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행정 정책/규제,안전,행정통제,반부패

이태원 참사 관련 글

새벽길 2023. 9. 27. 22:28

제 이태원 참사 1주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요원하다.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생까고 있고, 주요 책임자 중 한 사람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기각되어 해임되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생명안전기본법은 국회 소관 상임위에 회부되지 않았고,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답보 상태다.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 기구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후 1년 동안 뭐가 바뀌었을까? 유족들은 이번 한가위를 어떻게 보낼까? 1년 전엔 아마 모두 함께 있었을 텐데... 관련기사를 담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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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3196

이태원참사 300,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요원한 현실에 유가족 국회까지 삼보일배 (노동과 세계, 조연주 기자, 2023.08.22 17:02)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4대 종교·유가족·시민 발걸음 모아 3일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05566.html

[단독] 이태원 참사 300, 우린 안전해졌나안전과제 이행률 9% (한겨레, 장나래 윤연정 기자, 2023-08-24 05:00)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가 24일로 발생 300일째를 맞지만, 참사를 계기로 마련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이행률은 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정부가 조처를 완료했다고 보고한 사안에서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하기도 했다. 추진 속도가 빨랐다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책들도 있었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10차 추진상황 진도점검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선정한 89개 세부과제 가운데 8(9%)만 조처를 완료했고, 나머지 81건은 여전히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7일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열었고, 이후 범정부 안전시스템 개편 티에프(TF)’를 구성해 범정부 안전시스템 개편을 추진해왔다. 지난 3월 말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최종안이 마련돼 각 부처에 전달됐다.

지난달 기준 조처 완료 판단을 받은 건 주로 일회적인 조치들이었다. 지방자치단체에 불법 건축물 관련 협조를 요청하거나 시민안전보험 보장 대상 확대, 위기관리 소통 가이드라인 제작·배포 등이었다.

해당 부처에서는 완료로 판단했지만, 비슷한 사고가 재발해 계속 추진으로 재판단받은 사안도 있었다. ‘수도권 전철 혼잡 완화 방안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29일 서울시 등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해당 방안을 수립했다며 완료 보고를 했지만, 다음달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호흡곤란으로 승객들이 쓰러졌다. 이후 행안부는 추가 대책을 마련하라며 계속 추진 판단을 내렸다.

피해자·유가족 맞춤형 지원체계 확립 과제도 10·29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된 상황 등을 고려해 경찰이 시신·유류품 처리지침을 마련하고 배포·교육하는 선에서 완료했다고 보고했지만, 행정안전부는 미흡하다고 보고 계속 추진하라고 통보했다.

서둘렀다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을 예방할 수 있었을 과제도 눈에 띄었다. 침수위험지역 발굴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지하공간 침수 방지 대책은 반지하 등 공동주택에만 대책이 집중되면서 지하차도 관련 대책은 추진된 게 없었다.

위험상황 시 신속한 주민대피 체계 구축 과제도 마찬가지다. 행안부 외 긴급재난문자 발송 권한 확대, 내비게이션을 통한 위험정보 실시간 안내 확대 등이 담겨 있지만 일부 시·도에서 시범 운영하는 데 그쳤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침수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지 않아 침수가 시작된 뒤에도 차량 진입이 계속됐다. 지자체 재난안전상황실 상시 운영체계 구축, 재난안전 폐회로텔레비전(CCTV) 공유, 지역안전지수 개선 등도 이제야 추진을 시작하는 단계다.

서울 신림동 대낮 공원 성폭행 사건 이후 서울시 등이 내놓고 있는 대책도 당시 제시된 안전 과제에 포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인공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 사업이 대표적인데, 연구개발 용역이 예산 확보 문제로 늦어지면서 이번달 말에야 연구자 선정에 들어간 상태다. 사고 위험 보행 환경, 침수 위험 등 안전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사업인 대한민국 안전 리빌딩 사업은 아직 내년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국민제안으로 대책에 포함된 재난관리 인력 확충 및 전문성 강화, 지자체 재난안전상황실 상시 운영체계 구축 등 8가지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진행 상황 확인도 쉽지 않았다. 정부는 행안부 누리집에 안전시스템 개편 별도 웹페이지를 만들어 진행 상황을 수시로 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이후 추진 경과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각종 정책자료, 보도자료만 쌓여 있어 한눈에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해식 의원은 정부는 지난 4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화재, 태풍, 집중호우, 가뭄, 폭염 등 기후 및 사회 재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한다고 했지만, 반복되는 참사를 막지 못하고 있다 정책들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4306.html

안전과제 이행률’ 9%서둘렀다면 오송 참사 막을 수도 (한겨레21, 손고운기자, 2023-08-25 00:59)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뒤 마련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이행률이 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추진 속도가 빨랐다면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023 8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10차 추진상황 진도점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3월 선정한 89개 세부과제 가운데 8(9%)만 조처를 완료했고 나머지 81건은 여전히 추진 중이었다.

특히 조처 완료’(7월 기준) 판단을 받은 것도 일회적 조처들이었다. ‘지방자치단체에 불법 건축물 관련 협조를 요청하거나 시민안전보험 보장 대상 확대’ ‘위기관리 소통 가이드라인 제작·배포 등이었다.

수도권 전철 혼잡 완화 방안 등 비슷한 사고가 재발해 계속 추진해야 할 사안들도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329일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방안을 수립했다고 완료 보고했지만, 바로 다음달인 4월 김포도시철도에서 호흡곤란으로 승객이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둘렀다면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예방할 법한 과제도 있었다. 침수위험지역 발굴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지하공간 침수 방지 대책은 반지하 등 공동주택에만 대책이 집중돼, 지하차도 관련 대책은 추진된 게 없었다. ‘위험상황시 신속한 주민 대피 체계 구축 과제도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있다. 행안부 외 긴급재난문자 발송 권한 확대, 내비게이션을 통한 위험정보 실시간 안내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일부 시·도에서 시범운영하는 데 그쳤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시민들에게 침수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지 않아 침수가 시작된 뒤에도 차량 진입이 계속됐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8281200001

인권위,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수사·국정조사 미흡했다 (경향, 윤기은 기자, 2023.08.28 12:00)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계류 중인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처리를 촉구했다. ‘참사 진실을 알 권리 등 피해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향후 유사한 사회적 참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지난 23일 국회의장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을 조속히 심의해 제정해달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인권위는 참사 발생 후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이뤄졌지만 조사 주체의 독립성이 결여돼 있고 활동기간이 짧아 참사 발생 원인과 책임 규명에는 미흡했다 피해자들이 신뢰하고 납득할 수 있는 독립 조사기구에 의한 진상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참사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는 과정이어야 한다면서 사법적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검·경 수사 범위를 뛰어넘는 다층적 재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권위는 피해자들이 신뢰할 만한 독립 기구에 의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책임 인정,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자들의 일상 복귀가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심의할 때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안도 국회에 제시했다. 법안에 명시된 피해자 참사로 신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 정의하는 등 기준을 명확히 할 것, 상임위원 선출 방법을 명확히 할 것, 최대 19개월로 설정된 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늘릴 것 등이다. 수사기관이 지체 없이 조사기록, 재판기록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불응 시 제재 방안 등을 마련할 것도 권고했다.

이밖에 피해자들 간 연대할 권리를 명시하고, 비공개 회의·청문회 내용을 피해자에게는 예외적으로 공개하는 방안, 피해자 법률 지원, 피해 배·보상 방법과 절차 마련 등에 관한 조항도 추가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국회에서 충분한 대화와 숙의 과정을 거쳐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의견 대립 상황이 원만히 해소되기를 희망한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참사 피해자의 권리보장,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에 유의미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원 중 이충상 위원과 한석훈 위원은 이같은 의견표명에 반대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는 주최자가 없었고, 피해자들이 핼러윈데이를 즐기려고 스스로 너무 많이 모였다가 참사가 난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압사사고 사례 대부분은 구조물, 시설물과 관련이 있음에 비해 이태원 참사에서는 그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영국 힐스버러 축구장 압사 사고로 766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지만, 경찰 간부에 무죄가 선고됐어도 유가족들이 관계 장관의 파면이나 사퇴를 요구했다는 문서는 검색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6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 4당의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국회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3일 제2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조속한 심사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안건조정위 구성 회의에 불참했다.

 

https://www.ytn.co.kr/_ln/0103_202308281320207070

인권위 "이태원 참사 특별법 조속히 제정해야" (YTN 강민경 기자, 2023 08 28 13 20)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계류 중인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인권위는 피해자와 유가족이 진실을 알 권리가 있고, 비슷한 사회적 참사를 막기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고 오늘(28) 밝혔습니다.

인권위는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와 국정조사만으로는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제대로 규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유가족이 신뢰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를 위해서라도 독립 조사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참사 피해 배상과 보상 방법과 절차를 위한 근거 조항도 마련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이 내용을 논의한 전원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10명 중 2명은 '피해자들이 핼러윈을 즐기려고 너무 많이 모였다가 참사가 난 것이고, 특별법이 정하는 피해자의 범위도 너무 넓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08312114005

이태원참사특별법 행안위 통과여당 반발 퇴장 속 야당 단독 의결 (경향, 이두리 기자, 2023.08.31 21:14)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태원참사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단체로 퇴장했다.

법안은 독립적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고 특별검사(특검)가 필요할 경우 특검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특조위는 국회의장 추천 1, 여야 추천 각각 4, 유가족 단체 추천 2명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여당은 이날 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전체회의 일정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 특조위가 편파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특조위 11명 구성이 (여당 대 야당) 4  7로 구성할 수 있게 해놨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 추천 1, 유가족 단체 추천 2명이 사실상 야당 몫이라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태원 참사는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몰려 난 사고로 그 원인이 간단하다 우리 국민은 사고에 대한 의혹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인이 간단한데 왜 못 막았나라며 “(참사 당일) 10만 넘는 인파가 운집한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112 신고가 빗발쳤는데 원인이 간단하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특별법은 지난 6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 4당의 주도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됐다. 패스트트랙 법안은 상임위 180일 이내법사위 90일 이내본회의 60일 이내 상정 단계를 밟아 최종 처리까지 최장 330(11개월)이 소요된다.

상임위를 통과한 특별법은 늦어도 오는 12월에는 본회의에 오르게 된다.

본회의에서 다수당인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이미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이 야당 단독 처리 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최종 부결된 바 있다.

 
http://www.naeil.com/news_view/?su=Y&id_art=474503 
[내일시론] 이태원참사 교훈 벌써 잊었나 (내일신문, 홍범택 자치행정팀장, 2023-09-21 12:02:28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진 교훈 중 하나는 재난안전에 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다시 일깨운 일이다. 서울 이태원의 작은 골목에서 159명이 죽어갈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국가는 없었다. 재난안전사고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아래로 책임을 전가했고 행정안전부 지자체 소방 경찰 등 국가기관은 서로 책임을 미뤘다.
재난안전에 관한 국가의 책무는 '재난안전기본법'에 잘 나와있다. 재난안전기본법은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주체로 중앙정부와 함께 지자체를 지목한다.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이 발생한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특히 단체장의 역할에 대한 규정은 구체적이다. 재난안전기본법에 따르면 단체장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으로 현장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 단체장은 또 사고발생 후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함과 동시에 상황회의를 주재해 현장상황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태원참사 1년 다 되도록 달라진 게 없어
하지만 이태원참사 당시 정부기관과 해당 지자체 등의 모습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경찰과 소방 등 국가기관은 피해자들의 구조요청을 외면하는 등 최소한의 대처도 하지 않았다. 재난업무 책임자인 이상민 행안부장관의 탄핵이 기각되고, 서울시장 경찰청장 등이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이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해당 지자체의 대응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핼러윈축제 전날에도 인파가 몰려 재난상황이 충분히 예견됐는데 이런저런 사정을 핑계로 예방대책이나 행사당일 상황통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사고발생 이후에도 해당 구청장은 비상대책회의 및 긴급상황조치 등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지 못했다. 컨트롤타워 역할은커녕 현장을 헤매던 그저 구경꾼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태원참사 이후 벌어진 각종 재난상황에서도 여전히 국가재난안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7월 15일 발생한 오송지하차도참사는 이태원참사의 판박이였다. 오송참사는 충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청 등이 사고예방 의무와 시설관리 책무를 이행하지 않아 14명이 희생된 '관재'다.
지역 재난대응 책임자인 단체장들의 말과 행동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집중호우로 비상 3단계가 내려지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단체장은 제자리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충북지사는 전날 자리를 비우고 서울에서 지인과 간담회를 겸한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늦게 나타나선 "내가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말해 유족들을 울렸다.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대구시장의 '수해골프' 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15일은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돼 대구시 공무원 1000명이 비상대기하는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수해골프를 치고도 "뭐가 문제냐"고 대수롭지 않게 되물었다. 이런 단체장의 안이한 인식은 안전사고로 이어졌다.
이태원참사의 교훈을 잘 새겼더라면 오송지하차도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정부가 뒤늦게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한다. 이태원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변한 게 거의 없다는 게 정확한 지적일 것이다. 단체장의 현장대응능력 또한 달라지지 않았다. 그간 수차례 제기된 '단체장 재난교육 의무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체장들도 재난업무를 업무의 우선순위에 놓지 않는다.
단체장들 재난에 대한 인식 싹 바꿔야
단체장은 주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다. 이제는 태풍이나 폭우·폭설 대비뿐 아니라 한계가 없다고 할 정도로 안전에 관한 책임 범주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단체장들은 재난에 관한 인식을 싹 바꿔야 한다.
10.29 이태원참사 1주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태원참사가 우리사회에 남긴 상흔은 여전히 크고 깊다. 앞으로도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도 발생했고,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 미래에도 발생할 것이다. 여기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이태원참사를 막을 수 없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09895.html

[단독] 이태원 참사 현장에 기억과 안전의 길 생긴다 (한겨레, 심우삼 기자, 2023-09-25 05:00)

미완성 형태 빈 게시판 3개…“모두 안전해질 때에야 완성”

“그 밤을 기억하는 모두의 오늘이 안녕하길” 14개 언어로

이태원 참사 1주기를 한달여 앞두고 참사 현장을 기억과 애도의 공간으로 정비하기 위한 구체안이 확정됐다. 유가족과 시민사회, 이태원 상인 등이 함께 논의한 결과물로 25일 공식 발표된다.

10·29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산하 피해자권리위원회는 용산구청 참사대책단과 협의 끝에 참사 현장 중간정비안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 이름 붙이고, 3개의 빌보드(게시판) 등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빌보드는 골목 초입부에 설치되고, 같은 자리에 붙어 있던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들은 모두 수거돼 별도의 공간으로 옮겨진다. 추석 직후 공사를 시작해 참사 1주기를 3일 앞둔 다음 달 26일 시설물이 공개된다. 시설물 설치 비용은 구청에서 책임지기로 했다.

앞서 시민대책회의는 수차례의 논의를 통해 빌보드 형태의 시설물을 참사 현장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동상처럼 특정한 형태를 띤 조형물은 선택지에서 배제했다. 이번 작업의 예술 감독을 맡은 미술가 권은비 작가는 구체적인 형태가 있으면 오히려 관련된 담론들이 축소될 수 있다 빌보드는 네모난 판이고, 빈 종이다.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 지역 주민과 상인, 구조자 등 참사와 관련된 모든 이들이 그곳을 채워간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3개의 빌보드는 각기 다른 내용으로 구성된다. 한 개의 빌보드는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함께 작성한 메시지로 채워진다. 메시지는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은 미완성입니다란 문장으로 시작해 이곳에서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고, 그 시간을 목격한 모든 사람을 기억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남아있다. 누구나 안전하게 이 길을 걸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란 내용으로 이어진다. “그날의 밤을 기억하는 모두의 오늘이 안녕하기를 바란다는 마지막 문장은 희생자의 출신 국가 및 사용 언어 등을 반영해 모두 14개 언어로 기재된다.

빌보드 속 메시지의 핵심 열쇳말은 미완성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으로 진정한 진상규명이 이뤄졌을 때 온전한 기억과 안전의 길이 완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동시에 이태원 참사의 의미가 특정한 프레임에 갇히지 않게 하려는 뜻도 담았다.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장인 자캐오 신부는 참사 현장에 아직 못다 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시작될 수 있도록 했다 참사와 관련된 모든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계속 말을 걸겠다는 화두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빌보드에는 각각 이태원 참사 관련 예술작품과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담긴다. 작품과 추모 메시지는 2개월 간격으로 교체된다. 시민대책위는 이를 위해 시민사회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빌보드 운영을 담당하고, 용산구는 시설물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기로 했다.

모든 빌보드 안에는 따뜻한 톤의 엘이디(LED) 조명이 내장돼 밤이 되면 은은하게 빛이 나도록 설계됐다. 참사현장이 생존자와 시민들이 다시 안전하게 찾는 장소, 회복과 위로의 장소가 되길 바라는 유족과 시민사회,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다.

따뜻하게 품어주는 공간은 유족과 지역 주민, 상인들의 공통적인 요구사항이었다. 시민들의 통행에 문제가 없도록 빌보드의 폭도 최소화했다. 권 작가는 많은 인파들이 골목에 밀집했을 때 빌보드가 그곳을 환하게 비춤으로써 시각적인 주의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길 곳곳에는 참사 현장을 뜻하는 표지들이 놓인다. 참사의 시작점엔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남아있다는 문구의 바닥 표지석이 놓이고, 반대편 종착점에는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고 적힌 바닥 표지석이 깔린다. 높이가 다른 2개의 표지판도 골목 진입로 쪽에 만들어진다.

이번 중간정비는 이태원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사됐다. 참사 전반의 진상규명 등을 목적으로 한 특별법은 지난 6월 야당 주도로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지만, 정부·여당이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족과 시민사회, 이태원 상인 등 이해당사자 간 소통이 촘촘히 이뤄지면서 큰 갈등 없이 논의의 물꼬를 텄고, 결과물을 도출했다. 용산구청은 지난달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중간정비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협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자캐오 신부는 유족분들이 열린 태도로 길을 열어 주신 덕분에, 지역 주민, 상인, 행정가 등 이해관계나 입장이 다른 분들을 만나 협의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사회적 참사 뒤에는 참사와 관계된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면 갈등 자체를 지우거나 제거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이번엔 그 갈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전환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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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7454.html

이태원 유족, 참사 100일 앞두고 집중추모주간 선포 (한겨레, 고병찬 기자, 2023-01-30 11:13)

일주일간 서울 각지에서 추모사업

2월4일 광화문광장서 시민추모대회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98559

'이태원 참사' 보고서 채택... '대통령실 이전·마약 단속' 원인 명시 (오마이뉴스, 23.01.30 17:20 l 박현광(parkhyungwang)이경태(sneercool))

여야 찬반 대립, 야 단독으로 처리...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부의'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2301271454221

그들을 잃고 곧 100, 우린 여전히 그 자리다 (2023.02.06주간경향 1513, 송윤경 기자)

이태원 참사 후 4개 장면으로 본 ‘한국사회가 죽음을 대하는 자세’

간호사 꿈을 이루기 위해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한 멋진 딸이었다. 엄마보다 키가 커지자 자신이 엄마를 지켜준다던 아들이었다. 동생과 영혼을 공유한다던 언니였고 막냇동생을 아빠처럼 챙겨줬던 큰오빠이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근무를 자원한 마음 따뜻한 젊은이였다. 지난해 10 29일 그날, 우리는 이태원 거리에서 158명의 딸·아들·언니·오빠·동생·친구·연인·동료를 영영 잃었다. 그리고 46일 뒤 또 한 명이 트라우마로 세상을 등졌다. 군중밀집 대책만 있었더라면, 119 신고 뒤 초동대처만 원활했더라면, 2차 가해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당신 옆에서 웃고 떠들고 있을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159명이 숨지고 294명이 부상을 입은 이태원 참사가 2 5일로 100일을 맞는다.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약속했지만, 또 한 번의 대규모 인명피해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무엇인가. 재난은 왜 또 우리를 덮쳤는가. 꼬리를 잇는 질문에 대해 시민들의 말문은 아직 트이지 않았다. 애도는 억압됐고, 반성과 성찰보다 2차 가해 확산 속도가 더 빨랐다.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이제는 이 사안을 서둘러 매듭짓자고 말한다.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곧 인간과 생명을 대하는 자세다. 159명의 청년을, 그들의 죽음을, 그들의 가족을 대하는 한국사회 태도는 어떠했을까. 참사 뒤 100일간 한국사회의 모습을 4개의 장면을 통해 들여다봤다.

