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대안사회, 대안이론

[김규항 칼럼] 촛불과 지식인들 1, 2, 2.5, 그리고 몇 개의 글들

새벽길 2008. 11. 30. 16:36
아직 김규항의 촛불과 지식인 3은 나오지 않았다.
최근 들어 프레시안에 가끔 나오는 김규항의 글은 언젠가 자신의 블로그에 촛불시위에 대한 그의 비판적인 코멘트 끝에 본격적인 비판글을 써보겠다고 한 말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이러한 김규항의 글에 대해 진중권은 옛날엔 비평가 타령하더니, 이젠 지식인 타령이라고 비꼰다. 진중권은 이미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7월 7일에 진보신당 게시판에 "그냥 추상적으로 반신자유주의 운운하는 게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의제들을 들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적었고, 그 글이 아고라로 퍼 날라져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읽기도 했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거기에서 진중권이 촛불시위를 찬양하는 지식인들을 비판했었나. 그가 말하는 대중은 황우석, 디워에 열광했던 그 대중이 아닌가. 진중권은 김규항 더러 "너나 잘하세요"라고 했지만, 그 말이 자신에게도 해당되진 않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거리에 나와서 대중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면, 자기의 머릿속에 든 생각이 얼마나 관념적인지 깨닫는 계기라도 됐겠지요. 촛불집회를 과소평가할 것은 없지만, 또한 과대평가할 것도 없습니다. 대중은 거리에 나올 때 자기들만의 이유를 갖고 나왔고, 그 이유가 불행히도 김규항씨나 좌파 먹물들이 거기에 나온 이유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지식인이 주도하고, 지도하고, 선도하고, 영도했으면 뭐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오류지요. 그랬다면, 아예 촛불집회가 일어나지를 않았을 겁니다. 세상은 그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대중도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김규항의 지식인 타령, 진보신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 진중권, 2008-11-06 20:52:14) 
 
진중권의 김규항 곡해는 지나치다고나 할까. 좌파 먹물이라고 얘기하지만, 그가 말하는 좌파 먹물이란 오히려 김규항이 비판하는, 촛불에 영합한 지식인이 아닐까 싶다. 생각이 제대로 박힌 좌파는 '지식인이 주도하고, 지도하고, 선도하고, 영도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김규항 같은 이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거라고 전제하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논의를 왜곡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김규항이 촛불과 지식인들 2.5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
 
갈수록 진중권보다는 김규항에 더 손을 들어주고 싶으니 어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