부와 인공지능을 협업하는 메이븐 프로젝트, 윤리적 인공지능 팀장과 직원 해고 등이 항의 배경이다. 페이스북에서는 지난해 내부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건 전 제품관리자의 폭로로, 돈벌이를 위해 청소년 자살과 외모주의 부추김 등 정신건강을 외면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아마존 노조 설립은 지금까지 실리콘밸리 기술자들이 주도해온 ‘기술행동주의’에 전통적 노동 이슈가 결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기술은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힘의 불균형이 심각한 영역이다. 힘의 불균형은 서비스기업-이용자 관계만이 아니라 회사-노동자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마존 노조는 심한 불균형 상태의 빅테크 역학 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노동자와 이용자 쪽으로 이동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국내에서도 2018년 네이버·카카오에 노조가 설립된 이후 임원 선임과 급여 등 직원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되는 걸 보고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0788
430만달러 공세 '골리앗' 이겼다…래퍼출신 노동자 '아마존 반란' (중앙일보, 추인영 기자, 2022.04.04 17:08)
 “솔직히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몰랐어요. 이런 걸 해본 적도 없고 이 일이 어떤 파장을 부를지도 몰랐거든요.” 
지난 1일(현지시간) 아마존 첫 노동조합 출범을 주도한 크리스티안 스몰스(34)의 말이다. 스몰스는 뉴욕타임스(NYT)에 3일 이같은 소감을 전하면서 “내가 아는 모든 언론사에 이메일을 보냈고 막상 취재를 오니 확실히 심장이 두근거리고 긴장됐다”고 덧붙였다. 스몰스가 만든 노동조합은 아마존 미국 뉴욕 최대 규모인 스태튼섬 물류센터(JFK8) 소속이다. 지난달 진행된 노조 설립 투표가 전체 직원 8325명 중 58%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찬성 2654표, 반대 2131표로 가결됐다.
전·현직 근로자로 구성된 아마존노조연맹(ALU)이 이를 주도했고, 스몰스는 ALU의 위원장이다. 그의 노조 설립기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상대로 벌인 ‘다윗과 골리앗’의 투쟁기다. NYT가 보도한 투쟁기 전말을 전한다.
동료 확진에 대처 미흡…파업한 날 해고  
스몰스는 평범한 직원이었다. 고등학교 땐 NBA 농구선수를 꿈꿨지만, 교통사고로 운동을 그만둔 후 래퍼로 활동했다. 이후 결혼해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월마트와 페덱스 등에서 계산원 등으로 일했다. 아마존엔 2015년 온라인 주문이 들어온 물건을 담는 피커로 입사했다.
그가 달라진 계기는 지난 2020년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물류센터 구내식당에선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300~400명이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식사했다. 그해 2월 말 눈이 충혈된 채 힘겹게 일하는 동료를 보고 스몰스는 집에 가서 쉬라고 했지만, 동료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고서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쉴 수 없었다. 결국 동료는 확진됐지만, 회사는 스몰스를 비롯한 밀접접촉자에게 자가격리 14일 조치만 한 채 계속 운영했다.
스몰스는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인사팀에 문제를 제기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언론사에 이메일을 보내 물류창고의 집단감염 위험성을 알렸고, 동료들과는 화장실에서 비밀 사인을 주고받거나 그룹 채팅으로 상의하며 3월 30일 파업을 이끌었다. 그날 스몰스는 자가격리 위반을 이유로 해고됐다. 그해 5월 스몰스는 노동단체 필수노동자회의(TCOEW)를 조직해 대기업 노동자들의 노동절 파업과 시위 등을 주도했다.
12만 달러 vs 430만 달러…음식 나누고 틱톡 홍보
아마존 노조 출범에 본격 착수한 건 이듬해 4월 ALU를 설립하면서다. JFK8 건너편 버스정류장에 작은 텐트를 설치하고 서명 운동에 나섰다.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 절차상 전체 직원의 30%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노조 설립 투표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의자와 책상 2개씩뿐이던 텐트에선 퇴근하는 JFK8 직원들에게 음식을 내주고 틱톡 영상을 제작했다. ALU의 자금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12만 달러(약 1억4600만원)가 전부였다.
스몰스는 지난해 WSJ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설립된 노조의 조직 과정을 들여다봤지만, 시대가 달라졌다”며 “우리는 아마존처럼 싸워야 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활용하되 그것이 돈과 힘일 필요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독립적인 노동자 풀뿌리 단체가 6개월 만에 2000명 넘는 서명을 받은 것 자체만으로도 승리였다”며 “작은 텐트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군대와 같은 엄연한 조직이 됐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반노조 컨설팅에 430만 달러 넘게 썼다고 NYT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밝혔다. 스몰스가 노조 설립에 나서자 회사는 임금 인상과 함께 근로조건 개선을 약속했고, 투표를 앞두고는 하루에 회의만 20번 넘게 하고 직원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스몰스는 아마존 직원이 아니고 오히려 직원과의 직접 교섭을 방해한다는 이유다. 지난 2월엔 센터 휴게실로 점심을 가져온 스몰스를 무단침입으로 신고해 다른 직원 2명과 체포된 모습이 담긴 틱톡 영상은 조회 수가 수십만 회를 기록했다.
