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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아 나도 미안해

새벽길 2008. 10. 10. 14:34
어제 경향신문에 올라온 아래 기사를 보고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주부가 아이들에게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프다는데도 사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였다는 기사였습니다. 최진실씨의 죽음도 안타깝지만,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는 이런 죽음도 너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런 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겠지요. 신경써야 할 더 커다란 문제가 있어서라고 칩시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죽음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은 해야 할 텐데, 그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가서 문제이지요. 그렇게 분노하던 차에 시사평론가인 김종배 님이 프레시안에 좋은 글 - 아마 선동하기 좋은 글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 을 써주셨습니다. 
 
김종배님 글의 덧글에 애들아 나도 미안해라는 글이 있더군요. 저도 비슷한 심정입니다.
 
"헉, 유명연예인은 온세상이 애도하지만 너무 젊은 나이에 운동화못사줘 죽은 너희엄마는 주검조차 너무 가난하게 갔겠구나.
엄마는 인생의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놔 버리고 갔지만 너희앞길에 놓인 삶은 어쩌니! 아무것도 대신할수 없는, 이러한 슬픈 일들속에 무력감만 느끼는 나도 너무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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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신발 작아 발 아프다는데 못사줘 미안해” (경향, 광주 | 배명재기자, 2008년 10월 09일 00:21:45)
생활고 20대 주부 ‘애절한 유서’ 남기고 자살
 
두 자녀를 키우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주부가 ‘애절한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8일 오전 9시10분쯤 광주 광산구 신창동 한 건물 2층 창고에서 주부 이모씨(27)가 가스배관에 노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언니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3개월 전 사업에 실패한 남편과 이혼한 뒤 초등학생 1년(7), 유치원생(5) 등 자녀들과 함께 친척이 운영하는 식당일을 도우며 같은 건물 2층 원룸에서 살아왔다. 이씨는 서울에 사는 어머니 등 친정 가족들에게 “생활비가 떨어지고 벌이도 시원찮아 너무 살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전날 오후부터 휴대전화를 끊어, 가족들이 119에 가출신고를 했으며, 이날 식당에서 함께 일하던 언니 이씨가 음식재료를 가지러 2층에 올라왔다가 원룸 옆 창고에서 목을 맨 이씨를 발견했다.
 
숨진 이씨는 일기장에 전 남편과 아이들에게 유서를 남겼다. 이씨는 남편에게는 “아이들을 잘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남겼고, 아이들에게는 “먼저 가서 미안해.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프다는데도 사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적었다.
 
경찰은 이씨가 남편의 사업실패로 이혼을 한 뒤 자녀 2명을 혼자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