장면 1: 정부의 합동분향소-국가가 정한 방식으로 슬퍼하라 이태원 참사 직후 정부는 직접 애도의 물결을 이끌고자 했다. 참사 다음 날인 10 30일 일주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31일엔 서울광장 등에 합동분향소를 차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부터 닷새 내내 분향소를 방문했다. 위패·영정 없이 국화꽃이 무수히 뒤덮인 제단 앞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정부 분향소에서 희생자는 사망자라 불렸다. “제단 중앙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고, 주변을 국화꽃 등으로 장식.” 참사 이틀 뒤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의 공문을 각 시·도 지자체에 전달했다. 별도 업무연락을 통해선 근조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을 패용하라고도 했다.

정부는 유가족 장례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11 1일 정책브리핑)고 해놓고 실제로는 분향소 설치 방식과 관련해 유족의 뜻을 묻지 않았다. “유족들에게 일일이 확인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국민이 조문을 빨리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11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답변)는 이유였다. “각 부처 콜센터들을 활용해 전화했다면 한 시간도 안 걸렸을 것”(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란 탄식이 나왔다.

국가의 무성의한 태도는 유족을 절망케 했다. “국회 앞 분향소에 들러 아이를 보고자 했습니다. 그날 거기서 위패도 영정도 없는 분향소를 보게 됐습니다. 얼마나 기가 막힌지. 생전 처음 보는 분향소에 할 말을 잊었습니다. ‘어쩌다가 우리 아이는 기억하면 안 되는 아이가 됐는가라는 의문과 분노가 생깁니다.”(고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씨, 지난 1 12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공청회)

유족들이 영정과 위패가 안치된 분향소를 다시 연 것은 참사 후 40여일이 지나서였다. 그동안 그들은 서로의 연락처를 수소문해야 했다. 다른 재난 때와 달리 유족 대상의 정부 브리핑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이들은 한 공간에 모인 적이 없었다. ‘내 연락처를 다른 유족에게 전해달라는 요청을 한 유족도 있었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들어주지 않았다.

이제야 우리 아이들이 여러분을 만나뵙습니다. 얼굴 하나하나, 이름 하나하나 부르시면서 잘 가라, 수고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추모 부탁드립니다.” 분향소를 다시 연 지난해 12 15,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울먹였다. “처음부터 정부에서 저희 유가족들을 모아 슬픔을 국민 여러분과 나눌 수 있게 해줬다면.”

이태원 참사 뒤 석 달의 시간은 이렇게 국가가 빼앗은 애도로 시작됐다. 이 애도는 참사의 원인과 책임 나아가 죽음의 의미를 묻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야기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비극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과정이고 시민들은 이때 연대와 결속을 경험한다 관이 부여한 형식에 의해 그런 과정이 폐쇄됐다고 했다. 그는 분향소에서 방명록에 세로로 자기 이름만 쓰게 하던 것을 보고 일종의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각자의 감정을 담은 포스트잇이 넘쳤던 이태원역 1번 출구 거리 풍경을 떠올리면 이름쓰기가 얼마나 억압된 애도 방식인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애도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신 교수는 말했다. “분향소에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의 화환만 자리하고 있었고 각도까지 정확하게 조문객을 향하고 있었던 것을 잊을 수 없다. 정치권력자들이 유일하게 승인한, 그리고 그들이 지켜보는 애도 공간이었음을 상징한다.” 이태원 참사의 의미를 둘러싼 공론이 막혀 있는 지금의 상황은 어쩌면 참사 직후의 애도 억압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장면 2: 경찰 꾸짖는 대통령-휘발된 정치적 책임 박희영 용산구청장(구속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구속),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불구속)을 비롯한 용산경찰서·용산구청·용산소방서 관계자 2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검찰 송치. 참사 사흘 뒤 꾸려진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 1 14일 내놓은 수사결과다.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가 책임 있는 기관들의 과실이 중첩된 인재라고 판단하고도 각 기관장인 이상민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은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다. “재난안전법상 (이들에게) 특정지역 다중운집 위험에 대한 구체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용산 실무진에 국한된 책임묻기는 사실 참사 직후부터 예상된 수순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 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사흘 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간담회에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막연하게 정부 책임이라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과학에 기반을 둔 강제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이태원 참사의 실체적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대통령이 나서 참사의 책임을 법적 책임으로 쪼그라뜨린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고위공직자들은 그 어떤 참사 앞에서도 당당해질 수 있다. 법적으로 그들에겐 추상적 책임만 있기 때문이다.

참사를 총체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은 이 같은 구도에서 되레 심판자가 될 수 있었다. “책임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한다는 발언을 하던 그날 대통령은 책상을 두드리며 경찰을 호되게 꾸짖었다. “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이거예요. 현장에 나가 있었잖아!”

참사 뒤 석 달이 지났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국정 책임자 대통령과 주무부처 장관에게 그의 정치적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정치적 책임이란 곧 윤리적 책임이고, 윤리란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각자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합의라면서 윤리적 책임은 스스로가 자임하고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고 말했다.

장면 3: 공직자들의 교묘한 희생자 탓’ “국민에게 슬픔을 강요하지 마라”, “남의 죽음 위에 숟가락 올려 정치선동질을 하는 사람들”, “세월호 팔아 집권한 민주당! 제도·법령 정비 안 하고 뭐했나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시민단체가 만든 녹사평역 분향소 인근에 내걸린 현수막 문구들이다. ‘신자유연대라는 단체는 이곳에 터를 잡고 시시때때로 유가족들에 다가가 또 우는 소리 하느냐 등의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2차 가해는 녹사평역 광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이태원 참사 뉴스 댓글엔 혐오성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주로 놀러갔다가 겪은 일 아니냐는 내용이다.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2차 가해는 이태원 참사의 특징이다. 과거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성수대교 붕괴(1994)나 삼풍백화점 붕괴(1995), 화성씨랜드 화재(1999), 대구지하철 화재(2003)에선 적어도 희생자 탓을 하는 발언은 공적 공간에서 터져나오지 않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에도 심각한 2차 가해가 있었지만, “미안합니다라는 목소리가 한국사회를 뒤덮은 다음이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의 2차 가해는 정부 책임을 묻는 여론이 관찰되기도 전에 먼저 나온 선제적 반응”(박상은 플랫폼C 활동가)과도 같았다. 몇몇 개인의 일탈로 보기엔 가해 논리가 똑 닮아 있다.  논리를 제시한 사람은 고위공직자들이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는 지난 1 12일 국회 국정조사특별회원회 공청회에 나와 이 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습니다.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예전에 비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저는 이 말을 놀러갔다가 죽은 사람들이다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장면 4: 또 한 명이 스러졌다 정부·여당은 희생자를 향한 내부 인사들의 막말을 방치했다.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지난해 12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의 혐오 발언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비판받자 해명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제가 공인인 줄 깜빡했네요.” 그러나 그에 대한 제명 징계는 국민의힘 시의원들에 의해 무산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 10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출범하자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선 안 된다고 했다. 다음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참사 300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있었다고 한다며 음모론까지 펼쳤다.

참사 직후부터 계속된 2차 가해는 생존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이태원 참사 당시 인파에 깔려 있다가 구조됐던 고() 이재현군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참사 46일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이 등 떠밀려 스러졌는데도 한덕수 국무총리는 좀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2차 가해로 인한 희생까지 개인 탓으로 돌리는 언급에 몰염치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정부·여당의 발언이 계속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12 27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나온 실언은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 구조를 보여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에 따르면 조 의원은 이날까지 28번의 질의 기회 중 11번을 신현영 닥터카 탑승을 묻는 데 썼다. 유족들에게서 거센 항의를 받은 그는 유족을 똑바로 쳐다보다가 용 대표 옆을 지나가며 이렇게 말했다. “같은 편이네. 같은 편이야.”

이태원 참사 유족이 여당에는 인 것일까. 오찬호 사회학 박사는 조 의원은 정부를 위해 방어막 치는 사람을 자처하고 있다면서 그런 태도가 바로 악성댓글을 다는 사람들에게는 신호가 된다. ‘지금은 그러면 안 되지 하는 생각을 가졌다가도 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독립적 조사기구는 설치될 수 있을까 왜 재난은 반복되는가. 이태원 참사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참사 100일을 앞둔 지금 우리는 여전히 이 질문들의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범죄 혐의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경찰의 강제수사와 별도의 국회 국정조사가 55일간 이뤄졌지만, 이 역시 구조적 원인 파악에는 닿지 못했다. 900쪽이 넘는 국정조사 결과보고서의 결론은 요약하면 이렇다. ‘각 기관은 10만명 운집을 예상하고도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119 중복 신고가 있었으나 적절한 조치는 없었다. 참사 발생 후 대처는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알려진 내용의 반복이다.

게다가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마저도 여야는 채택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이상민 장관 사퇴 요구, 위증고발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채택을 반대하고 퇴장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유족들과 시민단체는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에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3(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은 조사기구 설치에 관한 법적 근거를 담은 특별법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원인조사는 경찰 특수본 수사로 충분했다는 여당과 보수진영을 설득하는 작업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사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커다란 과제다. 조사위원회가 3번 꾸려져 7년 넘게 조사가 이어졌지만,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던 세월호 참사 이후의 과정을 지켜보며 시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점도 부인키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원인조사를 포기할 수는 없다.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이 왜 실패했는지를 분석한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의 저자 박상은 플랫폼C 활동가는 지금까지 우리는 군중 유체화 현상이 있었다는 것만 알 뿐, 사망 후 시신 인도까지 10시간이나 걸린 이유 등 전후 과정을 하나의 서사로 연결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개개인의 상황이 모두 나오지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참사를 재구성해야 하고, 이와 동시에 시민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합당한 재난 서사가 남겨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50631_36199.html

 100, 집중 추모"대통령실 응답 없고 무성의" (MBC뉴스 윤수한 기자, 2023-01-31 20:40)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7876.html

서울시 광장서 이태원 참사 추모제 불허유족 반발 (한겨레, 고병찬 기자, 2023-02-01 15:57)

유족 쪽 “사용 시간 다른데, 조율 의지 없어”

시민사회 “광장 사용 허가 또다시 일방통행”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2021454011

엄마는 네 마지막을 아직 모른다”···‘일선유죄 특수본, ‘빈손 국조가 풀지 못한 과제 (경향, 이유진 기자, 2023.02.02 14:54)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2021706001

이태원 참사 100, 같은 것과 달라진 것 (경향, 조형국 기자, 2023.02.02 17:06)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오는 4일 서울 광화문을 향해 걷는다.  86개월 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참사 100일을 기해 걸었던 그 길이다. 거리의 풍경, 광장의 계절, 참사의 이유, 대통령실 위치 모두 바뀌었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가족의 영정을 들고 길 위로 나선 유족의 요구이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또 있다. 공전·대치·불출석을 거듭하다 맹탕·빈손·꼬리 자르기로 그친 조사와 수사, 반성과 책임 대신 법과 제도를 방패 삼는 이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반복된 책임 회피와 막말.

이런 분위기에서 혐오가 싹텄다. ‘누가 가라 그랬냐’ ‘돈 때문에 그러냐는 온라인의 조롱은 슬픔을 강요말라’ ‘정치선동 하지마라는 현장의 폭력으로 이어졌다. “나라 구하다 죽었냐”, “참사 영업상이 활개치는 비극 정치권이 앞장서 혐오를 부추긴 결과였다.

유가족들은 그런 100일을 견뎌왔다. 그들이 쓰러지지 않게 다잡은 것은 동료 시민의 연대였다. 이태원역 1번출구를 찾고 지킨 시민들, 마비된 행정의 빈틈을 메운 활동가들, 각지의 분향소를 꾸려낸 봉사자들이 맞잡은 손이 100일을 지켰다. 그 응원의 힘으로 유족들은 당신들의 나눔을 전파하며 살겠다”, “다른 이들에게 선한 마음 베푸는 이가 되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 덕분에 오늘을 살아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경향신문은 유족들이 시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을 메시지로 받았다. 26명의 유가족이 요청에 응했다. 가족들의 메시지는 https://url.kr/bkn2p9 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8279.html

경찰에 막힌 광화문 추모핼러윈 인파 모였을 땐 뭐했나 (한겨레, 채윤태 기자, 2023-02-04 17:51)

159명 영정 든 유가족, 이태원~광화문 7㎞ 행진

경찰, 차벽 세우고 경력 3천여명 투입해 광화문 차단

유가족·시민 시청 앞 분향소 설치하자 서울시 “불허”

분향소 해체요구 과정서 충돌…유가족 이송되기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8351.html?_fr=mt0

극우단체 곁에서 견딘 고통의 100이태원 떠나야만 했던 유족들 (한겨레, 고병찬 김선식 오연서 기자, 2023-02-05 17:05)

서울광장 분향소 지키는 유가족·시민

“철거 걱정에 납골당도 못 가고…”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2051803001

'이태원 참사' 기억을 지우는 서울시 (경향, 유경선 기자, 2023.02.05 18:03)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0510410003317?did=NA

이태원 참사 100, 분향소 설치에 서울광장은 '폭풍전야' (한국일보, 김소희 김재현 기자, 2023.02.05 19:30)

유족, 4일 추모대회 도중 분향소 설치

서울시 "불법 시설물", 강제철거 예고

"철거하면 아이들 곁으로"... 긴장 고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2060830011

처벌보다 구조적 원인에 집중하자, 그게 세월호 실패의 교훈 (주간경향, 송윤경 기자, 2023.02.06 08:30)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 저자 박상은씨가 이태원 참사 조사에 바라는 것

"파출소가 신고를 받고도 소극적 대응을 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조직문화 혹은 지휘부의 어떤 큰 메시지 같은 거요. 말단은 구조에 따르고, 상층은 구조를 만들죠. 법적 처벌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말단에만 책임을 묻게 돼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2 5일로 100일을 맞았다. 경찰 특별수사는 윗선 조사를 생략한 꼬리 자르기였다는 비판에 휩싸였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역시 정부·여당의 비협조로 새롭게 알아낸 것이 거의 없다. 유가족협의회가 참사의 온전한 진실 규명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드러난 것은 한 겹의 얇은 표층에 가깝다. 우리는 경찰이 10만명 운집을 예상하고도 인파통제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정확히 모른다. 기동대 파견 요청을 둘러싼 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의 진실공방과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의 집회 총력대응 발언 사실 등이 흩어져 있을 뿐이다.

참사 발생 전 수십 건의 112·119 신고에도 제대로 된 조치가 없었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경찰·소방이 왜 상황을 오판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정리된 설명이 없다. 신원이 확인된 시신이 10~12시간이 지나서야 가족에게 인도된 이유, 생존 고등학생(참사 46일 뒤 극단적 선택)이 부모 동의 없이 50분간 경찰조사를 받은 이유도 알지 못한다.

답을 찾아야 할 여러 질문 앞에서, 한국사회가 짚고 넘어가야 할 재난조사 실패의 기록이 있다. 세월호 참사 사례다. 2014년 참사 직후 시민들은 진상규명을 염원했고 3개의 위원회가 7년에 걸쳐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세월호의 물리적 침몰 원인조차 단일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2017~2018)는 화물 과적 등으로 인한 복원력 상실 및 기계결함을 뜻하는 내인설 외력 충돌 가능성을 나란히 제시했다. 뒤이어 조사를 맡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2018~2022)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외력설을 기각하지 않았다.

선조위와 사참위에 자문을 한 대한조선학회와 네덜란드 해양연구소는 외력설에 근거가 없다고 봤다. 그럼에도 각 위원회는 고의로 침몰시킨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떨쳐내지 않았다. “국가 책임을 인격화해 응징하고자 하는 관점을 끝내 포기하지 못해 도달한 실패였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달라야 할까. 세월호 조사 실패 사례를 연구해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이란 책을 썼던 사회학자 박상은씨(39) 개인 처벌을 위한 사법적 관점이 다른 문제의식들을 압도했던 세월호 조사 사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한다며 참사를 낳은 구조적 원인 규명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사회의 재난은 몇몇 악당의 결정적 잘못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러 행위자의 결정적이지 않은 잘못과 실수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을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 구조를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사회운동 단체인 플랫폼C’의 활동가이기도 한 박씨는 과거 세월호 참사 특조위에서 조사관으로 일했고 선조위와 사참위에서는 종합보고서 집필에 참여했다. 지금은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에서도 활동 중이다. 그를 지난 2 1일 서울 망원동의 플랫폼C 사무실에서 만났다.

-곧 이태원 참사 100일입니다. 참사 원인에 대한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난연구자로서 보기에 우리는 무엇을 집중적으로 밝혀야 할까요.

유사 재난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 재난조사입니다. 이태원 참사 전후의 경찰의 행동을 보면, 대규모 인파가 몰릴 핼러윈 축제를 사전대비하지도 않았고, 참사 당일 여러 번 신고를 받았는데도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요. 경찰에겐 아마도 어떤 위험을 먼저 다룰 것이냐에 대한 우선순위가 있었을 겁니다. 관행이나 제도 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겠지요. 경찰 내부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위험 우선순위가 그간 어떻게 정립돼온 것인지를 밝히고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사 당시의 상황을 더 풍부하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규모 압사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우리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한 시간 넘게 깔려 있었는데 살아남은 분이 있는 반면 서서 압박을 받다 돌아가신 분도 있습니다. 158명의 상황이 각각 다 달랐을 수 있다는 거죠. 참사 직후 경찰·소방이 재난컨트롤타워의 지휘 아래 인파 분산을 더 빨리, 더 제대로 할 수는 없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합니다. 이때의 대응에 따라 누군가를 더 살리고 덜 다치게 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을 통해 구조적 원인을 밝히는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재난조사를 많이 해온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처음에는 참사의 계기가 된 이벤트에 집중했어요. 이태원 참사로 치면, 당일 112·119 신고를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람들에 집중한 거죠. 이 사람들을 더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교체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 건데요, 그렇게 해도 변화는 없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조직이고 환경임을 알게 된 거죠.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핵발전소같이 기술적으로 첨단화돼 있고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조직에서도 사고가 반복되면서 그런 접근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해요.”

무엇을 밝힐 것인가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에는 재난조사 관점의 발전을 보여주는 두건의 NASA 우주왕복선 폭발 사례가 소개돼 있다. 1986년 챌린저호 폭발과 2003년의 컬럼비아호 폭발이 그것이다.

먼저 챌린저호 폭발 조사위원회는 폭발의 물리적 원인이 고체추진기의 O(고무 패킹) 이상이라는 것을 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문제의 배경에 생산성 압박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고무패킹 이상을 알고도 발사를 강행한 것은 “NASA 중간관리자들의 의도적 잘못이란 결론을 내렸다.