지난 1일 브루클린의 한 사무실에서 아마존의 대표 변호사와 나란히 앉아 투표 집계 결과를 지켜보던 스몰스는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하며 곁에 있던 동료들을 껴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 시간 이 사무실에서 몇 ㎞ 떨어진 JKF8에서도 노동자들이 상자 포장 작업을 하면서도 힐끗힐끗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어디선가 이런 외침이 나왔다. “우리가 해냈어! 우리가 이겼다고!”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398
동료 조직화로 승리한 아마존노조 (매노, 윤애림 노동권 연구활동가, 2022.04.14 07:30)
지난 1일, “아마존노동조합(Amazon Labor Union)”이라고 쓰인 형형색색의 티셔츠를 입은 다양한 피부색의 노동자들이 교섭대표노조 승인 소식에 얼싸안고 환호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에서만 두 번째로 많은 노동자를 고용한 거대 기업, 세계 2위의 부자로 온 세계가 코로나로 고통받는 가운데에도 우주여행을 다녀온 제프 베이조스가 지배하는 아마존에서, 미국 최초로 아마존 노동자의 교섭대표노조가 승인된 순간이었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미국에서 노조설립 자체는 특별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만 노조가 어느 사업장 노동자를 위해 단체교섭을 하려면, 해당 사업장 전체 노동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조합원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노조와 그걸 막으려는 사용자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미국 사용자들은 반노조 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로펌에 천문학적 비용을 지불하고, 노조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다양한 압박을 가한다.
아마존은 이런 미국 사용자들의 아이콘처럼 여겨졌다. 십수 년간 미국 내 아마존 노동자들을 조직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완강한 무노조 전략에 부딪쳐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4월 앨라배마주 베서머의 아마존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도·소매·백화점노조(RWDSU)의 승인투표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비롯한 각계의 지지 속에서도 노조가 패배했다. 물론 아마존 사용자가 투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밝혀져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가 재투표를 허용하긴 했지만, 아마존의 반노조 정책이 얼마나 완강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아마존은 지난해 한 해만 430만달러를 반노조 컨설턴트들에게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물류창고에 상주하면서 노동자들을 상대로 ‘강제 면담’을 진두지휘한다. 그들은 노조가 왜 소용없는지, 노조가 교섭권을 얻게 되면 노동자들이 어떤 손해를 입을지 등 온갖 가짜 정보들을 전달한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베이조스까지 나서서 “노조 조직가들은 우리 회사 외부인들이다” “노조는 노동자들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조합비)에만 관심이 있다” “노조가 교섭권을 얻으면 아마존 노동자들과 회사가 직접 소통할 수 없게 된다”는 식의 악성 여론전을 벌이는 모습이 나왔다. 심지어 아마존 사내 메신저앱은 특정 단어들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는데, 여기에는 “화장실” “노조” “해고” “임금인상” “공정”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아마존의 뉴욕주 물류창고에서, 기존 노조의 도움도 받지 못한 독립·신생노조인 아마존노동조합이 8천여 노동자의 교섭대표노조로 승인된 것이다. 최근 인터뷰 기사들을 통해 승리의 비결을 엿볼 수 있다. 2년 전 뉴욕주가 코로나 감염의 중심지가 됐을 때, 뉴욕 스태튼섬 물류창고의 반장이었던 크리스천 스몰은, 창고 내 부실한 방역조치에 문제제기했다가 해고당했다.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이상의 교대근무에 휴식시간은 15분씩 2회에 불과한 살인적 노동강도를 견뎌야 했다. 물품 스캔작업을 5분만 하지 않아도 “업무 외 시간”으로 경고가 뜨는 시스템에서 안전은 불가능했다.
해고된 스몰과 그의 동료들은 매일 물류창고 안팎에서 동료 노동자들과 만났다. 노동자들이 출퇴근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몇 분의 휴식을 갖는 공간에서도 노동자들을 찾았다. 노동자들과 함께 근무하고 함께 쉬면서, 노조가 왜 필요하고 사용자의 반노조 선전이 왜 거짓말인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이번에도 아마존은 그들이 회사 외부인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창고에서 같이 일하고, 출신지역의 언어를 같이 쓰며, 자기 고향의 음식을 가져와서 같이 나눠 먹는 노동자들을 ‘외부인’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미국에서 최근 번져 가는 아마존·스타벅스 노동자 조직화 사례는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는 불가능하다” “신규 조직화는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성과가 없다”는 통념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지만 관성적인 정책 발표나 집회 외에 실제 조합원이 주변 노동자 조직화에 나서지 않는 우리 노조운동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마존노조 사람들은 우리와 똑같이 생겼어요”라고 한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노조는 ‘구호’가 아니라 ‘동료의 인사’로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39377.html
[제정임 칼럼] 아마존과 삼성, 21세기 노조의 과제 (한겨레, 제정임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2022-04-18 16:04)
“이것은 골리앗에 대항한 다윗의 역사적 승리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스태튼섬의 아마존 물류창고 제이에프케이에이트(JFK8)에서 노조 결성 투표가 가결되자 <뉴욕 타임스>에서 25년간 노동 분야를 취재했던 스티븐 그린하우스가 트위터에 쓴 말이다. 1994년 창사 뒤 ‘무노조 경영’을 고집해온 아마존은 조합 설립을 막는 컨설팅 비용 등으로 지난해 약 50억원을 썼다고 한다. 반면 크리스천 스몰스 등 전·현직 아마존 창고노동자들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마련한 1억4천여만원으로 8천여명 대상 캠페인을 벌여 ‘과반 투표, 과반 찬성’을 얻어냈다. 이들은 주차장 천막에서 바비큐 음식을 나누며 노조의 필요성을 알렸고, 소셜미디어로 사쪽의 방해 공작에 맞섰다. 스몰스는 2020년 창고노동자들 사이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는데도 회사가 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자 항의하다가 해고된 사람이다. 고졸의 래퍼 출신인 그는 이제 아마존노동조합(ALU)의 대표로서 전국 물류창고별 조합 결성 투표를 돕고 있다.
월마트에 이어 미국 2위 고용주인 아마존은 여전히 직원 110만여명을 대상으로 반노조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한국 1위 재벌 삼성의 과거와 닮은 점이 있다. 고 이병철 창업주 이래 무노조 경영을 고수한 삼성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을 받던 2020년에 와서야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했다. 노동 3권을 헌법이 보장하는 나라에서 무노조 경영 방침은 그 자체로 반헌법적이다. 심지어 조합을 만들려던 노동자들이 미행과 사찰을 당하고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생산공정에서 쓴 독성물질 때문에 암과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은 대변해줄 노조가 없었다.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삼성의 조직적 노조 탄압을 입증하는 문건이 발견돼 책임자들이 기소되고서야 무노조 경영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노조를 억지로 인정한 탓인지, 삼성전자 등의 단체교섭은 최근에도 삐걱거리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난 2일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대규모 방해 공작을 이겨낸 아마존 노조의 승리는 미국 노동조합이 부활하는 엄청난 역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미국 노조 조직률은 1950년대 30%를 넘었으나 1983년 20.1%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10.3%가 됐다. 우리나라는 1989년 19.8%에서 이후 10%대로 떨어졌다가 2020년 14.2%가 됐다. 라이시는 저서 <자본주의를 구하라>에서 미국이 선진국 중 가장 불평등한 나라가 된 것은 노조를 포함한 ‘대항세력’이 약해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대자본은 금권정치를 통해 조세 등 경제 제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작하는데,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대항력이 너무 약해져 제동을 걸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스웨덴, 독일 등 노조의 조직률이 높고 경영 참여가 활발한 나라에서는 불평등과 빈곤이 훨씬 덜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불평등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현재 미국과 더불어 상위 소득집중도 기준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에 속한다.
아마존이 과연 미국 노조 부활의 기폭제가 될지, 삼성전자 노조가 한국 노동운동에 원기를 더하는 수액이 될지, 아직은 낙관하기 어렵다. ‘평생직장’이 당연했던 제조업 중심의 20세기 노조와 정규직·비정규직·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나뉜 21세기의 노조는 응집력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동자가 못 뭉치면 비인간적 노동환경과 불평등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화장실도 제때 못 가는 알고리즘 통제 속에서 창고노동자들이 하루 10~12시간씩 일하고 겨우 최저임금 넘는 보수를 받을 때, 최고경영자는 연봉 2600억원을 챙긴 아마존이 상징적이다. 국내외에서 아마존 같은 노조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치열하게 뭉치고, 삼성 같은 노조는 비정규직·협력업체 노동자와도 연대하면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도 환경·사회·투명경영(ESG)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지금,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노조를 배척하고 잘나갈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노조는 다양한 구성원을 끌어안으며 확장하고, 경영자는 노조를 진정한 동반자로 삼아야 21세기에도 발전하는 기업,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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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vop.co.kr/A00001604931.html
미국 스타벅스 노조 “Z세대는 잊어라, U세대라 불러라” (민중의 소리, 이승훈 기자, 2021-12-11 15:59:55)
스타벅스, 50여년 만에 무노조 경영 깨지나...노조 결성 코 앞
“Z세대는 잊어라, 노동조합(Union) 세대라고 불러라!” 스타벅스에서 5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탄생한다. 미국 내 9천여 개 매장 중 비록 1개 매장에 설립될 노동조합이지만, 그 파급력은 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주 퍼팔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열린 노동조합 결성 투표를 진행한 결과, 19표의 찬성과 9표의 반대가 나왔다.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투표 결과를 승인하면 스타벅스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생기게 된다.
이번 노조 설립 투표는 미국 내 9천여 개 매장 중 한 개 매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투표 결과 승인 여부는 1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노조 결성으로 미국 내 다른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CNN 등은 버팔로 내 매장 세 개의 다른 매장과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 매장에서도 이미 노조 찬반 투표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인 복스(VOX)는 이번 노조 설립 움직임이 광범위한 노조 조직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복스 기사에서, 미 전역 노조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프로젝트 책임자인 조니 칼라스는 “대론 노조 조직의 승리는 조직화를 촉발할 수 있다”라며 2018년 교사 파업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칼라스는 “2018년 교사 파업에서 우리는 봤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파업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오클라호마 및 기타 주로 빠르게 퍼졌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 투표는 다른 노동자들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상징적인 승리”라는 미 비행승무원노조 회장의 말을 전했다.
특히, 이번 버팔로 매장의 노조 설립 투표 승리는 20·30대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BBC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20~30대 동료와 함께 출연한 50대로 보이는 노조 관계자는 “이 나라는 커다란 경제적 격차와 임금 불평등을 겪고 있다. 특히 (지금 내) 옆에 있는 (젊은) 동지의 세대는 희망이 없다. 집을 위해,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투잡을 뛴다”라며 “저는 이 세대를 ‘Z세대’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이들을 ‘U세대’라고 부른다. 노동조합(Union) 세대라는 뜻이다. 노동조합으로 해답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스타벅스 노조는 트위터 계정(SBWorkersUnited)을 통해 이 인터뷰 영상을 공유하면서 다음과 같이 글을 남겼다. “Z세대는 잊어버리고 U세대라고 불러줘. 세대연합!”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양극화와 불평등을 겪고 있는데, BBC와 인터뷰한 노조 관계자는 이 문제를 노동조합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을 짚으며 “U세대”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스타벅스에서 노조 설립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수십 년 동안 노조 결성을 결사반대해 왔다. 버팔로 매장 내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자, 본사에서 고위 임원을 현장에 파견하여 노조 결성을 저지하는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스타벅스의 ‘무노조 경영’은 무너졌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노조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노조 결성 때문에 노사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362
미 스타벅스 반세기 ‘무노조 경영’ 깨지나 (매노, 신훈 기자, 2021.12.13 07:30)
뉴욕주 한 매장에서 노조결성 찬반투표 가결 … 노동관계위, 이르면 16일 승인
미국 스타벅스에서 첫 노조 탄생이 임박했다. 스타벅스는 1971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1호점을 연 이래로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해 왔다.