10년 뒤 이 사건을 재분석한 사회학자 다이앤 본은 ‘NASA 중간관리자들의 의도적인 안전규칙 위반이란 조사위 해석이 틀렸다고 봤다. 그는 생산성 압박이 조직문화를 바꿔 변칙이 용인되도록 만들고 강력한 위험신호 수용 가능한 위험으로 여기게끔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시 7년이 흘러 NASA에서 컬럼비아호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한층 더 강력하게 구조적 원인을 지목했다. 고위공직자의 과거 지시가 잘못된 구조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백악관, 의회, NASA 본부와 같은 국가 지도부의 과거 결정은 고위험 기술 조직의 원칙을 위태롭게 하는 자원과 일정의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사고를 촉발시켰다 박 활동가가 책을 통해 소개한 컬럼비아 조사위 보고서의 문구다.

-행정안전부는 재난관리 주무부처인데, 정작 이상민 장관은 자신의 잘못은 없다는 태도입니다. 국정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고요. 많은 사람이 이건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이냐를 고민하는 듯합니다.

이상민 장관은 국정조사에서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했는데요, 아마 법적 처벌로 이어질 연결고리들을 고려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태도는 정말 잘못된 것이고, 이상민 장관 파면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조사기구가 만들어진다면 법적 처벌에 대한 질문은 후순위에 두었으면 합니다. ‘이상민 장관을 처벌하는 조사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면 오히려 참사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꼭 필요한 질문들이 생략될 수 있어요. 구조가 어떻게 잘못됐는지부터 알아야 상층에 대한 책임도 제대로 물을 수 있거든요.”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를테면 용산파출소가 신고를 받고도 소극적 대응을 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들의 행동에 조직문화 혹은 경찰 지휘부의 어떤 큰 메시지 같은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핼러윈 축제 인파 관리, 그리고 관련 신고 대응을 후순위로 두게 만든 요인을 찾다 보면, 질문은 상층부로 올라가게 돼 있습니다. 말단에 있을수록 구조에 따를 수밖에 없고,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구조를 만들 수 있거든요. 행동과 결과가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법적 처벌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말단에만 책임을 묻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책에서 표현한 대로 구조는 증인으로 세울 수 없는 존재잖아요. 구조적 조사를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무진들에게 왜 이걸 안 했어라고 추궁하는 대신 당신에게도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렇게 수많은 조사를 거쳐 전반적인 시스템이 드러나면, 나중에는 각각의 행위자들에 대한 합당한 책임 배분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검·경에 수사의뢰를 할 수도 있겠고요. 처음부터 책임을 묻겠다고 시작하면 잘못된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질문들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재난조사를 통해 무엇을 밝히고 무엇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정확히 수립하지 않은 채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위원회 내부에 사법적 관점(법적 처벌)과 구조적 관점(구조 규명)이 혼재돼 있었다. 때때로 형사사건과 재난조사를 혼동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이를테면 가만히 있으라 방송을 다루는 안건의 이름을 ‘(방송한 직원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공동정범 성립 여부로 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식이었다. 이 안건명은 나중에 선내대기 방송 경위로 바뀌긴 했지만, 이 사례는 위원회 스스로 수사와의 경계선을 제대로 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법적 관점에 힘이 실린 데엔 국가의 책임도 컸다. 공권력은 거리로 나선 유족을 최루액으로 진압했다. 정보기관은 불법사찰까지 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뭔가라는 의구심을 국가가 먼저 불러일으켰다. 국가의 상층부 가운데 참사에 결정적 책임이 있는 몇몇 개인을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만한 환경이었다. 여기에 단독보도에 매달리는 언론의 관행까지 겹쳐졌다. 2017~2018년 선조위는 외부의 의혹 제기가 반복되자 외력설을 하나의 가설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태도는 사참위로까지 이어졌다.

-위원회 내에서 외력설이 공식 등장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관련 언론보도였습니다.

특조위에 있는 동안, 한국사회에선 재난 원인 조사를 언론도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참사 직후 언론의 초기취재가 사건의 윤곽을 잡는 데 큰 역할도 했고요. 그런데 4~5년 전엔 화물 과적, 선박의 불법 증·개축, 평형수 문제를 지적하던 언론이 갑자기 그런 문제의식은 더 이상 얘길 않고, ‘외력이 있었냐 없었냐를 얘기하는 이유가 뭘까 싶었어요. 담당기자가 계속 바뀌고,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게 뭔지를 찾는 관행이 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고요. 언론도 재난 원인 조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보도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행정안전부는 경찰수사로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드러났으니, 이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현 정부 입장이 바로 수사가 조사라는 것인데요, 제가 가장 참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 진상규명을 수사기관에만 맡길 수 없다는 문제의식 아래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적인 공적기구를 구성한 것이었거든요. 재난이 일어나면 수사는 수사대로, 조사는 조사대로 분리해 진행하는 것이 국제기준에도 맞고, 우리도 앞으로 계속 그렇게 가야 합니다. 다만 지난 8년은 재난조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 시간이었어요. 이제 와서 경찰수사로 원인 파악은 다 끝났다는 입장은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겁니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조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독립적 조사기구 시민조사위를 만들자는 제안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노조를 통해 일선 경찰과 소방관들을 조사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것이고요. 어떤 방식이 됐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서사가 나오지 않도록, 공적 서사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구조적 원인을 잘 파악해야 하고요.”

세월호 조사 실패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것

이태원 참사를 이대로 끝내선 안 된다는 목소리에 대해 혹자는 세월호 때 수년간 조사하고도 뭘 더 알아냈느냐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는 ‘2차 가해에도 활용된 까닭에 실패의 과정을 추적하기가 더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는 책에서 굳이 실패를 헤집는 작업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면 한 단원고 희생자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다고 했다. ‘조사위가 성과 없이 끝나면 결국 비난과 책임을 유가족이 지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는 사회운동과 조사위는 (우리의) 무능, 실수, 선의였으나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여기엔 언론 책임까지 덧붙여야 마땅할 것이다.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에 이런 추천사를 남겼다. “저자의 재난조사 실패기를 통해 마지막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세월호 이후 우리는 과연 조금이라도 배우고, 나아질 것인가.” 또 한 번의 참사를 겪은 지금 우리는 세월호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시험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302062138045

참사 땐 무능했던 서울시·경찰, 분향소 철거 시도엔 일사불란 (경향, 김세훈·유경선 기자, 2023.02.06 21:38)

오세훈, 법과 원칙 앞세워

강경 대응 지시·허가 주도

“8일까지 철거” 2차 계고장

경찰은 추모시설 설치 저지

기동대 등 6000명 즉각 투입

철거엔 기관 간 원활한 협조

유가족과 충돌 갈등만 격화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2070300025

[세상읽기] 이상민은 꺼져주세요 (경향,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2023.02.07 03:00)

10·29 이태원 참사는 핼러윈데이를 맞아 이태원을 찾은 시민들이 인파에 떠밀리다 압사당한 사건이 아니다. 압사의 위험을 대비하지 못한 국가가 구조 신호마저 무시하다가 수습에 실패한 사건이다. 생명권 보호에 실패한 국가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국가 책임은 너무 추상적인 말이라 누구더러 어쩌라는 것인지 모호하다. 책임지는 국가를 아직 만나보지 못한 우리의 현재다.

국가는 재난참사로부터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과 대비, 대응과 수습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진상규명은 시스템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평가의 방향이 중요하다. 재난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구체적 순간들에는 구체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수사는 이들의 과실을 따지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었다면, 우리의 생명은 어떤 공무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말이다. 그것은 권리가 아니며, 시스템이 없다는 말과 다름없다.

현장이나 112상황실에 있던 경찰관 중 한 명이라도 상황을 간파하여 신속한 보고와 개입이 이루어졌다면, 이태원 참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임을 묻는 방향은 달라야 한다. 거기 누가 있더라도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스템의 역할이다. 상급자일수록 일선 공무원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점검하고 먼저 물어볼 줄 알아야 한다. 앉아서 보고하는 대로만 들으라고 앉힌 자리가 아니다. 보고가 늦어 긴박한 상황을 알지 못했다는 변명은,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하급 공무원들에게 떠넘기는 못된 습관이다.

행정안전부는 재난안전 시스템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정조사에서 이상민 장관은 압사사고가 법에 미리 규정되지 않아 대비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법에 규정되어 있었더라면 대비하기 수월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재난이 미리 자신의 모습을 법에 그려줄 수는 없다. 낯선 재난이 닥치더라도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라고 재난안전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법의 미비로 인한 대비 어려움은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이들의 호소일 수 있어도 행안부가 변명할 거리는 아니다. 이상민 장관은 중대본 설치가 촌각을 다투는 문제는 아니라고도 했다. 자신이 보고받은 시점은 긴급구조통제단장의 지휘 아래 응급조치가 가장 중요한 때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 행안부 장관은 구조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경만 하면 되는 때였을까? 특히 이태원 참사에서는 소방과 경찰의 협업을 극대화하기 위한 중대본 역할이 긴요했다. 응급실 이송, 영안실 연계, 시신의 인도와 유가족 지원 등이 촌각을 다투는 문제라는 점도 따로 강조하고 싶다. 재난참사는 존엄과 권리가 무너져내리는 사건이다. 붕괴를 막는 데 지체할 여유는 주어지지 않는다.

특수본 수사가 비켜가고 여유롭게 국정조사에 출석한 이상민 장관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이렇다면 자신은 쓸모없는 사람이었다는 고백일 뿐이다. 한편, 장관의 자리에 누가 앉아 있든 제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시스템이 실패한 사건이기도 하므로 우리는 국가의 재난참사 대비 기능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 일을 이상민 장관에게 맡길 수 없음은 분명하다.

부족함과 잘못을 시인할 줄 모르는 상급자는 무책임이 구조화되는 시스템을 만든다. 시스템의 누구든 더 책임질 역량을 키우기보다 덜 책임질 명분을 쌓도록 길들이기 때문이다. 그 아래서 똑같은 사고는 막을 수 있을지언정 또 다른 참사는 막을 수 없다. 그러니 100일 추모대회에서 유가족협의회 부대표가 했던 말을 한 번 더 전해야겠다. “이상민 장관님 제발, 꺼져주세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의 출발선이자 책임지는 국가의 시작이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891262

이태원 유가족 "서울시, 소통 없었다수용 못할 제안만 해" (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2023-02-07 17:42)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서울시와 지속적 협의·소통 없었다"…서울시 발표 반박

"대안 마련하라"…녹사평역 지하 4층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 재확인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078731.html

이태원 유족 서울시와 대화 중단분향소 위치 두고 갈등 (한겨레, 손지민 기자, 2023-02-07 19:22)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78891.html

[왜냐면]  2022년 핼러윈에만 인파관리 대책이 없었는가 (한겨레, 백민 | 변호사 (10·29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전문가), 2023-02-08 18:42)

이태원 참사 진상조사가 밝혀야할 진실①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다. 국회 국정조사와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 국가는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유가족은 진상규명과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외치며 여전히 거리에 서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10·29 이태원참사 대응 태스크포스팀 <한겨레>는 국정조사 결과보고서와 특수본 수사로 확인된 사실에 바탕해,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내용은 무엇인지, 왜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가 필요한지에 관해 연속해 다룬다.>

2022 1029일 토요일 저녁,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동 좁은 골목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159명이 사망하는 등 압사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남겼다. 출발점은 사고를 왜 미리 막지 못하였는가라는 것이다. 이 질문의 답을 찾으면 한국 사회는 유가족의 슬픔을 치유하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길을 열수 있을 것이다.

나는 국회가 실시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에 외부전문가로 참여했지만 그 답을 얻지 못했다. 국정조사 기간은 1124일부터 개시됐지만 실제로는 1221일부터 117일까지 총 28일 동안만 진행된 탓이다. 3당이 900쪽이 넘는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였지만 정부·여당의 비협조, 제한적인 증인 채택, 조사대상 기관(증인)의 방어적 태도, 유가족 참여권 미보장, 시간부족 등의 한계에 있었다. 아직 절반의 진실만이 드러났다. 그 진실 중 하나는 이번 참사가 행정안전부, 경찰, 서울시, 용산구 등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 인파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점이다.

2023 14일 청문회에서는 경찰 수뇌부의 진실공방으로 보도된 장면이 있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핼러윈 참사 전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하였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는 사전 요청 여부가 핵심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청이 있었든, 없었든 기동대를 배치해야 했고 경찰은 그렇게 해왔다.

서울경찰청은 2017년부터 핼러윈 인파관리를 위한 안전대책을 수립해왔고, 2020~2021년에는 경비기동대를 배치해왔음이 국정조사에서 확인됐다. ‘2017~2022년 이태원 핼러윈데이 치안 상황 분석 문서를 보면, ‘이태원 일대 다중인파 운집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가장 우선 대응 과제로 적혀 있고, 2021년에는 3개 기동대 135명을 배치한 것으로 돼 있다. 이밖에 마라톤대회’ ‘조계종 연등회’ ‘월드컵 길거리 응원’ ‘봄철 벚꽃 개화 기간에도 경찰은 인파 혼잡을 예상하고 기동대를 출동시켰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행사라면 경찰은 사전 안전점검, 핫라인 구축, 경력 집중배치, 무정차 통과 조치 등 대응 방안을 구축해왔고, 주최 측이 없는 행사라도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통령과 서울시장, 용산구청장이 바뀌고서 처음 맞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된 2022년 이태원 핼러윈에서는 안전관리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 “마약류 범죄 예방·단속이나 불법·무질서 엄정 대응만 강조할 뿐 인파 운집과 관련한 안전사고 예방 계획이 빠져 있었다. ‘바람 앞에 등불 같던 1029일 이태원 현장에 배치된 137명의 경찰은 단순한 숫자에 불과했다. 정복을 입은 경찰은 26명에 그치고, 인파관리 위험성을 전달한 정보관은 1명도 없었다.

경찰의 책임만 보더라도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는지 추가 조사되어야 할 것이다. 국정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사실이 많고,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이 왜 마비 수준으로 작동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분석과 개선 대책도 제시되지 못했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용산구 내 경찰 배치가 달라졌는지 모든 정보·경비 경찰을 왜 집회·시위 현장에만 보냈는지 경찰청에 보고된 내용은 왜 교통이나 마약 등 범죄예방 중심의 대책이었는지 윤석열 정부가 경찰국 설치 등 경찰 통제를 강화한 것과 관련이 있는지 경찰 지휘부는 참사 전과 당일 인파 위험에 관한 보고를 정말 못 받았는지 경찰 내부 정보보고서는 어디까지 전달되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

참사 이후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도 있었지만 역시 절반의 진실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총 23명을 검찰에 송치하였으나 윗선 눈치보기 수사, 셀프 수사라는 한계를 보였다. 과연 일선 경찰, 소방, 구청 공무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있을까. 국정조사를 마무리하며 야3당과 유가족은 충분한 조사권한과 독립성을 가진 진상조사기구 설립에 합의했다. 독립적 진상조사기구가 생긴다면 참사 원인의 첫 단추부터 마지막 단추까지 다시 꿸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news1.kr/articles/4953739

서울시-유족, 철거 시한 당일까지 평행선결국 강제 철거하나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박우영 기자 | 2023-02-15 10:10)

서울시, 오후 1시까지 철거 요청…"직전까지 연락 기다리겠다"

행정대집행 시 경우 경찰력도 투입…유족측 분향소 사수 나서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79866.html

[왜냐면] 행안부가 해야 했음에도 하지 않은 일 두 가지 (한겨레, 김유정 | 변호사·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과장, 2023-02-15 18:48)

이태원 참사 진상조사가 밝혀야할 진실②

예측하기 어려운 신종 재난이다.” “중앙대책본부 설치는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었다.” “법에 현장 지휘는 긴급구조통제단장이 다 하게 돼 있다.”

국회가 실시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에서 행정안전부(행안부)의 책임이 거론되었을 때 이상민 장관이 했던 말이다. 행정안전부 수장이자 재난·안전관리 업무 총괄자의 답변은 정말 행안부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라는 의문점을 남겼다. 그렇지 않다. 해야 했음에도 하지 않은 일,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다중밀집 사고로 인한 재난을 사전에 대비하지 않았다. 10·29 이태원 참사는 신종 재난이 아니었다. 영국 힐즈버러 참사, 일본 아카시 불꽃축제 참사, 서울역 압사 사고, 상주 콘서트 압사 사고 등 다중밀집으로 인한 인명사고는 계속 있었다. 매년 핼러윈 데이, 이태원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지난해에는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어느 때보다 군중 밀집이 예상됐었다. 2017 11 국내외 다중밀집 사고 원인을 분석해 법 제도와 매뉴얼을 개선하라는 권고도 받았던 행안부가 왜 사전에 재난예방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둘째, 재난 발생 뒤 대응업무 총괄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은 현장에서의 긴급구조는 소방(긴급구조통제단)이 담당하고, 중앙행정기관은 재난관리주관기관으로서 수습·복구를 총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상민 장관은 국정조사에서 참사 뒤 바로 행안부를 재난관리주관기관으로 정했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이상민 장관은 신속하게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거나 중앙대책본부를 가동해 피해 상황 종합관리 재난 조기 수습을 위한 조정·통제 긴급구조 및 구급활동 현황 파악, 지원사항 검토 피해자 신원파악 및 상황관리 등 재난 대응업무를 총괄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30 중앙대책본부 용산구 이태원 사고 대처상황 문건을 보면, 행안부의 주요 조치사항은 행안부 장관, 사고현장 방문(1030일 오전 15), 중앙대책본부 가동 운영(1030일 오전 230~)’이 전부다. 중앙대책본부는 참사 뒤 4시간15분이 지나 가동됐고 실질적 조치사항도 없었다. 1029일 오전 827분 충북 괴산군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행안부가 즉시 중앙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상황판단 회의를 열어 대응조치를 취한 것과 대비된다.

재난 대응업무의 총괄·지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는 긴급구조할 소방 인력이 부족하고 현장을 통제할 경찰 병력 파견이 늦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그 결과 인명 피해가 커지고 사상자들은 관리되지 않은 채 뿔뿔이 흩어졌다. 재난관리주관기관 지정 경위와 그 뒤 행안부의 대응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상황전파 지연 및 초동조치 미흡(이상민 장관은 참사 발생 뒤 1시간이 지나 보고를 받았고, 대통령 지시사항은 50분이 지나 각 부처에 전파됐다)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운용 미흡(소방 통신망과 연계해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하지 않았고, 참사에 활용하지 않았다) 이상민 장관의 뒤늦은 현장방문 및 현장 지시의 적절성 참사 발생 뒤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 재난협력실장, 사회재난대응정책관 등은 무엇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궁극적 목적은 재난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해 안전한 사회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재난안전법은 행안부를 포함해 소방,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 재난 업무를 담당하는 여러 기관이 중첩적·경합적으로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에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그 역할과 책무를 분담한다.

재난의 예방 및 대응 체계에서 각 기관의 역할은 무엇인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진상규명의 출발점이다. 현장에서의 긴급구조뿐만 아니라 재난대응의 총괄 문제를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한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이상민 장관 고발사건을 불송치(각하) 처분했고 국정조사에서도 행안부 조사는 일부에 그쳤다. 별도의 재난 원인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이상민 장관과 공무원들이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명확히 조사한 바가 없다는 얘기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행안부에 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필수적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2160600005

서울광장서 159배 올린 이태원 유가족 바라는 건 추모뿐 (경향, 전지현·유경선 기자, 2023.02.16 06:00)

‘철거’ 행정대집행 앞두고

분향소 앞 둘러선 가족들

“광장 지키는 데 역량 집중”

예고했던 철거 미룬 서울시

“불법 시설물” 재차 강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2170600001

이태원 참사 감사 의결해놓고 계획 없다 거짓말 한 감사원 (경향, 조형국 강은 기자, 2023.02.17 06:00)

감사원이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재난 대응의 책임이 있는 국가기관들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중 감사를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 1일 상반기 감사계획을 발표하면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했다. 감사원이 이태원 감사 건이 이슈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거짓 브리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현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몰래 감사를 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16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감사원은 지난 112일 열린 감사위원회의에서 2023년도 업무계획을 의결하면서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 감사를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을 감사해야 한다는 의견은 감사위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의결됐다. 다만 감사위원들은 감사계획에 담는 표현에서 이태원이라는 명칭은 직접 쓰지 않기로 조정했다. 이는 올해 감사계획에서 사회적 재난의 대비체계를 감사하겠다는 내용으로 반영됐다.