12일 미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지난 9일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결성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19표, 반대 8표로 가결됐다. 노동관계위는 사측의 이의제기를 청취한 뒤 이르면 16일 투표 결과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노조결성이 승인되면 서비스종업원국제노조(SEIU) 북미지부에 가입한 뒤 사측에 임금협상을 촉구할 계획이다.
버팔로 지역의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사측이 노동자들의 과로 문제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지난 8월 노조결성 운동을 시작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코로나19 이후 모바일 앱을 활용한 주문이 폭주하면서 업무 과부하와 시간 압박에 시달렸다고 한다. 다니엘 그라프 노트르담대 교수는 AP통신에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노동자들에게 직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지난 50년간 스타벅스는 회사와 직원이 노조를 통하지 않고 직접 대화할 때 매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경영방침을 앞세워 노조설립에 반대해 왔다.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와 경영진은 노조결성을 막기 위해 버팔로를 찾았다. 이들은 직원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갖고 반대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도 보냈다. 한 스타벅스 노동자는 사측이 신입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노조결성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버팔로 매장에서 노조가 결성되면 미 전역의 8천여개 스타벅스 직영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버팔로의 다른 매장 3곳과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 매장 직원들도 노동관계위에 노조결성 찬반투표 신청서를 제출했다. 윌마 리브먼 전 노동관계위 의장은 “스타벅스에서 노조가 결성되면 향후 다른 기업에서도 노조설립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21413371427844
'구인난·2030·바이든' 3박자…미국 스타벅스 첫 노조 탄생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2021.12.14. 14:14:10)
아마존 등도 노조 설립 추진…미국 노동자 자신감 '최고조'
"(팬데믹 기간 동안 스타벅스에서 일하며) 확실히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온 나라가 겪은 공급 부족에 스타벅스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출근을 해도, 물건이 없는데 어떻게 일을해야 하나, 하는 거죠. 팬데믹 상황에서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강조됐다고 생각하고, 또 더 나은 삶의 기준의 중요성도 강조됐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첫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것이 연일 화제가 됐던 지난 10월, 노동조합 설립을 지지하는 현직 스타벅스 바리스타 케이시 무어가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달부터 뉴욕주 버팔로 지역 매장 세 곳에서 노조 설립 찬반 투표가 진행됐고, 9일(현지시각) 그 중 한 매장에서 다수의 찬성표(찬성 19표, 반대 9표)가 나와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의 신청 등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오는 16일께 승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결성이 승인되면 스타벅스 노조는 서비스종업원국제노조(SEIU)에 가입할 예정이다. 서비스종업원국제노조는 투표 가결 뒤 성명을 내 "용감한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우리 조합에 합류하게 된 것을환영한다"고 했다.
노조 설립 준비가 순탄하지는 않았다. <가디언>은 스타벅스 회사 쪽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직원 혜택을 없앨 수도 있다"며 조합 결성 투표에 반대표를 행사했으면 한다고 직원들을 회유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직원은 "투표를 앞두고 회사가 버팔로 매장 직원들보다 더 많은 매니저들을 내려 보냈다. 파트너들을 감시하고 겁 주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뿐만 아니라 아마존 노동자들도 노조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잇단 파업이 이어지는 등 미국 내 노동운동이 1960년대 이후 가장 활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적 배경은 '구인난'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경제가 휘청이며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이후 경기가 회복되며 거꾸로 일자리는 많은데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높여도 노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고 이직도 늘어 '대퇴직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과 유럽의 노동운동의 동력으로 20-30대 젊은 세대가 떠오르고 있는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9월 글로벌 조사업체 갤럽은 노동조합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 조사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이 노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68%) 1965년 이후 최고치에 달한 가운데, 특히 18-34살 청년층(77%)의 긍정 응답이 다른 집단에 비해 높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노동조합을 지지하는 젊은 세대의 소통 수단은 소셜미디어다. 앞서 <포브스> 인터뷰에서 "(스타벅스 노조 설립을) 지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라고 진행자가 묻자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스타벅스 전직 직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팔로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미국와 유럽에서는 이들 세대를 Z세대가 아니라 유니온(조합)을 뜻한 'U'세대로 불러야 한다는 말이 나올만큼 이들의 노동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은 노조를 하나의 솔루션(해결방안)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실직할 때 노조는 실제로 하나의 '해결책'이었다. 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보다 일자리를 덜 잃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정치 상황도 노동운동에 호의적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노조조직률을 높이고 경제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시행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우려도 나온다. 은 "스타벅스 사측이 새로 설립될 노조와 협상하도록 강제할 방안이 없다.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23340.html
“한 달째 직원 못 구해”…구인난 원인, 한국과 미국 달랐다 (한겨레, 전슬기 기자, 2021-12-15 04:59)
한국은 20대·40대 취약층 일자리 이동이 원인
감염 충격 상대적으로 적어 미국 같은 구인난 없어
하지만 음식점 등 일부 서비스업 일손 부족 현상
고용상황 좋지 않던 20대·40대 플랫폼 시장 이동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달 26일 “미국, 유럽 등에 비해서는 아시아 지역의 물가 상승이 급격하지 않다”며 이유 중 하나로 ‘노동 공급’을 꼽았다. 감염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해 구인난으로 인한 임금 상승 압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숙박 및 음식업 등 일부 대면 서비스 업종에서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우리나라는 미국 등과 같은 전반적인 노동력 부족이 아닌 코로나19 이전부터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았던 20대와 40대의 일자리 이동이 ‘일부 구인난’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다른 한국 노동시장
전체 고용 지표를 보면 한국은 해외와 비슷한 구인난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가장 구인난이 심한 미국 노동부와 한국 통계청의 통계를 비교해 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 취업자 수는 1억4861만1천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1억5175만8천명)보다 여전히 314만7천명 적다. 반면 한국의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2774만1천명으로 2019년 10월(2750만9천명)보다 오히려 23만2천명 많다.
미국인들은 노동시장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 11월 경제활동참가율은 61.8%으로 2019년 11월(63.2%)보다 낮다. 한국의 지난 10월 경제활동참가율이 63.2%으로 2년 전 63.6%와 거의 비슷하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감염 우려 등으로 인한 고령층 조기 퇴직과 교육 기관 폐쇄로 보육 부담이 커진 여성의 노동 시장 참가율 저하 등이 구인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55살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38.4%으로 2019년 11월(40.4%)보다 2%포인트나 하락했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도 같은 기간 1.5%포인트(59%→57.5%) 낮아졌다. 그러나 한국은 반대다. 60살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45.7%으로 2019년 10월(44.4%)보다 되레 높아졌다. 한국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53.8%으로 코로나19 이전(54.1%)에 비해 낮아졌으나, 하락 폭은 0.3%포인트로 미국보다 작다.
20대·40대 일자리 이동
따라서 한국은 노동시장 총량으로 볼 때 경제 주체들이 일을 안 하려는 ‘구인난’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현장의 일손은 왜 부족한 걸까.
14일 <한겨레>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산업별 취업자 수를 연령별로 분석해 본 결과, 올해 10월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보다 20만5천명 감소했다. 연령대는 20대가 8만1천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으며, 그 다음이 40대 -6만6천명, 50대 -5만9천명, 30대 -2만5천명, 10대 -2만1천명 등의 순서였다. 60살 이상은 4만7천명 증가했다.
반대로 최근 2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급증한 산업은 배달, 택배 및 관련 물류 창고 일자리 등이 포함되는 운수 및 창고업이었다. 취업자 수는 2019년 10월보다 올해 10월 19만명 늘었는데, 증가 규모 1∼2위가 40대(5만4천명)와 20대(4만5천명)다.
미국도 구인난이 주로 식당 및 여가·호텔 등 대면 서비스업에서 발생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소 다른 양상을 띈다는 것을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는 보여준다. 감염 우려로 인한 일자리 회피가 아닌 산업간 일자리 이동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다른 연령대보다 고용 상황이 취약했던 20대와 40대의 일자리 이동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실업률이 10%대에 육박했던 20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업 공채가 더욱 줄었는데, 이 와중에 음식 및 숙박업 등 대면 서비스업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실종됐다. 그러면서 이들이 플랫폼 시장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제 허리로 불리는 40대 또한 현 정부가 출범 후 태스크포스(TF)를 만들 정도로 일자리 한파에 시달려왔다. 제조업 부진과 자영업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연령대가 40대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지난 1년 동안(2020년 8월~2021년 8월) 40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3만4천명 줄어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최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운수 및 창고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40대 숙박 및 음식업 자영업자 일부도 플랫폼 시장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오민규 노동자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우리는 미국과 같은 전체 구인난이 아닌 ‘부분 구인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일자리는 이전부터 취업문이 좁아져 병목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그나마 접근할 수 있었던 질 낮은 서비스업 일자리도 어려워지자 플랫폼 노동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며 “40대는 자영업 쪽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연하지만 불안한 일자리”
한국의 구인난이 일부 업종간 일자리 이동에 원인이 있다면 미국처럼 임금 상승 압력에 따른 물가 부담 가능성은 아직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우려되는 점은 고용의 질 문제다. 20대와 40대가 ‘질 낮은 서비스업’에서 ‘근로자와 사업자 사이에 낀 불안한 플랫폼 노동’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남재욱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 고용 등 적체됐던 문제가 배달 시장 발달, 코로나19 발생 등과 맞물리면서 일자리 이동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플랫폼 노동이 근무 여건이 유연한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좋은 일자리라고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동 현상의 지속 여부는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12160300005
아마존의 노조 실험은 끝나지 않았다 (경향, 조찬제 논설위원, 2021.12.16 03:00)
2021년은 미국 노동운동사의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과 스타벅스 미국 내 사업장에서 첫 노조가 탄생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노조가 생기면 설립 이후 이어진 아마존(1994년)과 스타벅스(1971년)의 미국 내 매장 무노조 경영은 끝난다. 첫발은 미 노동관계위원회(노동위)가 뗐다. 노동위는 지난달 29일 지난 2~3월 아마존의 앨라배마주 베서머 물류센터 직원들이 실시한 노조 설립 찬반 투표 결과(반대 71%, 찬성 29%로 부결)를 뒤집고 재투표를 결정했다. 노동위가 산별노조 측이 제기한 청원을 받아들임으로써 아마존 첫 노조 설립은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열흘 뒤엔 스타벅스에서 희소식이 나왔다. 지난 9일 공개된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의 노조 결성 투표 결과 찬성 19명, 반대 8명으로 가결됐다. 미국 내 스타벅스 9000개 직영 매장에서 시도된 관련 투표로는 첫 승리다. 노동위가 승인하면 스타벅스 첫 노조가 탄생한다.