특히 감사원은 사회적 재난의 대비체계 항목을 집중적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 중점분야’ 20개 항목 중 하나로 명시했다. 감사원은 올해 감사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고위험 중점분야라며 이를 먼저 설정하고 구체적인 업무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태원 참사를 사회 재난으로 보고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감사계획 중 국민안전’ ‘사회적 재난의 대비체계 등 표현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태원 참사 관련 감사를 시행키로 한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토하지 않는다는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최달영 감사원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1일 올해 감사계획 브리핑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감사가 계획돼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감사계획이 구체적으로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라며 국정조사도 있었고, 검찰·특별수사본부에서도 조사가 있어서 종합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타 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감사를 개시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다수 언론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용산구는 감사 대상에서 빠졌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감사계획은 전무 등의 보도를 쏟아냈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언론의 오보를 유도하고 묵인한 셈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자 일부 감사위원들은 공식 회의 석상에게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이태원 참사에 대해 감사를 한다는 것은 독립된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왜 공식 브리핑에서 거짓말을 했느냐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종합적으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한 후 감사 실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일 경향신문 질의에 다른 기관에서 수사 등을 거친 사안이라 이태원 참사는 포함되지 않은 게 맞다고 했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2170600051

국정조사·검경수사에 이어 감사원까지이태원 감사 쟁점은 (경향, 강은 조형국 기자, 2023.02.17 06:00)

감사원이 올해 상반기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감사를 실시하기로 의결한 사실이 16일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에서 제한적으로 밝혀진 각 행정기관의 책임 소재가 추가로 드러날 지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코드감사 논란을 빚고 있는 감사원이 참사의 책임 소재를 제대로 가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감사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감사 범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감사원법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범위를 행정기관의 사무와 그에 속한 공무원의 직무로 폭넓게 규정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의 중점이 명확히 정해져야 대상 기관도 정해진다면서 감사포인트가 무엇이냐에 따라 감사 대상이 정해질 텐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를 필두로 거기에 해당되는 기관들은 감사 대상에 다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이 결정하기에 따라 감사 범위는 지난해 1124일부터 55일간 진행된 국회 국정조사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지난 국정조사에서는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안부, 보건복지부(중앙응급의료상황실 포함), 대검찰청, 경찰청 및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소방청 및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용산소방서, 서울시 및 용산구 등이 조사 대상이 됐다.

민변 10.29이태원참사 법률대응팀 소속 최종연 변호사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에게 형사책임은 없더라도 참사 대응이 적절했는지, 규정된 직무를 다했는지 등을 더 포괄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면서 감사원은 각 기관에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크다고 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와 국정조사 활동은 한계가 뚜렷했다. 특수본은 전 용산경찰서장과 용산구청장 등 6명을 구속했으나 행안부 장관, 서울시장, 경찰청장 등 주요 기관의 수장들은 한 차례도 불러 조사하지 않았다. 국정조사 역시 맹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감사원의 이태원 감사에서는 각 재난대응 기관에게 주어진 임무는 무엇이고 재난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은 2017년부터 핼러윈 인파관리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2020~2021년에는 경비기동대를 배치했으나 2022년에는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참사 발생 뒤 1시간이 지나 보고를 받았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 발생 4시간이 넘어서 가동됐다. 감사원 감사에서는 이러한 부실대응이  발생했으며 누구의 책임인지 살필 수 있게 된다. 감사 결과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장관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의당의 ‘10·29 이태원참사 대응 태스크포스(TF)’ 의원 및 법률자문위원을 맡았던 권영국 변호사는 책임 규명이 윗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감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면서 감사 진행 상황도 밝히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감사를 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0217073900001?input=1195m

"이태원 명시" 제기됐지만최종계획엔 '고위험 분야' 감사의결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2023-02-17 13:54)

감사원, '이태원 참사' 감사에 "필요성 논의됐으나 최종 포함안돼"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583

이태원 참사 감사 의결 놓고 경향신문-감사원 진실 공방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2023.02.19 17:28)

“감사 의결해놓고 거짓말” 경향신문 보도에 감사원 “법적 대응”

‘정치편향’ 논란 끊이지 않는 감사원… 윤 정부 감사엔 소극적 비판

올해 상반기 이태원 참사 관련 감사를 계획해놓고 감사원이 이를 밝히지 않았다는 경향신문 보도에 감사원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현 정부에 부담 주지 않기 위해 몰래 감사를 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사원의 정치편향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경향신문은 지난 17일 기사 <감사원, ‘이태원 참사 감사 의결해놓고 언론엔 계획 없다 거짓말>에서 감사원이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재난 대응의 책임이 있는 국가기관들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중 감사를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 1일 상반기 감사계획을 발표하면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했다 감사원이 이태원 감사 건이 이슈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거짓 브리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12일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감사위원 전원 동의를 얻어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을 감사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경향신문은 다만 감사위원들은 감사계획에 담는 표현에서 이태원이라는 명칭은 직접 쓰지 않기로 조정했다. 이는 올해 감사계획에서 사회적 재난의 대비체계를 감사하겠다는 내용으로 반영됐다고 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감사원은 이태원 참사 관련 감사를 시행키로 한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토하지 않는다는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다수 언론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용산구는 감사 대상에서 빠졌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감사계획은 전무 등의 보도를 쏟아냈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언론의 오보를 유도하고 묵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감사위원들이 공식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에 이태원 참사에 대해 감사를 한다는 것은 독립된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왜 공식 브리핑에서 거짓말을 했느냐고 항의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감사원은 보도 당일 즉각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감사원은 감사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감사계획을 의결한 바 없다 이태원 참사를 포함한 다양한 재난예방시스템에 관한 감사의 필요성이 논의되기는 하였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에 대한 감사는 최종 업무계획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감사위원들이 감사원장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감사를 배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보도자료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감사원은 국회 국정조사 시정·처리요구사항(독립적 진상기구 설치, 재발방지대책 및 피해자·유가족에 대한 후속대책) 및 후속조치 사항(범정부 국가안전시스템 개선TF ), 검찰·경찰의 수사 경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소추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브리핑 당시 쏟아졌던 이태원 참사 관련 감사 계획 전무 등의 보도와는 뉘앙스가 다른 것이다. 이태원 참사가 주목받지 않기 위해 감사원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보도자료에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하는 등 감사원엔 정치편향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와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 사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관련 통계조작 논란 등 전 정부 활동을 주로 겨냥한 데 이어 방송통신위원회 정기감사, 국민권익위원회 특별감사 등 전 정부 인사가 기관장으로 남아 있는 부처에 힘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8월 감사원이 ‘2020년 상반기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재승인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 중 일부가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정황이 있다며 조사를 벌이자 한국언론정보학회, 한국지역언론학회 등 언론학계는 감사원이 외부 인사이자 민간인인 전 심사위원을 상대로 무리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학회와 시민단체가 추천한 학자 및 전문인들에 대한 조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향후 해당 방송사 재승인 심사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감사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참여연대는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을 감사해달라는 국민감사 청구를 감사원이 거부했고, 이것이 위헌이라며 지난 2일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감사원이 참여연대의 청구 중 의사결정 과정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건축공사 계약체결 과정의 국가계약법 위반 여부만 감사하고 이전 비용 추계·책정 관련 불법성 및 재정 낭비 의혹, 대통령실 공무원 채용 과정의 적법성 여부는 감사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80805.html

[왜냐면] 그날 재난관리시스템은 어떻게 무너져내렸나 (한겨레, 최희천 박사·아시아안전교육진흥원 연구소장, 2023-02-22 18:29)

이태원 참사 진상조사가 밝혀야할 진실③

재난 현장에 몸을 담은 이들은 누구라도 10·29 이태원 참사의 희생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압사 위험을 낮추기 위해 특수 장비가 필요한 것도, 고난이도 역량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현장에서 재난관리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던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답을 찾으려면 경찰 수사가 추구했던 파편적 주제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나라의 재난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먼저 봐야 한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경찰이든 소방이든 지방차지단체든 개별 조직의 역량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은 정부 기능을 모아 체계적으로 대처할 장치를 마련하고 재난 때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대표적 사례다. 주무 부처가 운영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소방 중심의 긴급구조통제단, 유관기관과 지자체 등이 긴밀하게 협력해 재난 상황을 헤쳐나가고 국민을 지키는 의무가 부과된 것이다.

정부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라는 것은 막연한 개념이 아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선 시시티브이(CCTV) 화면에서 인파가 급증하는 상황 압사할 것 같다 112 신고 내용 현장에서 사람들이 이동조차 못 하는 상황 등을 용산구청, 서울시, 경찰, 소방, 행정안전부, 국가위기관리센터가 공유하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해야 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을 만든 것도 현장 상황을 관련 기관이 정확하게 파악·대처하도록 한 것이었다.

또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은 단순히 알아서 잘하라는 것은 아니다. 재난안전관리법은 경찰과 소방이 소통되지 않을 경우 조정 역할로 중앙대책본부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대본은 먹통이었다. 소방의 수차례 지원 요청에도 경찰 경비기동대는 밤 1140분에야 도착해 버스, 승용차, 사람이 엉켜 구급차가 현장에 진입하는 데에만 수십 분이 허비됐고, 병원으로 사망자와 환자들을 이송하는 시스템도 문제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병원인 순천향병원에 의료진이 다수 대기하는데도 정작 생존자는 일부만 보내졌고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망자가 이송됐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소방의 진술을 종합하면, ‘복지부 산하 병실 시스템의 빈 병실 정보에 기반해 서울소방이 현장 소방서장에게 안내했기 때문인데, 이는 현실과 맞지 않았다’.

재난 때마다 중요하게 거론되는 컨트롤타워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재난 현장의 지휘관이 일사불란하게 현장의 요원을 지휘하는 것이 첫 번째고, 각 기관의 역할을 조정하거나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두 번째다. 국회 국정조사에서는 각 기관의 역할을 조정하는 기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맡았어야 하고, 행안부 장관이 컨트롤타워로서 핵심적 조정 역할을 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인파관리가 되지 않은 원인에 대해 정부 기관과 지자체는 인파가 몰리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주요하게 관리해야 할 행사로 인식했지만, 인파 사고의 위험은 몰랐다는 말만 반복했다. 도로 차량통행, 쓰레기, 범죄 등이 인파관리보다 우선순위였다는 각 기관의 진술도 있었다. 사고위험을 몰랐다는 것도, 인파관리가 후순위였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현장의 요원에게만 물을 수 있을까라는 유가족의 질문은 당연하고 정당하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그뿐만 아니다. 국정조사에서 유가족들은 현장에서 사망한 가족이나 친구 옆에 있는데 강제로 분리됐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실종자 신고를 하라고 했다. 그 때문에 가족이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한 채 날이 밝도록 병원들을 뒤져야 했다고 분노했다. “시신을 찾았는데 옷이 벗겨져 있었고 만지지도 못하게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재난 전문가로서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 현재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겠다. ‘그날 재난관리 시스템은 어떻게 무너져 내렸는가라는 의문이 떠나질 않는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788006635513472&mediaCodeNo=257&OutLnkChk=Y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대통령에 면담·사과 원한다”(종합)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2023-02-23 오후 2:11:22)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특별법 제정 등 요구

“직접 사과하라”…대통령 면담요청서 제출

오세훈 서울시장 “광장 분향소 대집행 보류”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2232158005

이태원 참사 유가족 그날도 지금도 국가는 없었다대통령은 공식 사과하라 (경향, 김송이 기자, 2023.02.23 21:58)

대통령실 찾아 공식 면담 요청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요구도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022816021497576

유가족이 밝힌 '이태원 참사' 독립조사기구가 필요한 9가지 이유 (프레시안, 한예섭 기자 | 2023.02.28. 16:17:34)

이태원 유족들, 특별법 제정 촉구  '독립적 조사기구' 왜 필요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며 '왜 추가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한지' 직접 설명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시민위) 28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협과 시민위 측이 함께 마련한 특별법안을 공개했다.

원내 모든 여야 정당에 제안될 해당 법안엔 그간 사회적 참사 현장에서 배제돼온 '피해자 권리의 보호'와 함께 '독립적 조사기구의 마련'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이날 이들은 왜 유가족들이 참사 이후 12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는지, 왜 경찰 및 행정부 등의 기존 기관들이 아닌 '독립적인 조사기구'가 필요한지 그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시민위 소속으로 유가족 법률 대리 등의 활동을 이어온 권영국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할 진상규명의 추가 과제는 크게 아홉 가지다.

첫 번째 과제는 '왜 어느 기관도 이태원 인파 운집에 따른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지 않았는가'에 대한 문제.

권 변호사는 "누구나 (참사 당일)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운집할 것임을 예상했거나 할 수 있었음에도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경찰, 소방, 서울시, 용산구는 그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에 대해 안전관리계획과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라며 "그 원인과 배경을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에선 2019~2021년에 작성된 경찰 측 핼러윈데이 생활안전대책에는 '인파운집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 내용이 포함돼 있던 점 참사 발생 전인 지난해 10 27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112 치안종합 상황실장으로부터 핼러윈데이 관련 대책 보고를 받은 점 등이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조사에선 ' 2022년에는 인파운집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해명이 나오지 않았다. 김 청장은 당시 해당 의문에 '이전의 대책은 코로나 대책이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관련기사  '이태원' 인파관리 책임 묻자, 서울청장 "마약 예방이 중요했다")

권 변호사는 인파운집 관련 대책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책임기관의 무능 때문인지 대통령실 용산 이전, 마약 범죄 단속 강조 등에 따른 업무 편중 때문인지 정권교체 이후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 때문인지 등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과제는 '참사 당일 137명의 경력을 이태원 배치했다'고 밝힌 경찰 측 해명에 대한 의혹이다.

참사 직후인 지난해 10 30일 서울경찰청은 "이태원 일대에 총 137명의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참사 당일 6 34분을 기점으로 '압사'를 언급하는 112 신고가 반복되고 있을 무렵, 이태원에 배치된 경찰관들이 인파운집에 따른 위험을 보고했다는 기록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시민위 측은 "(현장에 경력이 배치됐다면) 그들이 왜 위험을 알리지 않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발생한다"라며 "그 이유와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과제는 서울경찰청이 참사 당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주요 이벤트'로 설정하고 있었음에도 상황관리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이태원 국조특위의 현장조사 과정에선 서울경찰청이 당년도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경찰 측 주요 이벤트로 규정했음이 확인됐는데,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은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 제181항에 따라 인명 및 재산피해의 최소화 및 방지를 위한 업무 수행 활동을 벌였어야 한다는 게 시민위 측의 지적이다.

권 변호사는 이러한 의혹들을 가리켜 "국정조사를 통해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의 부작위들이 참사의 원인임은 밝혀졌으나, 여전히 그 부작위의 원인과 배경, 부작위가 참사에 끼친 영향, 그리고 참사에 대한 책임소재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위는 이어 압사 사고 발생 후 구조 등 대응과정에서 상황전파와 보고의 지체가 왜 일어났는지 참사 발생 후 경찰이 소방의 공동대응 요청에 신속하게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정권교체 후 달라진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의 업무분장 체계가 이태원 참사의 예방과 대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행정안전부장관의 중대본 가동 지연 및 중수본 미설치가 경찰 및 긴급의료지원단의 파견 등 가용인력 동원 및 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한 그로 인한 구조 및 사망에의 영향은 없었는지 희생자별 사망 시점과 사망 경위, 이송 경로가 구체적으로 어땠는지 희생자 수습 및 피해자 지원과정에서의 난맥상이나 인권침해는 없었는지 등을 독립적 조사기구가 밝혀야 할 '남은 과제'로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아홉 개 과제 중 '정부 내 업무분장 체계' '행정안전부장관이 내린 상황판단의 적절성' 등을 묻는 부분의 경우, 특수본이 조사를 포기한 윗선 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필요로 한다. 유가족들이 경찰 및 행정부 등 기존 기관에 얽메이지 않는 독립적 조사기구를 특별법의 핵심으로 꼽는 이유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종철 유가협 대표는 "특수본 수사는 일선 현장 책임자들 중심의 꼬리자르기 수사로 끝났다"라며 "윗선 수사를 포기한 특수본과 다른,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조사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현재 참사 당시 아이들의 소지품을 마약검사한 장소인 다목적체육관, 병원응급실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의 증거보존을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된 상태"라며 "모든 증거가 사라지고 있다. 특별법의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국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유족들이 제안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은 참사의 직간접적 원인과 더불어 책임소재에 대한 규명 수습, 복구 과정의 적정성 사건 은폐 시도 피해자 권리 침해 재발방지 정책 수립 등을 조사 범위로 설정한다. 유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아홉 개 의혹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범위다.

또한 특별법에 따라 설치될 독립적 조사기구는 조사 대상자 및 참고인 조사권한을 가짐은 물론, 그들에 대한 청문회 출석시의 동행명령 권한 자료제출 거부 시의 징계권한 등을 가지게 된다. 시민위는 "조사 대상에 행정부 등 상위기관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출석 및 자료제출 거부에 저항할 수 있는 조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해당 특별법안을 원내 여야 모든 정당에 제출해 검토 및 발의를 제안하고 "여야 합의를 통해 특별법을 제정해줄 것"을 국회에 요구할 예정이다.

김덕진 시민위 대외협력팀장은 "유가족은 유가족이 제시하는 안을 발표하는 것이고, 실제 법안 발의는 여야합의를 통해 국회에 이뤄질 것"이라며 "이제 공은 국회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81772.html

[왜냐면] 경찰의 마약수사 욕심, 이태원 참사 방관했나 (한겨레,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2023-03-01 19:00)

이태원 참사 진상조사가 밝혀야할 진실④

윤석열 정부는 법치주의 세우기를 국정 기조로 강조하며 마약사범에 관한 불법 엄단을 지난해 하반기 주요사업 가운데 하나로 정했다. 10월 들어서는 대통령실과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은 일제히 마약 관련 특별대책을 지시하고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특히 핼러윈 축제에 마약사범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수사의 전기를 마련하려 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1028일 마약류 범죄예방 단속 특별형사 활동계획을 세워 당초 배정한 마약단속반 15명을 50명으로 늘려 잡았다. 용산서 형사과는 다음날 기자들에게 이태원 일대에 마약 단속을 나갈 것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같은 정부의 마약 대응 기조가 이태원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거나 참사 피해를 확대시켰다는 여러 의혹이 제기됨에도 제대로 된 정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먼저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안전사고에 대비해 경비대를 배치할 경우 마약사범들이 오지 않을 것을 고려해 경비대를 의도적으로 배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7~2021 5년 동안 해온 경비대 배치(계획)를 지난해에만 하지 않았다. 몰려든 인파로 인한 인명사고 우려 등 비상사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혼잡경비 인력이 없었던 것이다.