노동위의 아마존 노조 설립 재투표 결정은 의미가 크다. 회사 측의 노골적인 노조 방해 행위에 철퇴를 가했기 때문이다. 사측의 노조 방해 행위는 흔한 일이다. 아마존도 예외는 아니다. 노조 설립 시도가 번번이 실패한 이유다. “(회사는) 투표 과정을 근본적으로 장악했고, 그 과정을 통제했다는 강한 인상을 줬다.” 아마존 노조 방해 행위에 대한 노동위의 평가다. 실제로 회사는 노동위 지침을 무시하고 물류센터 입구 바깥에 투표함을 설치해 직원들의 동태를 감시했다. ‘투표 반대’ 홍보물 배포도 마다하지 않았다. 물류센터 복도와 화장실마다 반노조 포스터를 붙였다. 심지어 하루 4~5차례 반노조 문자를 보내고, 노조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소문도 퍼뜨렀다. 사측의 노조 방해 공작은 투표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이 노조 설립에 나선 이유는 단순하다. 시가총액 세계 5위인 아마존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악명 높다. 베서머 물류센터의 한 직원이 지난 3월 상원 청문회에서 폭로한 실상은 충격적이다. 직원들에겐 10시간 교대근무 동안 30분씩 두 차례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엘리베이터는 상품용이라 직원은 이용할 수 없다. 작업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질책받거나 해고된다.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어 페트병에 소변을 본다. 폭로는 이어졌다. 뉴저지주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지난 7일 상원 청문회에서 “아마존은 우리 등을 밟고 제국을 건설했다”고 했다. 직원들을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의 도구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내가 일하는 곳의 기계는 번아웃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는다”고도 했다. 기계보다 못한 대접에 대한 불만 표시다.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인데도 직원 보호에 무신경한 회사 측의 태도도 한몫했다. 아마존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매출 증가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덩달아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의 부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것도 무관치 않다. 그런데도 베이조스는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 그는 지난 7월 첫 우주비행을 다녀온 뒤 “아마존 모든 직원과 고객에게 감사한다. 이들이 모든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노동계의 분노를 샀다.
아마존과 스타벅스의 잇단 쾌거는 상징하는 바가 있다. 노조운동에 대한 관심 고조다. 2020년 1월 기준 미국의 노조 조직률(10.8%)은 여전히 낮다. 약 20년 전(21.1%)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1월 기준 노조 지지율(68%)은 1965년(71%) 이래 가장 높다. 샌프란시스코주립대 존 로건 교수는 노조에 대한 언론의 호의적인 태도와 시민들의 관심 고조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베서머 물류센터 노조 추진 소식과 아마존의 노조 방해 행태는 비중 있게 다뤄졌다. 노동위 결정도 마찬가지다. 지역 언론 AL닷컴은 “아마존이 자유롭고 공정한 노조 선거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했다. 베이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조차 “노동위 재투표 요구는 노조의 승리”라고 했다.
노조운동에 대한 인식 변화는 고무적이지만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베서머 물류센터의 재투표가 가결된다면 파급효과는 지대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아마존의 노조 방해 공작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설사 노조 설립 관문을 통과하더라도 교섭권 쟁취라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노조에 대한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 코로나19가 낳은 고용과 노동환경 변화도 변수다. 그럼에도 아마존 직원의 도전이 계속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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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4080300075
아마존의 노조 실험, 노동의 미래를 묻다 (경향, 조찬제 논설위원, 2021.04.08 03:00)
지금 미국 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노조 실험’ 결과다. 남부 앨라배마주 베서머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은 지난달 말 노조를 설립할 것인가에 대한 찬반투표를 끝내고 이달 중순쯤 나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찬성으로 결론이 나면 1994년 창업 후 27년 동안 이어져온 미국 내 아마존의 무노조 경영은 끝난다. 미국 내 800여 아마존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 노조운동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조명받는 이유다.
아마존의 노조 실험은 사측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코로나19 위기는 아마존에 축복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급증했다.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세계 최고 부자 입지를 더욱 굳혔다. 하지만 치부도 드러냈다. 노조 설립의 도화선이 된 열악한 노동환경이다. 지난달 17일 열린 상원 청문회는 그 실태 폭로장이나 다름없었다. 주인공은 베서머 물류센터 직원 제니퍼 베이츠였다. 화상으로 출석한 그는 7분여 동안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한다고 자랑하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지는 말하지 않는다”며 실상을 폭로했다. 물류센터 직원들은 10시간 교대근무 동안 30분씩 두 번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물류센터가 축구장 10개 크기라 화장실에 갔다 오면 휴식시간이 끝나버린다, 엘리베이터는 상품용이라 직원들은 이용할 수 없다, 끊임없이 감시를 당한다, 작업속도를 못 맞추면 질책받거나 해고될 수 있다…. 아마존의 기업문화가 지탄받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엔 무신경한 코로나19 대처로 도마에 올랐다. 첫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방역 요구를 묵살했다. 심지어 작업중단 시위를 주도한 직원을 해고해버렸다. 직원들을 감염 위험에 내몬 대가로 주던 위험수당 2달러마저 지급을 중단했다.
속도와 효율성. 아마존이 중시하는 경영방침이다. 베이츠는 청문회에서 “매일 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직원들은 한자리에서 같은 일을 반복한다. 화장실에 갈 틈조차 없어 페트병에 소변을 볼 정도다. 회사는 미 평균보다 두 배 더 많은 최저임금과 의료보험 등 각종 보상책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직원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적절한 보상, 더 많은 휴식시간, 존엄한 대접이다. 한마디로 자신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수익을 더 많이 돌려달라는 것이다.
아마존의 노조 설립 시도는 7년 전에도 있었다. 델라웨어주 물류센터에서 노조 결성을 놓고 찬반투표를 했으나 큰 표차로 좌절됐다. 이번에도 쉽지는 않다. 비록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지지로 고무받은 건 사실이다. 직원의 85%가 흑인인 점, 베서머 인근 지역이 과거 노동운동과 민권운동의 중심지라는 점도 기대를 걸게 한다. 하지만 앨라배마주의 노동권법(RWL)은 노조에 불리하다. 단적으로 노조 가입이나 노조비 납부를 조건으로 채용하는 건 불법이다. 사측의 노조 반대 공작 또한 만만찮다. 물류센터 복도와 화장실마다 반노조 포스터가 부착됐다. 직원들은 심할 땐 4~5번씩 매일 반노조 문자를 받았다. 노조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소문도 퍼뜨렸다. 호응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마존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도 50만명 이상을 고용했다. 물론 이직률도 높았다. 하지만 대량실직자들에겐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최근 국내에서 MZ세대 중심의 사무직노조 설립 운동이 한창이다. 성과급이나 격려금 같은 보상체계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아마존과 같다. 다른 점은 한국의 경우 ‘공정’에 방점이 있다. 반면 아마존의 경우는 불평등에 관한 문제이긴 해도 노동의 미래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린 코로나19 상황은 지금의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자동화와 무인화, 플랫폼화 등으로 고용관계는 취약해질 것이다. 그동안의 노동법적 규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당연히 소득 불평등은 심화하고, 그에 따른 사회안전망에 대한 요구가 최우선 과제로 부각될 게 뻔하다. 고용이 불안정한 플랫폼 노동자가 급증하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마존의 노조 결성은 미래의 노동시장과 노동을 새롭게 정의할 모멘텀이 될지도 모른다. 비단 아마존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맞닥뜨릴 과제다. 아마존의 노조 실험은 우리에게 노동의 미래에 대해 묻고 있다. 머지않아 다가올 노동의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15599.html
미국 노동시장, 노동자 우위로 전환?…힘받는 노조들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2021-10-18 16:20)
할리우드 노동자 등 단체협약에서 승리
임금인상 나아가 ‘삶의 질’ 개선 요구
노동시장도 구직자 우위로 전환
노동경제학자들 “미 노사관계에 중대 변곡점”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가며 경기가 회복되는 흐름 속에서 발생한 심각한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고용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여파로 1980년대 이후 오랜 침체에 빠졌던 노동조합이 힘을 받는 등 미국 노동시장에 중대 변화가 진행되는 모양새이다.
최근 미국 주요 기업들의 단체협상에서 노동자들은 사용자를 상대로, 구직을 원하는 취업자들은 고용주를 상대로 협상력에서 우위에 서는 추세가 관찰되는 등 미국 노동시장의 역학이 변하고 있다고 <시엔엔>(CNN)이 17일 보도했다. 이들의 요구는 일자리 유지나 임금 인상 요구에 머물지 않고, 가족과 지내는 시간 확보 등 ‘삶의 질’을 추구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 영화 산업을 떠받치는 6만 노동자들의 노조인 ‘공연무대종업원국제연대’(IATSE)는 18일부터 파업을 예고했다가, 고용주들의 양보로 단체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간식 및 주말 휴가 등 기본적인 삶의 질에 관한 노동조건 개선을 내걸고 처음으로 전국적인 파업을 선언했었다. 14년 만에 나온 민간 분야의 최대 규모 파업 예고기도 했다. 고용주들은 16일 밤 일단 서부 지역 노동자 4만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해 협상을 타결 지었고, 미국 다른 지역의 2만명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같은 조건으로 협상을 끝냈다.
이번 파업 예고의 특징은 노동자들이 단순히 임금 인상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공연노조의 부의장 마이크 밀러는 “노동자들은 사기를 개선하고, 경각심을 키워야만 했었다”며 “건강과 안전 기준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농기구·건설장비 제조회사인 ‘존 디어’는 이 회사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연합자동차노조’(UAW)와 2주 전인 지난 4일 5~6%의 즉각적인 임금 인상 및 연금·수당 개선에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에 속한 노동자의 90%는 이 합의에 반대했다. 14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노동자들은 임금 뿐 아니라 회사의 차별적인 이중적 연금 계획을 개선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해 10월 이후 1천여명의 신규 노조원이 가입해, 현재 1만명 이상의 노조원을 거느리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에서 수백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카이저 퍼머넌트’ 의료 그룹의 3만2천명 간호사들도 파업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임금 인상보다 환자들에 대해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간호사들의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폰타나의 카이저 병원 간호사인 리즈 말로우는“우리가 가장 요구하는 것은 환자 안전이다. 이는 돈 문제가 아니다”며 인력 보충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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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업률 추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 14.8%까지 치솟았다가 9월 현재 4.8%까지 떨어졌다.