또한 참사 당일 이태원 현장에는 마약사범 검거를 위해 파견된 사복경찰이 수십 명 있었다. 국정조사에서 밝혀진 이태원 참사 직전 경찰·소방·구청 등의 직원 배치현황을 보면, 참사 발생 골목 뒷부분인 세계음식문화거리 주변 일대에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1 2팀과 2 2팀이 배치돼 있었다. 이들은 인파 분산·차단 등의 참사 발생 예방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마약사범을 검거하기 위해 관찰하는 업무가 중심 업무였기에 안전사고 우려가 구체화한 상황에서도 안전사고 대비 업무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특히 참사 당시 목격자와 생존자에 따르면, 골목에 인파가 집중되면서 발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한두 명씩 기절하기 시작했고, 현장에서 구조요청을 계속했음에도 무려 50분 넘게 단 한 명의 경찰관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고 현장이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이때 골든타임을 이미 놓쳤다고 볼 수 있는데, 인근에 배치된 마약수사대 경찰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참사 이후 희생자의 스마트워치를 확인해보니, 경찰에 의해 강제로 인파가 풀린 시간이 밤 1135분께로 확인됐다. 경찰이 기자들에게 마약 단속을 포기하겠다고 문자를 보낸 시각은 1133. 마약 수사에만 몰두해 구조의 외침을 묵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밖에도 희생자들이 병원에 안치됐을 때, 일부 검사와 경찰이 찾아와 범죄와 마약에 연루됐을 수 있다며 유가족에게 부검을 제안한 사실이 있다. 검찰은 광주지검 검사의 자체 판단으로 마약 부검을 제안한 것처럼 답변하고 있으나 검사가 상부 지시 없이 개인 판단으로 유가족에게 마약 부검을 제안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부검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이 희생자를 피의자로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만약 희생자로부터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 이 참사의 원인을 마약 투약하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 몰아 정부의 책임을 희석시키려 했던 것은 아닐까? 열살짜리 아이까지 알코올 검사를 하며 술 먹고 난동 부리다 발생한 사건으로 정부 책임이 없다고 덮어버리려 했던 영국의 힐즈버러 경기장 압사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이태원 참사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고 모두 살릴 수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의 안일한 사고 대응과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적 행태가 많은 인명피해를 야기시켰다. 특히 재난의 대비·대응·수습 전 단계에서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마약 수사 드라이브가 경찰의 기본적 경비행정, 참사수습 행정을 마비시킨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러한 의혹들이 명확하게 설명되고 해소될 수 있도록 보다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303061811001

한동훈 지시로 꾸려진 이태원 유족 법률지원단···유가족협 상담사례 ‘0’ (경향, 강연주 기자, 2023.03.06 18:11)

전체 유가족 상담 건수도 총 21건 불과

“정부 신뢰 문제, 저조한 상담 실적 한몫”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82753.html

[왜냐면] 유가족·생존자의 권리를 그 누구도 보장하지 않았다 (한겨레, 조인영 변호사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 2023-03-08 18:31)

이태원 참사 진상조사가 밝혀야할 진실

이태원 참사 49재 추모제가 진행된 2022 1216,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한없이 밝은 얼굴로 술잔을 샀다. 대통령이 참사에 보인 무심한 태도는 그 자체로 명확한 의미를 갖는다. 국가적 차원에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목놓아 외치는 유가족을 뒤로하고,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사회적으로 애도하고 추모할 참사로 보지 않는다고 외친 것과 같다.

참사에 관한 정부의 대응 전반에 이러한 태도가 깔려 있다. 재난 상황에서 희생자의 신원을 빠르게 확인해 유가족에게 인도 장례 절차 지원 유가족 모임 구성·지원 분향소 설치 의료?심리 지원 등은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마주한 유가족에게 정부가 해야 하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러나 참사 현장에서부터 책임 있는 주체 그 누구도 유가족과 생존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

1029일 참사 당일 희생자들이 있는 다목적 체육관에 도착한 가족은 작은 정보라도 얻기 바라며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현장 공무원들은 실종자 신고를 먼저 하고 집에서 기다리라고 할 뿐이었다. 희생자들이 각 병원으로 흩어지고 유가족이 각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희생자의 모습은 이미 검시가 끝나고 탈의된 상태였다. 병원에 일찍 도착한 가족은 의사가 희생자의 옷을 가위로 자르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장면을 목격해야 했다. 검시 과정에서 잘린 옷을 지금까지 받지 못한 가족들이 존재한다. 왜 검시를 그렇게 빠르게 진행했는가.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자마자 경찰은 유가족과 생존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연고지 장례식장으로 희생자를 옮기려는 가족에게 조사를 받아야만 희생자를 인도할 수 있다며 독촉했다. 참사 현장에서부터 희생자를 내내 지켜온 생존자와 유가족을 나란히 두고 경찰은 유가족에게 이 생존자는 살았는데 희생자가 죽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왜 유가족과 생존자를 이토록 폭력적 방식으로 조사했는가.

보건복지부는 1110일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피해자 심리지원을 심층 관리할 것이며, 의료·경제적 필요사항 등은 이태원 사고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로 연계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과 연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몇몇 유가족은 심리 상담과정에서 2차 가해에 가까운 말을 들었고, 경찰 대응에 대한 불만이 담긴 유가족의 상담 내용이 경찰에 유출되기도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외부활동을 하기 힘들 정도로 몸이 약해져 원스톱지원센터에서 한의원 치료를 안내받았는데, 진료를 받고 나니 지원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정 시기가 지났다는 이유였다. 다른 가족이 나서서 항의하자 원스톱지원센터는 다시 가능하다고 했다가, 재확인하자 또다시 안 된다고 하는 등 여러 번 말을 번복했다. 결국 유가족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심의위원회를 거쳐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왜 유가족이 이런 혼란을 겪어야 했는가.

그 누구도 유가족에게 먼저 묻지 않았다. 유가족이 경험한 내용은 유가족에게 물어서, 유가족이 경험하기 이전 내용은 생존자, 목격자, 구조자, 상인, 참사 현장의 공무원 등을 비롯한 피해자의 증언을 통해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 국정조사에서 진상규명은 공식적 기록과 고위 관계자의 답변을 통해서만 논의됐다. 그 결과, 참사 당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고 참사 뒤 정부의 태도와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유가족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니 이쯤에서 그만 하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40514140004689?did=NA

이태원 참사 159 '추모대회' 희생자 159명 기리며 "끝이 아닌 시작" (한국일보, 김소희 기자, 2023.04.05 19:30)

전국 순회 마친 유족들 맞이 행사

"서울광장서 계속 진실규명할 것"

 

https://www.news1.kr/articles/5019188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재난통신기록 폐기 규탄이상민 파면해야"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2023-04-18 13:37)

"참사 책임 있는 행안부가 스스로 증거 은폐해"

오후 국회 앞 특별법 제정 촉구 1인 시위 돌입

 

https://www.yna.co.kr/view/AKR20230420115700001?input=1195m

4,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동발의특조위에 특검임명 요청권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2023-04-20 15:25)

국회 추천 17인으로 특조위 구성…유가족 등 피해자 지원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4302130015

이태원 참사 반년책임 지고 물러난 고위공직자 ‘0’, 국회 넘은 재발 방지 관련 법안 ‘1’ (경향, 문광호 기자, 2023.04.30 21:30)

사퇴 거부한 이상민 장관

현직 유지…탄핵심판 진행

경찰청장·구청장도 직 유지

유족 ‘특별법 제정’ 요구에

국민의힘 “패륜법” 반대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305010600015

이태원 참사 반년, 유가족은 잊히지 않기 위해 싸웠다 (경향, 윤기은 기자, 2023.05.01 06:00)

진실규명 요구하며 서울광장 분향소 운영·1인 시위 이어가

유가족협 “여당, 특별법 정쟁법안으로 왜곡…즉각 멈춰야”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6120300065

1029일의 기억이 던지는 질문 (경향,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2023.06.12 03:00)

‘1029일 밤, 국가는 없었다.’ 지난 515일 발표된 ‘10·29 이태원 참사 인권실태조사 보고서는 이런 문구로 시작된다. 이 문구는 실태조사에 참여한 생존자가 실제로 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1029일 밤, 사람들 속에서 압박받으며 구조를 기다리던 그때, 그는 국가의 존재를 느낄 수 없었다.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던 국가는 참사 당시에, 그 이후에도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국가의 공백을 메운 것은 시민들이었다. 참사 당시 희생자와 생존자를 돌보고 현장 수습과 구조활동에 함께한 구조자들이 있다. 참사 현장에서 신체적·심리적 부상을 입고 이후로도 후유증을 겪으면서도 그날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연대가 되어주는 생존자들이 있다. 참사로 상처받은 이태원 지역을 지키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과 함께하는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있다. 참사 이후 200일 넘게 지난 현재도 진상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온전한 추모를 바라며 침묵하고 있는 국가를 향해 외치는 유가족과 시민들이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인권실태조사 보고서는 참사 피해자 25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해자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은 단지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다. 보고서 제목 ‘10·29 이태원 참사, 인권으로 기억하고 존엄으로 다시 쓰다처럼 피해자들이 어떠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했고, 그것이 왜 지켜지지 못했는지 국가와 사회, 언론 등의 책임을 묻는 일이기도 하다.

나 역시 실태조사에 참여해 몇분의 유가족과 생존자를 인터뷰하고,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면서 이 부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언어로 참사를 재구성하고, 그날의 진상을 밝히며 추모와 애도, 연대와 치유의 과정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피해자의 이야기는 참사를 고통으로만 남기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연결시키는 힘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더 많은 피해자들이 서로를 만나고 연대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위로가 있잖아요라는 생존자의 이야기, “사회적 재난이나 참사가 있을 때 정신적 치료나 심리 상담보다 유가족들끼리 만나는 게 진짜 중요하구나라는 걸 저는 느낀 것 같아요라는 유가족의 이야기는 연대를 통한 사회적 치유와 회복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국회에 발의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을 두고 여당 등에서는 이를 반대하며 피해자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지금 국회가 해야 하는 것은 많은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들의 권리를 폭넓고 두껍게 보장하는 것이다. 피해자의 권리가 보장될수록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재발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특별법의 피해자 권리 규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7일부터 참사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 농성을 시작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516 재난피해자 권리보호를 위한 인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재난에 대한 지원은 시혜나 박애가 아닌 재난피해자의 권리이므로 재난관리 주체는 재난피해자의 권리 행사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참사 이후 200일 넘게 지난 지금, 책임지지 않는 국가로 인해 유가족이 거리로 나서고 생존자들이 자신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은, 아직도 10·29 이태원 참사를 피해자의 권리로 다시 쓰고 기억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며칠 전 수내역 엘리베이터 역주행 사고처럼 재난 참사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많은 이들이 묻고 있다. 참사 이후 우리 사회에 남은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기억하고 남겨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1029일을 경험한 우리는, 사회는,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06301804001

이태원참사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실효성 있는 조사는 내년 총선에 달렸다 (경향, 윤승민 기자, 2023.06.30 18:04)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은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과 특별검사(특검) 도입 요구권을 명시했다. 본회의 통과까지는 최장 330일이 걸려 내년 5월에야 제정이 가능하다.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실효성 있는 조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특별법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권 의원 183명이 공동발의한 법안이다. 특별법에 따르면 국회 추천을 받은 위원 17명으로 구성된 특조위는 최장 19개월 동안 활동할 수 있다. 특조위는 자료 제출명령, 고발 및 수사요청, 감사원 감사 요구, 청문회 개최를 할 수 있다. 특조위는 필요하면 국회에 특검 도입을 요청할 수 있다. 국무총리 소속 이태원 참사피해구제심의위원회를 두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료지원금, 심리지원, 치유휴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야당이 공조한 패스트트랙 지정은 유족의 노력이 큰 동력이 됐다. 유족은 지난 7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또 시민들과 함께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농성장까지 8.8 18일간 걷는 159km 릴레이 행진도 했다. 지난 20일 민주당과 유족의 간담회에서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민주당과 야 3당은 신속처리안건을 포함해 (참사) 1주기 안에 특별법을 통과시킬 모든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은 전날 패스트트랙 지정동의안을 국회에 공동으로 제출했다. 야당 4당 협력에 따라 이날 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인 재적의원 5분의3(180) 이상인 184명이 찬성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특별법은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에서 최장 180, 법제사법위에서 최장 90일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에 회부된다. 본회의에서 60일 내에 상정되지 않으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표결을 거친다. 본회의 표결까지 최장 330일이 걸리는 셈이다.

야당이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는 직회부 트랙이 아니라 패스트트랙을 선택한 것은 특별법 소관 상임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처럼 상임위에서 5분의 3이상의 동의를 얻어 본회의로 직회부하면 더 짧은 시간이 걸린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60일간 법사위에서 이유 없이 체계자구심사를 하지 않으면 상임위는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요구할 수 있다. 이후 3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서 법안의 본회의 부의 여부를 투표해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부의한다. 이후 상정 절차를 거쳐 본회의 표결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선택하지는 않았다. 지난달까지 본회의 직회부 건 상정 권한을 쥔 행안위원장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지난 14일 민주당 소속 김교흥 의원이 행안위원장으로 새로 선출됐다.

민주당이 여·야 합의를 최대한 유도하면서 21대 국회 내에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명분을 세우기 위해 패스트트랙을 선택한 것으로도 보인다. 법안 내용은 상임위와 법사위의 심사 과정에서 여야 협상을 통해 변경될 수 있다. 본회의 직회부를 거쳐 국회를 통과한 법안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끝내 부결된 점도 야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날 법안 처리 기간을 단축하자고 밝혔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여야만 합의하면 법안 처리 기간은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게 특별법 처리 기간 단축에 협력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무리 늦어도 (참사) 1주기가 오기 전에는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법안 내용에 워낙 독소조항이 많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서 선거(총선) 시기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에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별법이 최장 330일을 거쳐 21대 국회 말기인 내년 5월쯤 제정되더라도 진상조사가 실효성있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야당이 패배할 경우 여당과 정부가 조사를 조직적으로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72517100001722?did=NA

이태원 참사 유족들 "사법은 죽었고, 헌법재판소는 정치적이었다" (한국일보, 서현정 기자, 2023.07.25 19:00)

헌재, 이상민 탄핵 기각에 분노·슬픔 표출

"모든 기관이 159명 외면... 면죄부 준 것"

참사 특별법 제정에 모든 역량 모으기로

“참담하고 아프다.”

25일 오후 2 30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선 일제히 탄식이 흘러나왔다. 헌재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끝내 기각하자, 유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정부와 헌재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에 힘을 쏟기로 결의를 다졌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탄핵심판 선고 직후 연 기자회견 분위기는 예상대로 싹 가라앉았다. 유족 20여 명은 눈물을 훔치거나, ‘이상민 탄핵이 적힌 피켓을 든 채 눈을 꽉 감았다. 희생자 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너무 참담하고 아프다며 울먹였다. 그는 대한민국 모든 행정기관이 159명의 국민을 외면했다면서 행정부 수장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장들이 면죄부를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도 사법은 죽었고, 헌재는 다분히 정부에 대해 정치적이었다 앞으로 국민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결국 윗선 누구도 참사에 책임을 지지 않을 가능성에 분개했다. 이 직무대행은 명확히 정부의 부재가 발견되고 나타났는데도, 인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정부를 규탄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헌재에 의해 부정됐고, 헌재는 (우리 사회가) 무법 상태임을 선언했다고 맹공했다.

이제 유족들의 유일한 희망은 특별법 제정이다.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윤복남 변호사는 헌재가 책임을 묻지 않은 이상 특별법이 더 중요해졌다면서 특별법에 의한 특별조사기구를 통해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이 직무대행은 특별법 통과 시점을 내년 1월로 예상하기도 했다. 유족과 지원단체는 국회 농성도 계속 진행하며 특별법 제정을 압박할 계획이다.

이날 헌재 앞에선 유족 측과 보수진영이 충돌해 회견이 20분 정도 중단되는 사태도 빚었다. 보수 유튜버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태원 참사는 북한 소행이라고 소리치자 분노를 참지 못한 일부 유족이 뛰쳐나와 맞섰다. 이 과정에서 유족 1명이 실신하는 등 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광장 분향소 문제도 길어질 듯

서울시가 철거를 재촉하는 서울광장 앞 분향소 문제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올해 2 4일 참사 발생 100일을 맞아 이곳에 분향소를 설치했지만, 서울시는 변상금을 부과하는 등 불법 시설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는 분향소를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나 광장 인근 건물 안으로 옮길 것을 권했으나 유족들은 건물 내부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에 부적절하다며 거부했다.

이 직무대행은 당분간 분향소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참사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고, 충분한 추모가 이뤄졌을 때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겠다는 입장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307252113005

이태원 참사 유족들 “159명 죽음에 아무도 책임 안 져각자도생의 사회 살아야 (경향, 김세훈 기자, 2023.07.25 21:13)

“헌재, 헌법이 부여한 책임 부정…죽은 사법에 애도 표한다”

특별법 통과 촉구…기자회견 중 보수단체와 충돌해 실신도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07262143005

이태원참사 특별법 필요성 커졌다 (경향, 윤승민 기자, 2023.07.26 21:43)

야당, 헌재 ‘탄핵 기각’ 놓고

이상민 자진사퇴 연일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태원 참사 대응 책임에 대한 국회의 탄핵 요구를 헌법재판소가 전날 기각하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라며 이 장관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참사 진상규명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를 반헌법적 행위라고 한 정부·여당의 반응에 대해 정부·여당, 양심을 회복하십시오. 정신 차리십시오. 그리고 최소한의 책임을 느끼십시오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헌재의 결정으로 (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는다고 해서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다. 책임을 면한 것도 아니고 훈장을 받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주무 장관, 그리고 정부로서 최소한의 겸손함과 미안함, 또 책임감으로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무한책임을 갖고 특별법을 제정하겠다. 모든 과정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부분은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장관) 탄핵이 기각됐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특별법 처리가 중요해졌다 민주당, 정의당 등 모든 야당이 힘을 합쳐서 반드시 통과시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 그 외에 진상규명의 과정 속에서 (정부의)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야당 주도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렸다. 최장 330일 계류 기간을 거쳐 21대 국회 임기 내인 내년 5월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제정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8032017005

탄핵 기각이 면죄부일까? (경향,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3.08.03 20:17)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기각 결정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탄핵소추 과정만큼 치열하게 대치되고 있다. 집권여당은 탄핵소추권을 남용했다며 야당들을 몰아세운다. 지난번 검찰개혁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의 결과를 놓고 헌재를 폄훼하던 태도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야당들은 헌재 결정에 유감을 토로하면서 책임정치가 상실된 상황에 대한 무기력을 드러내고 있다. 시민사회 일각에선 헌재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헌재의 결정이 있을 때마다 일희일비하며 찬양론과 무용론을 번갈아 제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 민주공화제의 관건인 기본적 인권이나 민주적 자치를 보장하는 데 헌법재판이 기여해 온 바를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헌법재판의 긍정적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정치의 과도한 사법화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균형 잡힌 이해를 모색하는 일이다.

이번에 헌재는 헌법상 탄핵심판제도가 공무원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정치적 탄핵제가 아니라 헌법이나 법률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묻는 사법적 탄핵제임을 다시 확인했다. 사실 장관에 대한 정치적 통제의 방편으로 탄핵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통제하는 긍정적 의미가 있는 반면 역설적으로 대통령의 내각 통솔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부작용도 동시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헌재에 탄핵심판권을 부여한 것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인사문제에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기보다는 원칙적으로 정치권에서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헌법질서 훼손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의 경우에는 수동적 차원에서 인사권의 외적 한계를 설정할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상민 장관이나 이 장관을 계속 신임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탄핵기각으로 159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모든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는 면죄부를 받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탄핵의 요건이 한정적이어서 정치적 사유에 따른 탄핵을 허용하지 않는 만큼 사법적 탄핵 기각의 의미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헌재는 단지 이 장관의 직무수행이 사법절차에 따라 파면을 할 만큼 중대한 헌법 및 법률 위반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를 사후적으로 대응하면서 보인 부적절한 말과 미흡한 행동에 비춰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받고 있는 공적 책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지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여전히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그러한 지위를 위임한 주권자인 국민에게 남겨져 있는 것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총괄조정 책임자가 수행 운전기사를 기다린다고 대통령 주재 긴급상황점검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현황 오도성’ ‘책임 회피성 발언을 계속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애당초 주무장관이라는 지위는 개인적 고의나 과실을 넘어 참혹한 결과가 발생한 사실만으로도 기본권 보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과 정부를 대표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해임 건의와 탄핵소추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을 비롯해 누구에게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결정에 대해 앞으로 치러질 선거나 국정운영 과정에서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헌재는 주어진 수동적 직분상 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았을 뿐 그에게 최종적인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이 그런 권한을 가진다. 대통령과 국회의 협치를 전제로 한 공화적 권력구조를 고려할 때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가 이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나 탄핵소추를 통해 달성하지 못한 책임추궁을 우회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예컨대 유가족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입법적 대응에 대한 정치적 평가 역시 오롯이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다.

덧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목숨들의 원혼을 달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어떻게, 어느 수준까지 다잡을 것인지의 문제에 대한 해결은 이번 탄핵 기각으로 끝난 게 아니다. 탄핵 기각은 오히려 국회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호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에 의해 애써 무시되고 지체되어온 정치적 책임추궁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민적 노력의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할 뿐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308082122025

이상민 탄핵 면책한 헌재, 존재 이유 스스로 허물었다 (경향, 김희진 기자, 2023.08.08 21:22)

전문가들, 민변 좌담서 비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한 헌법재판소를 두고 전문가들이 헌법재판소가 스스로를 탄핵했다고 비판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물어야 할 헌재가 장관의 의무를 협소하게 해석해 면책해줌으로써 스스로 존재 이유를 허물었다는 것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8일 오후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이상민 장관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비평했다.

전문가들은 헌재가 헌법이 아닌 법률을 어겼는지에 집중해 견강부회식 해석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헌법 제34조에 따르면 국가는 모든 재난에 책임을 지는데도 헌재가 이 전제를 간과한 채 재난안전법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는 법률 조항을 파편화해 미분함으로써 총체적 법률적 책임조차 수많은 작은 조각으로 해체했다 헌재처럼 꼼꼼한 법률 해석과 적용을 유지하면 탄핵을 통해 파면될 공직자는 없다고 했다. 탄핵심판에선 안전과 재난의 총괄 책임을 이 장관에게 계속 맡길 수 있는지를 헌법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의 기본권 보호의무와 성실의무를 헌재가 지나치게 느슨하게 따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재는 당시 국가가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든지 또는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불충분한 조치에 그치는 등 적절하고 효율적인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음이 명백한 경우에 한해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헌재가 이런 심판기준을 택할 때부터 결론이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헌재 연구관을 지낸 김선휴 변호사(법무법인 이공) “(이태원 참사는) 참사 대응의 가장 핵심적 문제로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계속 지목됐다 그런데도 일정 부분 (의료·소방) 시스템이 작동했고 이 장관이 시스템 작동 결과를 보고받았거나 보고에 따른 원론적 지시를 했다고 해서 성실의무,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에 면죄부를 준다면 과연 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아닌 행정부의 장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있어야 한다고 본 헌재 판단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과 달리 행정 각부의 장은 민주적 정당성을 간접적으로 부여받았고 임기나 해임 사유도 정해져 있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심판 기각 결정으로 이제 더 이상 행안부 장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회는 없다 국민 입장에선 누구를 믿고 우리 생명과 안전, 재산을 맡길 것인지에 대한 답이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103703.html

[왜냐면] 이상민 장관 탄핵 기각에도 이태원 참사는 아직 진행형이다 (한겨레, 최영승 |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2023-08-09 18:16)

10·29 이태원 참사 책임과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를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소(헌재)가 기각했다. 이 장관은 참사 관련 사전 예방과 사후 재난대응조치 및 발언에 있어서 헌법·법률 위반을 이유로 국회로부터 탄핵을 소추당해 심판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헌재는 기각 이유에서 이 장관이 재난안전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거나 국민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태원 참사의 법적 책임 규명을 위해 경찰은 대규모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 바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재난안전관리사무의 최종 책임자가 경찰의 상급부서인 행안부 장관인 관계로 윗선 수사가 제대로 될 리 없음을 이미 알아차렸다. 예상대로 경찰은 관할 구청장, 경찰서장 등에 대해서만 칼끝을 겨누고 더 윗선은 다가가지 못했다. 검찰 또한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회 차원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가 있었으나 미완성에 그쳤다는 평가가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국회가 이 장관에 대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들어 탄핵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행안부 장관이 재난안전에 관한 정책을 총괄하므로 일상 공간에서 발생한 사회재난과 인명피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주최자 없는 축제의 안전관리나 매뉴얼 규정 미비, 정부기관 간 통합 대응역량 부족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이 장관 개인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주최자 없는 행사일수록 더 무질서하며 위험에 노출될 것임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거기다 축제 기간 인파밀집을 예상한 언론보도가 있었음을 헌재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다중밀집사고 자체를 예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폈다. 이 행사가 전부터 있어 온 것이었음에 비춰 무책임해 보이는 헌재의 인식은 국가가 내 안전을 지켜주리라 믿는 국민을 불안하고 허탈하게 한다.

탄핵 기각이 이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헌재는 재난과 안전에 관한 책임이 행안부 장관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재난대응의 미흡함만으로는 탄핵심판절차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더욱이 일부 재판관은 여전히 이 장관의 사후 재난대응이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에 위반되고 일부 사후 발언은 국가공무원법상의 품위유지의무에 위반됨을 지적하고 있다. 헌재 결정과는 별개의 책임이 수반돼야 하는 까닭이다.

그동안 이태원 참사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을 보지 못했다.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다지만 참사 뒤 지금껏 보여준 언행으로 봐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대신 적당한 선에서 법적 책임으로 끝내고 덮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헌재 결정이 있은 뒤 이 장관은 더 이상의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힘 모으자고 했다. 거기에서 이태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사과의 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야당의 탄핵소추권 남용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언급과도 궤를 같이한다. 탄핵소추를 정쟁으로 몰아간 데서 참사 당시나 지금이나 이 사태를 대하는 일반 시민의 눈높이와 확연한 인식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참사는 유족과 시민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와 희생자를 무방비로 내몰았다는 무거운 채무를 안겨줬다. 동시에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인재성 참사를 두고 법적 책임만으로 유족과 시민을 치유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깊다. 반드시 정치적 책임이 선행되고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하는 이유다.

헌재의 탄핵 기각이 이태원 참사의 끝은 아니다. 오히려 국가의 부채를 확인하고 완수해야 할 과제를 던져줬다. 그런 면에서 이태원 참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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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1018490005752?did=NA

"정부 진실 규명 책임 다해야"'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눈물 속 공식 출범 (한국일보, 강지원 기자, 2022.12.10 19:20)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명 모여

유가족 "성역없는 수사로 책임자 엄정 처벌"

권성동 발언에 유가족 "갈라치기 하지 말라"

이태원 참사발생 42일째인 10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정부의 철저한 진상 규명 등을 요구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정동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기자회견을 열고 진행 상황과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158명 중 97명의 유족 170여 명이 참여해 구성됐다.

유가족들은 "정부는 성역 없는 수사로 그날의 진실을 밝혀야 하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 책임자들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강력 처벌 정쟁을 배제한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 유가족 소통공간 마련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간 마련 희생자를 향한 2차 가해 처벌 등을 요구했다.

유가족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기자회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회견 도중 곳곳에서 통곡이 쏟아졌고, 일부 유가족은 회견 도중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씨 부친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오늘 처음 만나는 유가족이 50여 명이다. 희생자 유가족 연락처를 확보하려고 미친듯이 돌아다녔다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유가족이 만나서 서로 울고 껴안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부에서는 아직도 연락처를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해체했는데, 유가족과 소통도 없이 중대본을 해체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고 김지연씨의 어머니 김채선씨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책임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식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제발 유가족 입장을 생각해달라내 자식들이 길거리 지나가다 참혹하게 고통당하며 죽더라도 가만히 손 놓고 계셨겠나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시민단체 결합 정부 압박 지양"에 유가족 "우리가 반정부 세력인가"

이들은 논란이 불거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가족협의회 출범을 알리며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 있다고 썼다.

이에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세월호 유가족이 반정부 세력입니까, 저희가 반정부 세력입니까, 세월호 유가족도 자식을 잃고 슬픔과 비통함 때문에 억울함을 풀어달라 요구했고, 저희도 마찬가지다세월호 때 어떻게 했는지 한번 더 자신들을 돌아보고 저희한테 얘기해달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갈라치기하고 왜 국민한테 진실을 호도하는 것인가라며 이게 정부가 할 일이고 책임있는 여당이 할 일입니까라고 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발생 49일째인 16일 오후 6시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시민 추모제를 열 계획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1210040800004?input=1195m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식 출범행안부장관 파면 요구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2022-12-10 19:22)

진상규명·2차 가해 대응 결의…국정조사·책임자 처벌도 촉구

'세월호 길 가지말라' 권성동 페북글에 분노…"자성하라" 비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만든 협의체가 10일 공식 발족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컨퍼런스홀에서 창립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 명예 회복과 철저한 진실·책임자 규명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 명으로 구성됐다. 대표는 고() 이지한 씨 아버지 이종철 씨가 맡았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 2차 가해에 적극 대처할 것 10·29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한마음으로 행동할 것 등을 결의했다. 또 정부에는 국정조사, 성역 없는 수사,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과 함께 유가족 소통공간과 희생자 추모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창립선언문을 낭독한 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을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유가족은 기자회견 도중 오열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은 실신해 119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협의회는 아울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참사 생존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 유가족은 "지금은 유가족이 모였지만 생존자분들도 매우 힘들 거로 생각한다""생존자 여러분이 그날 상황에 대해 제발 증언해달라. 용기 내달라"고 당부했다.

협의회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데 대해 분노를 표하며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협의회 부대표 이정민 씨는 "세월호가 간 길이 대체 어떤 길이냐. 어떤 길인데 안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세월호 때 정부와 여당 책임자의 태도를 다시 한번 돌아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이 '재난의 정쟁화라는 국민적 의구심이 있다'고 표현한 데 대해 한 유가족은 "심장 같은 아들을 떠나보내고 수액으로만 살고 있는데 여기에 무슨 정쟁이 있냐"고 울부짖었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달 16일 오후 6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함께 '참사 49일 시민추모제'를 할 예정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1050.html

사과 못 받았는데 왜 가만히 있어야 하나한데 뭉친 유족들 (한겨레, 장예지 기자, 2022-12-10 19:24)

이태원 유가족협의회, 참사 42일 만에 출범

같은 날 권성동 “세월호와 같은 길 가선 안 돼”

유족 “억울함 풀어달란 것뿐…손 내민 적 있나”

아들과 여자친구를 나란히 봉안당에 모시고 돌아온 뒤 그곳에 한 번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묻고 온 상황에 정쟁이 무엇인지 저는 모릅니다. 전 아직도 아들이 어떻게 죽어서 병원에 어떻게 갔는지도 몰라요. 봉안당을 가보지도 못하는 부모의 심정을 왜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왜 우리를 길거리에 내모는 건지. 사과를 받지도 못했는데 왜 우리가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1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창립선언기자회견에서 희생자 고 김현수씨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며 오열했다. 참사 발생 42일 만에야 제대로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된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명은, 이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유가족협의회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족들은 다른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울었고, 몇몇 유족은 눈물을 흘리다가 실신하거나 쓰러져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정부가 유족들끼리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지 않으면서, 가족들은 알음알음 모인 끝에 스스로 협의회를 꾸렸다.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맡은 고 이지한 배우 아버지 이종철씨는 오늘 처음 만난 가족들 수만 50여명이다. 40여일간 희생자 유족 연락처를 확보하려고 미친듯이 돌아다녔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에 몇 번을 말했지만 정신과 치료 받아라’, ‘상담을 받아라는 것뿐이었다며 그간의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씨는 이어 “(행안부는) 저희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를 해체했다. 그 뒤 유가족 통합지원센터에 전화하니 유가족과 소통할 계획도 없고, 위에서 지시가 내려온 적도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어렵게 만난 유가족을 대상으로 막말에 가까운 정치인의 발언에 유족들은 분노했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유가족협의회 출범에 앞서 페이스북에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정쟁을 넘어 시스템 개선으로 가야 한다.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협의회 부대표 이정민씨는 권성동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면 안 된다고 한다. 그것은 어떤 길인가. 세월호 유가족도 자식을 잃고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했고, 저희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우리한테 손을 내밀어 줬는가라며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것인가. 이게 정부와 책임있는 여당 책임자가 할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날 가족들은 창립선언문에 정쟁을 배제한 철저한 국정조사·성역 없는 수사 등 참사 진실규명 활동 촉구 책임자 강력 처벌 유가족 소통공간 마련 및 추모공간 설치 2차 가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등을 선언했다. 이들은 유가족협의회 구성에 불순한 의도로 그 활동을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 추모는 유가족들의 권리이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약속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71115.html

국힘 이상민 해임안에 이태원 국조 흔드나진상규명 시간 흘러가 (한겨레, 오연서 심우삼 기자, 2022-12-11 17:23)

여야, 15일 예산안 처리키로

국정조사는 다음달 7일까지…한달도 확보 못해

국민의힘, ‘이상민 해임’ 반발…국조위원 사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발 탓에 다시 기우뚱하고 있다. 여기에 2023년도 예산안 처리도 늦어져 실제 활동 기간이 3주 남짓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만희 국민의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간사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조를 시작도 하기 전에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처리하고, 나아가 탄핵을 공언하는 것 자체가 이태원 참사를 정쟁화 내지 정치화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국민의힘 소속) 국조 위원들은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전원 사퇴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은 이 의원을 포함해 김형동·박성민·박형수·전주혜·조수진·조은희 의원 등 7명이다.

강경파인 친윤계장제원 의원은 국조 회의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들(민주당)이 요구한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 애초 합의해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고 썼다.

그러나 지도부는 국정조사 거부에는 신중을 기하는 태도다. 이미 합의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보이콧하면 여론의 비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 당 지도부 의견을 모아봐야 한다“(국정조사 참여 여부를) 12일쯤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한겨레>개인적으로는 야당 단독으로 국정 조사를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약속을 저쪽(민주당)이 어겼지만,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정 조사 실제 활동 기간도 줄어들고 있다. 여야는 오는 15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지난 10일 합의했다. 여야는 지난달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통과시키면서 이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45일 동안 국정조사를 진행하되,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직후 현장방문·청문회 등 본조사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면서 본조사는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합의대로 15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한다고 해도 국정조사 활동 기간은 3주 남짓한 23일에 그친다. 이마저도 주말을 빼고 나면 열엿새 뿐이다. 여야는 본회의 의결을 통해 국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일부에서는 여야 대치 탓에 한 차례의 청문회도 열지 못한 채 끝난 2014년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국조특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는 12일 본조사 준비를 위해 국조특위 전체회의를 열려고 했지만, 예산안 통과가 안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국정조사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1120.html

이태원 유족들, 이상민 해임안 통과 환영국힘 국조특위 파행엔 우려 (한겨레, 장예지 기자, 2022-12-11 18:02)

참사 42일 만에 유가족협의회 출범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묻기 위해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 장관 파면을 요구해 온 희생자 유족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파행 위기를 맞은 국회 국정조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11일 오전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당 단독 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소속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위원들이 전원 사퇴하자, 유족들은 환영과 우려가 교차한 모습이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종철(고 이지한씨 아버지)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해임건의안 통과 자체는 환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끼는 장관이라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하겠지만 그래도 야당에서 이렇게 해 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희생자 고 서형주씨 누나 서이현씨는 유족들이 요구했던 이 장관 파면 요구도 정쟁으로 몰아가니 국정조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국정조사 시작조차 이렇게 힘드니 쉬운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8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상민 장관은 이태원 참사 최고 책임자 중 한 명으로 파면과 함께 시급히 수사를 받아야 할 인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장관을 즉각 파면하고 국민의힘은 유가족·피해자 가슴에 대못을 박는 후안무치한 방패막이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국정조사에 조속히 복귀하라는 성명을 냈다.

전날 전체 희생자 158명 중 97명의 유족 170명이 모인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출범했다. 정부의 비협조와 갈라치기 시도 속에 참사 발생 42일 만에야 어렵게 얼굴을 맞댈 수 있었던 가족들은 여당 정치인의 막말에 분노했다. 유가족협의회 출범에 앞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핵관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요구에 대해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이정민씨는 세월호 유가족도 자식을 잃고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했고, 저희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우리한테 손을 내밀어 줬는가.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것인가. 이게 정부와 책임있는 여당 책임자가 할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유족들은 창립선언문을 낭독한 뒤 이상민을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유족들은 다른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울었고, 몇몇 유족은 눈물을 흘리다가 실신해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한 명은 119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유족들은 유가족협의회 구성에 불순한 의도로 그 활동을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 추모는 유가족들의 권리라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212112110005

참사 42일 만에 닻 올린 유가족협의회 이상민 파면하라 (경향, 윤기은·김송이 기자, 2022.12.11 21:10)

170명으로 공식 출범…국정조사·2차 가해에 적극 대처 요구

권성동 의원 ‘세월호 길’ 발언엔 “갈라치기·진실 호도” 분노

시민대책회의 “이 장관 파면을”…16일 이태원역서 추모제

이태원 핼러윈 참사희생자 유가족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참사 발생 42일 만인 10일 공식 출범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발생 한 달 보름이 가깝도록 미온적인 정부의 진상규명 의지를 규탄하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했다. 11일 국회에서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데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유가족협의회는 10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열린 창립 선언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온전한 추모와 이를 위한 철저한 진실 및 책임 규명을 목적으로 협의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유가족 소통공간과 희생자 추모공간 마련, 2차 가해 적극 대처 등을 요구했다.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명으로 구성된 유가족협의회는 향후 별도 법인으로 등록해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참사 희생자 이주영씨의 부친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길을 가다 예기치 못한 위험을 맞닥뜨리고 허무하게 생을 마감해야 했던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어떤 사전 대책도 세우지 않았고, 구조 요청을 외면했으며, 참사 수습을 제대로 못해 인명 피해를 야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족협의회는 정부를 향해 참사 피해자들 간 소통을 보장해달라고 했다. 고 이지한씨 부친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참사 이후 40여일간 유가족들 연락처를 확보하려고 여기저기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고 했다.