노조들이 이런 이런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현재 미국에서 구직자에게 유리한 노동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급망의 혼란과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의 발등엔 불똥이 떨어졌지만, 구직자들은 구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간호사·항공기 조종사 등 인력이 부족한 특정 분야 뿐 아니라 식당·돌봄산업 등 저임 노동 분야에서도 구인난이 가중돼 있다. 지난 8월엔 430만명의 노동자가 직장을 그만뒀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달에 비해 70만명이 많은 것이다. 해고나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그만 둔 것이 아니라, 새 직장으로 옮기거나 자발적 실업을 택한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4월 14.8%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지난 9월 4.8%까지 떨어졌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역임한 진보적 노동경제학자인 로버트 라이시는 코로나19 사태가 미국 구직시장에서 노동에 대한 공급과 수요를 재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파업하는 노조와 노동자들은 고용주들의 대체인력 투입을 우려했으나, 이제는 고용주들이 노동자들의 이직을 걱정하는 상황으로 역전됐다는 것이다. 간호사, 항공관제사, 항공기 조종사 등 인력이 부족한 특정 분야 산업뿐만 아니라 식당·돌봄산업 등 저임금 노동분야에서도 구인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코넬대학교의 통계에 따르면, 사업자의 규모에 상관없이 미국 전역에서는 10월의 첫 두 주 동안 38건의 파업이 발생했다. 올해 평균 한달 파업 건수를 이미 넘어선 수치이다. 10월 이후 발생한 건만 22건으로, 모두 2만4천명의 노동자가 참가했다. 미국 최대 노조인 ‘미국노동연맹?산별노조협의회’(AFL-CIO)는 올해 10월을 ‘파업의 달’이란 뜻인 ‘스트라이크토버’라고 명명했다.
팀 쉴리트너 미국노동연맹?산별노조협의회 공보국장은 “노동자들이 자신들은 소모품이 아니라 필수적이라고 평가 받는 코로나19 확산의 탈출 국면에서 (자신들의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를 새로 발견한 것 같다”며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손해 보는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와 동시에 노동조합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최근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노조에 대해 긍정적 의견(미국의 노조 조직률은 6%)을 보였다. 이는 1965년 이후 가장 높은 긍정적 의견이다. 많은 경제사학자들은 지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행정부가 파업 중인 항공관제사를 해고하고 대체 인력을 고용한 이후 사용자 우위로 돌아선 노사관계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01810590002837?did=NA
팬데믹이 불러온 美 파업 바람… '노동자 우위'로 재편되나 (한국일보, 허경주 기자, 2021.10.18 21:00)
시리얼, 중장비, 의료계 등 각 업종 파업 돌입
열악한 업무환경·저임금 개선, 인력 충원 요구
"팬데믹 후 노동자들 '새로운 지렛대' 휘둘러"
미국 노동시장에 ‘파업’ 바람이 불고 있다. 10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노동 현장을 떠나 거리로 향했거나, 파업 채비에 나섰다. 열악한 근무 여건과 저임금을 개선하라는 게 주요 요구 사항이다. 게다가 이런 목소리는 ‘회사 성장’ 구호에 묻혔던 종전과 달리, 점점 힘을 얻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일할 사람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데, 일터를 떠난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으면서 남은 이들의 ‘입김’이 강해진 영향이다. 미국 노동 시장이 ‘노동자 우위’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노동자 파업은 미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상업용 트럭 제조업체 볼보부터 유명 시리얼 제조업체 켈로그, 농업·건설용 중장비 업체 존디어, 미국 의료장비 업체 카이저, 뉴욕과 매사추세츠주(州) 의료계에 이르기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 분석 결과, 8월 이후에만 약 40개 사업장이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다.
할리우드 산업을 이끄는 ‘국제극장무대종사자연맹(IATSE)’ 조합원 6만 명도 주요 제작사를 상대로 128년 만에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가 이날 가까스로 협상을 타결했다. 앞서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13일 “IATSE 등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기업도 포함할 경우 노동자 10만 명이 거리로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달을 ‘스트라이크토버(파업+10월)’라고 불렀을 정도다.
요구는 단 하나, ‘열악한 업무 환경 개선과 임금 인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너나 할 것 없이 회사를 떠나면서 현장 일손이 크게 줄었다. 남은 사람들의 격무는 당연한 수순이다. 예컨대 켈로그 노동자들은 하루 16시간 근무를 감내해야 했다.
동료의 빈자리까지 채웠건만, 노동의 대가는 짰다. 미국이 코로나19 경기 침체를 극복하며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불이 붙었지만, 임금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가 5.4% 오르는 동안 미국 노동자 평균 시급은 전년 대비 4% 인상에 그쳤다. 반면 기업들은 역대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늘어난 파업은 ‘정당한 대우’와 ‘노동 대가’를 못 받았다고 여긴 이들이 자신을 대변할 창구로 노조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그간 미국 민간 부문에서 노조 입지는 약했다. 지난해 미국 노동자 중 노조원의 비중은 10.8%였다. 1983년(20.1%)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다. WSJ는 “일부 제조업체가 노조 불모지 남부로 공장을 옮기고 노동 시장이 느슨해진 점도 노조원 수 감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인력을 찾는 기업은 늘어나는데, 열악한 일자리 환경과 넉넉한 실업급여 영향으로 직장을 떠난 노동자 수백만 명은 일터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미국의 노동자는 작년 1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보다 497만 명이나 줄었다.
당장 일손이 부족한 회사로선 노동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기도 힘들다. 발언권이 점점 강해지면서 노조의 파업 강행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블룸버그는 “감염병 이후 노동자들은 임금 등 협상에 있어 자신들이 갑자기 우위를 점하거나, 최소한 더 견고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WP는 “물류 대란 등 여파로 회사가 직원을 교체하기 어려워지면서 노동자들이 ‘새로운 지렛대(파업)’를 휘두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WSJ는 “결국 소비자 가격을 올리고 생산을 둔화시켜 잠재적으로 미국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미 공급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더욱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경영진이나 경제 매체 등에서 나오는 주장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