이종철 대표는 “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해체 뒤 원스톱 통합지원센터에 전화하니 유가족들과 소통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적이 없으며, 소통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가족들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유가족협의회 출범을 앞두고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한 데 대해 분노했다. 권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이정민 부대표는 세월호가 간 길이 어떤 길인데 가면 안 된다는 거냐정부는 유가족들을 모아놓고 책임자로서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 해달라는 요구를 외면했다.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고 진실을 호도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현수씨 모친 A씨도 아직도 가슴이 아파 아들 봉안당에도 한 번 못 갔다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무엇 때문에 정쟁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문을 낭독한 뒤 이상민을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유가족협의회는 오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이태원 참사 49재를 지내고, 저녁에는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이종철 대표는 11일 기자와 통화하며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환영이라면서도 어차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인데, 저희들은 바로 (이 장관) 탄핵소추로 갔으면 했다고 말했다. 여당의 국회 국정조사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서는 그것도 그 사람들 시나리오에 다 있는 것이고 그럴 줄 알았다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참여연대·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74개 시민단체가 만든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장관은 참사 책임을 지고 파면돼야 마땅하고 법적인 책임을 가리기 위해 시급히 수사를 받아야 할 인물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파면을 요구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1618.html

움츠러드는 이태원 생존자들고립 막아야” (한겨레, 채윤태 기자, 2022-12-14 18:15)

국가트라우마센터 상담 권유하지만 12%가량 거절

“정부, 유가족·생존자에 지속해서 상담 권유해야”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12142055025

트라우마에 스러진 10방치된 이태원 참사 치유 (경향, 강연주 기자, 2022.12.14 20:55)

친구 2명 잃은 고교생 극단 선택

“희생자 모욕 댓글 보며 고통받아”

참사 정쟁화·중대본 조기 해체로

수습커녕 피해자들 더 힘들게 해

“범정부 차원 재난 대응 부재한 탓”

이태원 핼러윈 참사생존자인 고등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학생은 참사 이후 심리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았지만 트라우마를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심의 사고 수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서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참사를 겪은 고등학생 A군이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의사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군은 참사 당일 현장에 있다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함께 이태원에 갔던 친구 2명은 사고로 숨졌다. A군은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에 죽은 친구들 장례식에 가야 한다며 퇴원했다고 한다. 참사 발생 일주일 만에 등교한 A군은 정신적 충격으로 힘들어했고, 이 때문에 정기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A군은 특히 악성 댓글에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어머니는 이날 MBC와 인터뷰하며 “(아들이) 11월 중순 정도에 울면서 얘기한 적이 있다. ‘연예인 보러 갔다가 죽은 것 아니냐고 죽은 친구들을 모욕하는 댓글을 보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내더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부상을 입었다가 회복 중인 학생은 14일 현재 5명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생존자 학생 소속 학교에 대해 관할 Wee 센터에서 긴급 심리정서 지원상황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 지원할 계획이라며 일반 학교에 대해서도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교직원, 학생, 학부모, 관리자 등 대상별 심리정서 지원을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피해자 중심의 참사 수습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재난대응기구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사건 발생 한 달 후인 지난 2일 해체했다. 중대본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은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 대응·복구하는 기간동안 기구를 운영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도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의 심리적 치유와 돌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중대본을 조기 해체한 것이다.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중대본 운영기간이 짧은 편이다. 2014세월호 참사당시 중대본은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로 확대됐다. 운영 기간도 416일부터 1118일까지 7개월간이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9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발생 시에도 중대본은 530일부터 730일까지 2개월간 운영됐다.

서울시자살예방 센터장을 지낸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중대본을 일찍 닫아버렸는데, 이 기구가 없으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중대본이 있을 때보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심리지원을 위한 소통이 잘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며 재난을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 생존자·유족의 심리적 외상 키우고 책임 떠넘겨

참사를 정쟁적 사안으로 대하는 여권의 태도, 거기에서 비롯된 일부 여권 인사들의 막말이 제대로 된 수습과 치유를 저해하고 유족과 생존자의 심리적 외상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1SNS애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합의해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고 적었다.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은 유가족들을 향해 나라 구하다 죽었냐고 막말을 했다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시민참여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참사 유족들을 향한 모욕성 댓글 등이 생존자들을 위축시킬뿐더러 일상으로의 복귀를 방해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생존자들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를 표해야 하는데 중대본 해체 이후 사실상 책임을 생존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교수는 유가족이나 생존자들이 모여 함께 울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분향소를 비롯한 애도의 공간을 더욱 장기적으로 마련하고, 유가족들을 위한 세밀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21419313711833

"처음부터 정부에서 유가족 모아 슬픔을 나눌수 있게 해줬다면..." (프레시안, 이상현 기자 | 2022.12.14. 22:51:45)

[현장]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 녹사평역 인근 광장에 시민분향소 설치

"1029일 이후로 여러분들이 우리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의 이름과 영정이 국민들한테 공개되는 게 패륜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정부에서 유가족 모여서 같이 슬픔을 국민 여러분과 나눌 수 있게 해주었다면..."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영하 11도인 14일 저녁, 녹사평역 인근에 시민분향소가 마련됐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함께 이날 설치한 시민분향소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76명의 영정이 걸려있었다.

사진 아래로는 희생자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혀있었다. 이 대표가 말하는 동안 희생자 유가족들은 영정 앞에서 흐느끼고 있었다.

"국가 추모기간 동안 아이들을 위해서 잘 가라고 말씀해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드디어 아이들이 여러분들을 만나 뵙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얼굴 하나하나,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시면서 잘 가라, 수고했다,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다시 한번 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꼭 오셔서 추모 부탁드립니다."

"진짜 애도는 이제부터"...유족들이 분향소에 직접 영정 걸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시민대책회의가 시민분향소를 설치한 녹사평역 인근 광장은 참사 이후 국가 애도기간 중 정부가 설치한 합동분향소와 같은 곳이다.

다른 점은 이번 분향소는 정부가 아닌 유가족이 시민사회와 함께 계획해 마련됐다는 점이다. 국화꽃만이 있던 기존 분향소와 달리 희생자 76명의 사진과 이름도 걸려있다.

희생자 17명은 유족의 의사로 이름만 적혀있다.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아직 희생자의 죽음을 할머니,할아버지 등 가족에게 차마 말하지 못해 사진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는 분들도 계셨다"라고 전했다. 유가족협의회가 의사를 파악하지 못한 나머지 희생자들은 국화꽃 사진만이 걸려있다.

몇몇 유족들은 희생자 영정을 직접 분향소에 걸기도 했다. 군데군데 비어있는 분향 공간을 품에 안고 있던 영정으로 채워나갔다. 유족들은 영정을 걸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예 영정을 채 걸지도 못하고 가슴에 품고 주저앉아 한참을 우는 유족이 있는가 하면, 사진을 걸고 분향소 기둥을 잡은 채 오랫동안 서 있는 유족도 있었다.

참배와 헌화를 마친 유족들은 시민분향소 앞에 서서 울분을 쏟아냈다. 한 유족은 "오늘 이태원이라는 곳을 50 넘게 살면서 처음 왔다"라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발걸음이 안 떨어지고, 숨이 안 쉬어지는데 그래도 이태원역 1번 출구로 찾아갔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우리 아이들 잊지 않고 (이태원역에) 찾아주시는 덕분에, 자원봉사자분들이 추운 날씨에 지켜주고 계셔서 감사하다고 머리 숙였습니다. 그런데 해밀턴 골목을 보고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 길이 긴 길인 줄 알았는데 어른 걸음으로 몇 걸음도 되지 않는 곳에서, 그 많은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차로변도 넓었습니다. 오후 6시에 시민 목소리에 조금만 더 귀 기울였으면 이런 참사 안 일어났습니다. 이태원역에서 가까운 용산구청, 경찰서에서 (참사 현장까지) 걸어서 10분도 안 됩니다. 그 시간에 당신들은 뭐 하셨습니까. 당신 아들이 죽어간다고 전화해도 10분 거리를 차로 올 수 있나요? 부모들은 아이 소식 듣고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와, 그날 새벽, 아침 순천향병원, 주민센터 또다시 순천향병원으로 아이 찾아 헤맸습니다.

당신들은 그 시간에 뭐 하셨나요. 용산 경찰서, 행안부, 대통령실은 저 아이들 158, 오늘 159명까지 눈동자를 똑바로 봐야합니다."

유족들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고, 추모하는 시민분향소

유족들은 시민분향소 설치 계획을 알리며 기존 정부 주도로 운영됐던 분향소와 애도 방식을 지적했다. 유가족협의회는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의 의사는 확인하지도 않은 채 영정도, 위패도 없이 설치됐다"라며 "정부는 사태 축소와 책임 회피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사고 사망자' 현수막을 걸어 유가족의 찢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제부터라도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희생자를 향한 추모와 애도를 시작하려고 한다"라고 시민분향소 취지를 밝혔다.

시민분향소 설치과정에서는 기존 녹사평역 광장에서 '이재명을 수사하라' 피켓을 내걸고 있던 보수단체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수단체 일부는 분향소 바로 인근에서 2차 가해성 발언을 유족들에게 쏟아내기도 했다.

참사 희생자 유족 한 명은 시민분향소 설치가 시작된 시점부터 녹사평역 광장을 지키고 있었다. 이후 도착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손을 잡고 울기도 했다. 김 씨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청년노동자다. 유족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서 나왔다"라고 말했고, 김 이사장은 "유족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건 진상규명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열악한 방송환경 노동실태를 고발하며 세상을 떠난 고 이한빛 PD 아버지인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도 시민분향소 앞에서 유족 손을 잡고 "같이 눈물 흘려주려 나왔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시민분향소 와서 사과해야"

유족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시민분향소에 와서 사과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 앞에 와서 '내가 잘못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정말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라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도 윤 대통령에게 "어찌하여 유가족과 싸우려고 하나"라며 "금요일까지 와서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49일째인 16(금요일) 저녁에는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이름의 시민추모제를 전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경기 지역은 이태원역 앞 도로에서 진행된다.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부대표는 "이제야 저희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추모다운 추모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라며 "아이들이 편안하게 갈 수 있게끔 많은 국민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21420223923816

사망한 '이태원 참사' 10대 생존자, 악성 댓글에 고통받았다 (프레시안, 허환주 기자 | 2022.12.14. 22:51:00)

참사 이후 일상 회복 위해 노력했으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태원 참사 10대 생존자가 악성 댓글에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A군 유족은 14일자 <M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1월 중순 정도에 울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자기 죽은 친구들을 모욕하는 듯한 댓글들을 보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밝혔다.

숨진 A군은 '연예인 보려고 놀러 가서 그렇게 다치고 죽은 거 아니냐'와 같은 댓글에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 두 명과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갔던 A군은 밤 1030분까지 집에 오라는 부모의 당부대로 지하철을 타러 가던 길에 친구들과 함께 인파에 갇혔다. 40분 넘게 깔려 있던 A군은 의식을 잃기 직전 구출됐으나 A군은 바로 옆에서 친구들이 숨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참사 이후 A군은 일상 회복을 위해 일주일 만에 다시 학교를 다니며 병원 상담도 진행했다. 하지만 악성 댓글로 인한 스트레스는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절친했던 친구들의 죽음도 10대인 A군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A군 어머니는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두 친구가 전부였던 것 같다""그런 친구가 없어졌으니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답답함, 하소연을 여러 번 했다"고 밝혔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1983.html

용산 향하자 차벽에 막혔다“1029, 경찰은 뭘 했느냐” [영상] (한겨레, 서혜미 기자, 2022-12-16 21:49)

“기억하겠습니다” 이태원 49재 추모제 시민들

어제는 하얀 눈이 많이 왔어. 온 세상이 이렇게 하얗고 예쁜데 이 세상을 같이 볼 수 없는 게 너무 외롭고 힘들다(고 조한나씨 어머니)”, “우리 딸 결혼하면 축가 불러주었을 친구들이 너의 49재에 진혼곡을 불러주었구나(고 이상은씨 아버지)”,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면 언니 생일이 다가와. 겨울에 태어났지만 추위를 잘 타던 언니, 이번 연도 가족 생일은 다 챙겨주고 막상 3일 뒤 언니 생일의 주인공은 왜 공석일까(고 최정민씨 동생)”

이태원 참사 발생 49일째인 16일 저녁 8시께, 사고 현장 인근인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해밀톤 호텔 앞에서 희생자의 유족이 한 줄 한 줄 편지를 낭독할 때마다 유족도,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도 함께 울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저녁 6시부터 이태원역 해밀톤 호텔 뒷편에서부터 녹사평역 구간까지 4개 차선 위에서 시민추모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제에는 영하 56도의 강추위에도 유족과 친인척 300여명을 비롯해 주최 쪽 추산으로 연인원 8천여명이 다녀갔다. 시민추모제 시작 전 유족들은 오후 5시께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시민합동분향소에서 참배와 헌화를 하고, 추모제 무대가 설치된 이태원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압사 당할 거 같아요.” 이날 저녁 634분이 되자, 참사 당일 저녁 634분 압사 위험성을 처음 경찰에 알렸던 112신고자의 음성이 추모제 현장에 재생됐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가장 안전한 곳에서 환생하기를 빈다며 시민들에게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추모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주최 쪽이 나눠준 손팻말인 우리를 기억해주세요외에도, ‘우는 거 말고 해줄 게 없네요’ ‘미안해요, 우리가 많이’ ‘함께 규명하겠습니다’ ‘잊지 않을게요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추모제에서 주최 쪽은 유가족이 공개에 동의한 희생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추모제에 참여한 일부 시민은 무대 화면에 희생자의 사진과 이름이 나오면 희생자의 이름을 크게 불렀고, 희생자의 이름을 따라부르는 시민 수도 점차 늘어났다. 유족도 희생자의 이름과 사진이 나올 때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어 추모제는 가족 영상편지와 추모발언, 가수 하림·416 합창단의 추모공연으로 이어졌다. 저녁 8시께부터는 유가족과 친구 등이 희생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거나 대독했다.

이종철 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고통과 그리움이 조금씩 나아지겠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과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며 정부 관계자들의 비상식적 발언, 더딘 진상규명, 참사 이후 유가족·피해자 방치 등을 고통의 원인으로 꼽았다.

추모제를 함께 연 시민대책회의는 국가 책임 인정 및 대통령의 공식 사과 진상 규명 과정에 피해자 참여 책임자 처벌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피해자 종합지원대책 마련 2차 가해 방지 대책 재발방지 및 안전사회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910분께 참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용산 대통령 집무실 방향으로 행진했지만, 경찰은 녹사평역 근처에 폴리스라인과 펜스, 버스를 겹겹이 치고 막았다. 유족들은 대통령실에 요구서를 전달하려 한다. 1029일 경찰은 뭘 했느냐고 따졌다. 경찰의 해산 방송 끝에 유족 대표만 대통령실에 국가 책임 인정과 대통령 공식 사과 등을 담은 요구서를 전달할 수 있었다. 추모제는 밤 950분께 끝났다.

이날 추모제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전날 국민 패널 100명이 참여한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도 참사와 관련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은 이날도 직접 사과 등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위로의 마음은 그날이나 49재인 지금이나 같다. 진실을 규명해 합당한 조처를 하는 게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길이다. 거듭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조계사에서 열린 위령제에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참석했다고 한다.

 

https://www.khan.co.kr/politics/president/article/202212162115015

선 규명 후 조치윤 대통령 메시지서 사라진 이태원 참사 (경향, 유정인 기자, 2022.12.16 21:15)

참사 직후 담화·조문 등 잰걸음

이후 한 달여간 직접 언급 없어

49재에도 기존 입장만 재확인

‘초반 대응 의미 축소’ 평가도

158명이 사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1649재를 맞았다. 이 기간 윤석열 대통령의 참사 관련 대응은 초반 일주일의 잰걸음, 이후 빠르게 줄어든 메시지로 요약된다. 초반부터 선 진상규명, 후 엄정조치로 대응 기조를 정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태원 핼러윈 참사 49재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입장에 대한 질문에 위로의 마음은 그날(참사 당일)이나 지금이나 같다낮은 자세, 무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실을 규명해서 합당한 조치를 하는 게 희생자 유가족을 위한 길이라는 점은 변함없다면서 선 규명, 후 조치기조를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대응은 지난 한 달여간 반복돼 왔다. 윤 대통령이 참사 관련 직접 입장을 밝히기보다 관계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선 규명, 후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 한 달을 맞은 지난달 29일에도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윤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을 중단하면서 언론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힐 기회 역시 축소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를 언급한 것도 지난달 7일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 모두발언이 마지막이었다.

윤 대통령의 참사 관련 메시지가 빠르게 실종되면서 대통령실의 후속 대응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와 관련해 추후 판단하겠다는 방어적 메시지만 부각됐다. 지난 10일 공식 출범한 유가족협의회와 대통령실의 공식 만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가족이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도 모두 선 진상규명기조 아래 추후 검토할 문제로 미뤄지고 있다. 이 기간 더불어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가결하는 등 후속 대처를 두고 국정 긴장도가 가중됐다.

윤 대통령이 참사 대응 초기 강조한 안전한 대한민국으로의 전환도 국정 주요 과제에서 밀려나는 모습이다. 전날 윤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국정과제추진회의에서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7일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는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 직후인 지난 1030일 취임 이후 첫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일주일간의 국가애도기간 동안 이태원 참사 분향소와 희생자 빈소, 종교계 추모 행사를 찾으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국정 책임자로서의 책임자 처벌, 제도 개혁 등 실질적 조치를 윤 대통령이 주도하지 못하면서 초반 대응의 의미도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1216148500004?input=1195m

"가족으로 꼭 다시 만나자"이태원 참사 49일 추모제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2022-12-16 22:20)

유가족·시민들 사고 현장서 추모…"안전한 곳에서 환생하기를"

"공식 사과·진상규명" 촉구…정치권 망언에 분노도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212192053015

행안부·대통령실 포함한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 참사의 구조적 원인 밝히고 정치적 책임 가려야 (경향, 박하얀 기자, 2022.12.19 20:53)

시민단체들이 말하는 ‘이태원 국조의 과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19일 국회 국정조사 과제로 현장 경찰과 소방의 법률 위반을 넘어 행정안전부와 대통령실을 포함한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188개 시민단체가 모여 발족한 시민대책회의 산하 진상규명 시민참여위원회는 국회에서 국정조사 과제 제안브리핑을 열었다.

진상규명 시민참여위는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는 법률 위반 여부와 법적 책임을 가리는 과정으로 참사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을 드러내기 어렵다국정조사는 재난 위험을 예방하지 못하고 상황을 방치, 위험을 가중시킨 재난관리체계의 구조 전반의 문제점을 살피고 정치적 책임까지도 가려내야 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혜진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는 책임있는 자에 대해 어떠한 문책도 하지 않아 (정부와 여당이) 이 참사를 직면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든다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해 핑계를 대지 말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원칙을 갖고 국정조사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출범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45일 동안의 활동 기간을 부여받았다. 여야는 2023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 본조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활동 기간이 절반 넘게 지나갔다.

진상규명 시민참여위는 대통령실·행안부 등 관련 기관들의 책임도 거론했다. 최재혁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정부의 2021년 겨울철 재난상황 보고 특별 계획을 보면 기관 간 보고체계가 있는데, 대통령실로 여러 화살표가 있다. 재난 분야 위기관리 매뉴얼도 행안부와 국정상황실이 협의해 만들어간다국가위기 관리 기본 지침을 정보공개 청구했는데, 대통령실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를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국정조사는 과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조사이기도 하겠지만 현재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이기도 하다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유가족 등이) 참여할 권리가 제대로 보장됐는지 등에 대한 조사도 포함한다고 했다.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TF도 이날 경찰의 위험 방지 행정, 서울시의 재난안전관리 행정, 소방·보건 등 응급의료 조치, 행안부·서울시 등 유가족 대상 행정, 대검찰청과 검찰행정 관련 등 5개 부문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참사 희생자 고 윤성근씨의 아버지 윤석보씨는 국회는 국정조사의 역할이 어떠한 것인지, 과연 국회의 국정조사는 국민과 함께하는가, 이것만 증명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opinion/editorial/article/202212212049005

[사설] 늑장 출발 이태원 국조, 참사의 진실·책임·대책 다 찾아내야 (경향, 2022.12.21 20:49)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가 21일 첫 현장조사에 나섰다. 열흘 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후 국조를 보이콧한 여당 의원들도 전날 유가족 면담 후 특위 활동에 동참했다. 특위가 가장 먼저 찾은 시민분향소에선 왜 이제야 왔느냐는 유족들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참사 발생 54, 국조특위 출범 27일 만에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 작업이 첫발을 뗐다.

첫날 현장조사는 이태원파출소·서울경찰청·서울시청에서 이뤄졌다. 참사 4시간 전부터 112신고가 쏟아졌고,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정복 경찰만 세워 통제했어도 막을 수 있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긴급출동명령에도 경찰이 제때 출동하지 않고, 유관기관까지 재난상황 보고·전파가 늦었던 이유도 핵심 조사 항목이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참사 발생 후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본 ‘45분간의 골든타임(오후 11)’까지 허점투성이였던 초동 대처를 파헤치기 시작한 것이다. 만시지탄일 뿐이다.

국조 과제는 산적해 있다. 경찰 수뇌부·행안부 장관·서울시장·대통령이 왜 골든타임 뒤에 참사를 알았는지 밝혀야 한다. 국가 지휘라인의 참사 축소·책임 회피·거짓말 의혹도 규명해야 한다. 경찰 수사는 50일째 행안부 장관·경찰청장 집무실 압수수색도 못하고, 이제서야 현장지휘관 사법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국조는 셀프·늑장 수사에서조차 단초를 드러낸 참사 원인과 국가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리고, 예산·법이 뒷받침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국조는 형사 처벌로 제약된 수사와는 달라야 한다. 지위고하 없이 책임을 엄히 추궁하고, 다시는 정부·국회가 재난을 수수방관하지 않도록 종합보고서도 써내야 한다.

또 하나 상기시킬 것은 정부·여당의 태도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0대 생존자의 비보에 더 굳건했더라면이라는 망발을 하고, 김상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참사 영업이라는 막말로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대책위를 폄훼했다. 권성동 의원과 창원 시의원에 이어 벌써 몇번째인가. 유족도 할퀴고 참사 수습에도 소금 뿌리는 정부·여당의 2차 가해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여당은 늦게나마 동참한 국조에서 증인 채택과 진상 규명에 진정성 있게 임해야 한다.

국조는 향후 현장조사 한 번, 기관보고 2, 3일간의 청문회 일정을 잡고 있다. 활동기간으로 잡은 45일은 이미 절반이 지났다. 여야는 당초 약속대로 시간을 늘려서라도 국조를 진행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다수 뜻대로 이 장관을 문책하고, 서울시는 기억·추모공간을 만들어달라는 유족 소망에 서둘러 부응하기 바란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73416.html

[단독] 이태원 컨트롤타워 없던 1시간112 신고 120건 빗발쳤다 (한겨레, 김지은 기자, 2022-12-28 05:00)

29일 밤 10시15분 이후 11시까지 경찰 신고 120건

“살려주세요” “숨도 못 쉬겠어”…비명만 남은 신고도

아비규환 한 시간 동안 지휘부 공백…“책임 따져야”

 

http://minbyun.or.kr/?p=54016

[논평] 국조특위 위원들은 국정조사의 취지를 다시 생각하고,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들은 책임 있는 태도로 성실히 국정조사에 임하라 (2022122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10·29 이태원 참사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

1. 지난 2022. 12. 27.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1차 기관보고가 진행되었다.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60일째에 진행된 국조특위 1차 기관보고에서도 여전히 10.29 이태원 참사에 책임을 통감하는 기관이 보이지 않는다. 재난안전관리의 책임이 있는 기관들은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 해명을 늘어놓기만 하고 있다. 국조특위 여당 위원들은 국정조사의 취지를 몰각한 채 국정조사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2.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파사고도 법률상 사회재난유형으로 추가할 것이라고 발언함으로써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예방 및 대비를 하지 못한 데 대해 현행법상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데 이어, 조응천 의원의 재난안전법상 재난유형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의 재난관리주관기관은 행정안전부장관이다. 그래서 대통령도 이번 사건 발생 후 행안부가 중심이 되라고 지시했다라는 지적에 대해 주관기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하였다.

1) 이는 재난안전관리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할 수 없는 답변과 태도이다. 무엇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다중밀집 인파사고가 현행법상 사회재난에 해당하지 않는 것처럼 답변하면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는데, ‘다중밀집 인파사고는 이미 재난안전법상 사회재난에 해당하고, 이 경우 재난관리주관기관은 행정안전부 장관임이 분명하다.

2) 무엇보다 이태원 등 서울 시내 핼러윈 기간 다중운집은 이미 수년째 반복되어 예측가능한 사회재난위험상황에 해당하며, 비단 핼러윈 기간뿐만 아니라 벚꽃 축제 기간, 크리스마스 시즌 등 여러 상황에서의 다중운집 인파사고에 대한 예방 및 대비의무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있음은 자명하다.

3) 그럼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직후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가 아니다라는 망언에 이어 이 날 인파사고도 법률상 사회재난유형으로 추가할 것”, 10.29 이태원 참사의 주관기관은 없다라고 발언함으로써 행정안전부 장관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예방 및 대비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4) 심지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첫 보고를 받은 뒤 85분이 지난 뒤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했음을 지적한 국조특위 위원에게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다.”는 답변을 하며 골든타임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늑장대응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가지지 않고 있으며, “제가 놀고 있었겠냐는 발언까지 하면서 재난안전관리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전혀 통감하지 못하고 있다.

5)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0.29 이태원 참사의 재난관리주관기관이 행정안전부 장관임을 인정하고, 참사에 대한 재난관리주관기관으로서 사회재난에 해당하는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

3.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에 다중운집 인파사고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었음에도 대비하지 않았느냐는 여러 의원들의 지적에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이태원 할러윈데이 안전사고 상황대비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28, 29일 카톡 보고를 받았다. 그것이 제 인식의 종착이다라는 답변만 반복하였다.

1) 이러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답변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 경찰은 과거 핼러윈 축제 당일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해 경비대 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책을 수립해 왔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충분히 예상된 2022년에 오히려 아무런 경비대 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납득할 수 없다.

2) 실제 경찰은 위와 같은 이유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핼러윈 축제 당일 경비대 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책을 수립해 왔다. 특히 2020년에는 인구 밀집으로 인하여 압사 및 추락 등 안전사고 상황대비를 위해 ‘112타격대 현장 출동하여 PL설치 및 현장 질서 유지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그러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2022년에만 경비대 배치 등의 아무런 안전사고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것이다.

3) 무엇보다 용산경찰서가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경비대 배치 등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이태원 할로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보고서를 2022. 10. 26. 경찰청에 보고했음에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를 묵살하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다.

4) 또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주최 없는 행사의 경우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마치 10. 29 이태원 참사가 주최 없는 행사여서 기존 대응 매뉴얼이 부재하여 이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태도를 보였는데, 이에 대해 용혜인 의원은 이미 다중운집 상황에 대한 경찰 내부 매뉴얼은 존재하며, 경찰이 벚꽃 축제의 행사 주최가 없음에도 봄철 벚꽃 개화기간에 여의도, 석촌 호수 근처 의경 부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으며, 크리스마스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매뉴얼이 없어서 못한게 아니라 충분히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벚꽃 축제는 서울시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것이라 인파관리 대책을 세운 것이라는 뻔뻔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5) 이처럼 경찰은 이미 과거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서 상당수의 경비인력을 배치한 경험이 있고, 2022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하여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으며, 특히 경찰 내부 전상망을 통해 관련 보고가 이루어 졌음에도 참사 당일 단 한명의 경비인력도 배치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아무것도 대비하지 않은 것인지 그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경비인력 배치 등 사전에 적절한 안전관리 대책을 세웠다면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국정조사에서는 왜 아무런 사전대책도 세우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저야 할 것이다.

4.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들은 희생자 유족 명단 관련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하며, 적극적으로 허위 답변을 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022. 11. 16.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행안부에는 유족 명단 자체가 없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 날 서울시에 유족 명단을 요청했으나 서울시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요청을 거부하였다고 답하였다.

2)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에서 40시간 내에 사망자 신원확인을 마쳤으며, 그 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려 유족 명단을 확보하였다. 이를 중대본에 제출하였다고 답한 뒤 사상자 명단만 확보하였고, 경찰에서는 유족과 관련한 명단은 별도로 관리한 것이 없다고 답변을 번복하였다. 그러면서 유족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유족들이 희생자의 신원확인을 할 때 경찰의 입회에 대한 질문에는 입회를 한다라고 하면서 유족 명단을 일괄적으로 취합·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라고 또다시 답변을 번복하였다.

3) 그런데 장혜영 의원이 제시한 카카오톡 문자로, ‘서울시 김수덕 기획담당관이 행안부 수습지원과장에게 피해자 유족 인적사항 파악하라는 지시에 대한 보고를 한 사실이 있다는 것서울청 형사부 확인 결과 사상자 신원 파악 결과를 유가족들에게 통보하였다는 내용이 확인되었다. 이로써 행정안전부에서 희생자 유족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확인한 사실이 있는 바, 유족 명단이 없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답변은 명백한 허위이며, 유족 명단을 취합하거나 관리한 적이 없다는 윤희근 경찰청장의 답변도 명백한 허위라는 점이 밝혀졌다.

4) 참사 수습을 위해 희생자 유족 명단을 취합·관리 하는 것은 참사 수습의무가 있는 기관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임에도 희생자 유족 명단을 취합하거나 관리한다는 것에 대해 무엇이 두려워서 허위 진술을 이어가는 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들은 지금이라도 희생자 유족 명단 관련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5. 국정조사는 국가적 재난 위기를 겪은 유족들의 깊은 슬픔에 공감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흡한 시스템을 재점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무엇보다 여당은 국정조사기간의 반이 지나고 나서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복귀를 선언하며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재난상황에서의 컨트롤타워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한 국조특위 위원의 의무를 방기한 채 정쟁의 도구로 국정조사를 전락시키고 있다. 국정조사가 재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함이라는 점에 비추어 여당 국조특위 위원들의 각 재난 책임기관들에 대한 질의가 신현영 의원에 대한 것에 국한된 것은 정쟁의 도구로 국정조사를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선언을 몰각한 것이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국정조사의 취지를 다시 생각하고 국정조사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앞으로 더 이상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고, 시스템을 재점검하는 국정조사의 취지를 상기하고 국정조사에 임하기를 바란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1042054005

특수본 윗선 무혐의 결론법적·정치적 책임 다 피한 이상민 (경향, 강연주·전지현 기자, 2023.01.04 20:54)

이태원 참사 수사 부실 논란

행안부·서울시 등 상급기관

“책임을 묻기 어렵다” 판단

용산구·경찰·소방만 처벌

윤 대통령 ‘법적 책임’ 발언

‘면피 수단’으로 작용 지적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상급기관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결론지으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정치적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도 지지 않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적 책임론을 앞세워 이 장관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을 방어해왔는데, 이 장관이 법적 책임도 피한 것이다.

국가의 재난안전 대응 부실로 총 159(참사 후 트라우마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까지 포함)이 숨진 대형 참사이지만 장관급 이상 공무원 중 아무도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수본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인 행안부와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에 참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난안전법은 광역자치단체가 재난에 대한 응급조치 책임을 지는 경우를 인명 또는 재산의 피해가 매우 크고 광범위한 경우 재난이 둘 이상의 기초자치단체에서 발생한 경우 등으로 규정하는데 이번 참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책임을 묻기 어려우니 상급기관인 행안부도 처벌하기 힘들다고 결론지었다.

참사 책임은 용산경찰서·용산구청·용산소방서 등 1차 책임기관으로 한정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사법적 책임을 묻는 선에서 수사는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런 수사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특수본이 정권 실세인 이상민 장관을 제대로 수사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이 처음부터 나왔다. 이 장관은 지난해 11월 소방노조로부터 고발당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지만 소환 통보조차 받지 않았다. 서울시도 실무진만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뿐 고위간부들은 조사받지 않았다. 특수본은 1117일 행안부와 서울시를 압수수색하면서 이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양성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0·29 참사대응 TF’ 공동 간사 변호사는 서울시나 행안부가 이번 참사 발생에 대한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특수본은 재난안전법상 명문화되지 않은 부분을 들어 (상급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법 제정 취지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법적 책임론이 상급기관의 면피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참사 발생에 대한 정부 책임을 묻기에 앞서 확실한 사법적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유족 소극적 수사 비판 속

이 장관, 도의적 책임 져야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 장관이 최소한 도의적 책임은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족 A씨는 참사 대응 조치라는 게 실무자들 선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대통령에서 시작해 총리, 장관 순의 지시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 특수본이 수사에 소극적으로 나섰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1051315001

이태원 참사 두 달 넘도록 미뤄진 구조활동 평가···특수본 수사 핑계로 자료 안 내 (경향, 탁지영 기자, 2023.01.05 13:15)

소방재난본부, 기관들에 구조자료 요청

경찰청 등 ‘수사 영향’ 이유로 미제출

장혜영 “명백한 위법이자 책임 방기”

정부가 이태원 참사 발생 7일 이내에 실시해야 할 긴급구조활동평가를 참사 발생 두 달 넘도록 시작하지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등 관계기관들이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등을 핑계로 소방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5일 서울소방재난본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참사 발생 사흘 뒤인 지난해 111일 긴급구조활동평가를 위해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중구 보건소,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시, 용산구에 같은 달 3일까지 구조활동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기관들은 모두 특수본 수사 등의 이유로 평가 연기를 요청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현장에 참여한 각 기관들의 활동 내용을 받아 별도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평가해야 하나, 대부분의 기관들이 활동사항 제출 연기로 실질적인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긴급구조평가 회의를 연기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중앙통제단장과 지역통제단장으로 하여금 재난상황이 끝나면 긴급구조지원기관의 활동에 대해 종합평가를 하도록 규정한다. 소방청 훈령인 긴급구조대응활동 평가에 대한 규정에 따르면 소방은 긴급구조활동 종료 후 7일 이내 평가단을 구성해 21일 동안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평가 자료에는 긴급구조대응계획, 재난활동보고서, 통제단 운영일지, 대응활동에서 촬영됐던 동영상·사진·녹음자료 등이 포함된다.

관계기관들은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료 양식을 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 국조특위 현장조사·기관보고 등을 통해 대부분 확인된 내용들이었다.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지난 1일 서울시에 보낸 공문을 보면 소속, 동원사항, 재난상황 인지시간, 인지 후 조치사항, 현장도착 시각 및 인원, 시간대별 현장활동 및 조치사항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장 의원은 긴급구조활동평가는 현장 응급처치, 사상자 명단 관리 및 발표, 현장 통제대책 등 재난 대응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평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수본 수사 등을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평가 활동을 진행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자 책임 방기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관계기관에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찾아나가는 단초가 될 긴급구조활동평가가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011017413449396

"'이태원 참사' 조사에 유가족 없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프레시안, 이상현 기자 | 2023.01.10. 18:07:54)

10일 국회 여야 추천 8인 전문가 재발방지 대책 공청회 진행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301121502001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마약·범죄 부검 언급한 검·경 또 있었다 (경향, 이혜리 기자, 2023.01.12 15:02)

참사 후 시신 부검 제안 사례 18건

‘마약’ 언급 등 범죄 관련성 언급도

책임 회피·본질 흐리기 의도 지적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01121754001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참사 전후 전하며 눈물 국정조사에 실망·좌절 (경향, 윤승민 문광호 기자, 2023.01.12 17:54)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75507.html

정치몰이·진실규명 미흡, 극심한 트라우마이태원의 눈물 (한겨레, 오연서 김해정 기자, 2023-01-12 18:47)

이태원 국조특위 유가족·생존자 공청회

오빠 잃은 유족 정보공개청구 좌절과정 증언

특수본, 13일 부실대응 수사발표특검 주장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시간조차도 저에게는 트라우마이자 2차 가해입니다. 처음부터 국가가 투명하고 성숙하게 대처해줬다면, 저희 오빠가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어떤 응급조치를 받았는지, 왜 사고가 일어났는지 알려주었다면 저는 여기 있을 일도, 유가족협의회를 구성할 일도 전혀 없었을 텐데.”

지난해 1029일 이태원 참사로 오빠를 잃은 조경선씨는 12일 오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연 공청회에서 발언을 하던 도중 결국 눈물을 흘렸다. 조씨는 오빠 사고가 있었던 시점부터 순천향대학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기록을 찾기 위해 다시 한번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답변은 연번기록이 분실돼서 신원 확인이 안 돼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오빠가 어떤 사고를 당한 건지, 어떤 응급조치를 받은 건지 이제는 영원히 알 수 없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는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가 국조특위에 참관인이 아닌 주요 진술자로 참석해 발언한 처음이자 마지막 자리였다. 유가족 8, 생존자 2, 지역 상인 1명이 참석했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의 관계 공무원들이 배석했다.

유가족·생존자들은 참사 이후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참사로 동생을 잃은 서이현씨는 “(참사 다음날)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서 경찰에 총괄 컨트롤하는 본부가 어디 있냐고 물어봤으나 현재 그런 곳은 없고 집에 가서 기다리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가족 최선미씨는 모든 대처에 미흡한 정부가 가장 빠르게 움직인 것은 특별수사본부 설치였다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해야 할 때 특수본을 설치해서 증인들이 수사 중이라는 명목으로 입을 닫게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생존자 씨는 지난달 12일 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해 참사 159번째 사망자로 인정된 사례를 언급하며 저 역시 159번째 희생자와 같은 선택을 했었을 것 같다며 울컥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서로를 만날 수 있도록 정부에게 요청했지만 정부는 그러한 모임은 만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생존자 김초롱씨는 뉴스 속보가 뜰 때마다 사망자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도대체 내가 무슨 현장에 있었던 것인지 피부로 느꼈고 죄책감과 후회로 서서히 제 일상은 모든 것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이종철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지난달 14일부터 서울 녹사평역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리고 있는 보수단체 신자유연대의 집회와 관련해 법적으로 안 된다면 정치적 권력을 이용해서라도 없애달라고 호소했다. 신자유연대가 이태원 참사 추모제 정치 선동꾼들 물러나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걸고 집회를 하는 까닭에, 유족들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수본은 13일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과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1124일 출범한 국조특위의 활동 기한은 오는 17일까지이지만, 이날 공청회를 끝으로 결과보고서 작성 등 사실상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간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사실상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이태원 참사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조사를 통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명백한 법령 위반 사실이 확인된 만큼 법적, 행정적 책임을 제대로 묻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태원 참사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112_0002157453&cID=10301&pID=10300

이태원참사 유족·생존자 오열"장관·총리가 2차 가해"(종합) (서울=뉴시스, 임종명 이지율 신재현 기자, 2023.01.12 22:19:17)

국정조사 특위 2차 공청회서 정부 대응 질타

"악성댓글보다 한덕수·이상민 발언이 2차 가해"

회의장 울음바다…여야 구분없이 '지원' 약속

일부 국민의힘 의원 실명 저격에 한 때 정회도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12일 진행한 2차 공청회에서 유족과 생존자, 지역상인들의 정부 대상 질타가 이어졌다.

공청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여 동안 열렸다. 유가족 8명과 생존자 2, 상인 1,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서울시, 용산구, 경찰청 및 소방청 관계자들이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시신 수습부터 유가족 지원 등 정부의 전반적인 부실 대응을, 생존자는 참사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문제성 발언과 기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배우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 진술인은 "정부의 부재로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잃게 한 무책임한 행위에 대해 분함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박희영 용산구청장, 송병주 용산서 상황실장, 이임재 용산서장 등 경찰 인사들을 언급하며 "아이들이 1명도 아니고 159명이나 죽었으니까, 상황을 몰랐다고 해야 살인죄를 면하니까 그들의 머리로 계산해서 또는 연습하고 훈련받아 애매모호하게 발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조 진술인은 "운좋게 해외에 있던 서울시장도 직무유기이고, 85분간 상황설명만 듣고도 '그 시간 제가 놀았겠나'라는 이상민 장관도 죄를 면치 못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참사는 구청장부터 총리까지 굴비 엮듯이 모두 상황을 공유해 알고 있었으나, 마치 인지하지 못한 양 빠져나가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박가영씨 유가족 최선미 진술인은 "놀러가서 죽었다고? 우리 청년들은 놀면 안 되나. 놀러오라면서, 축제라면서 홍보하지 않았나"라며 "어른이란 사람들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모든 걸 덮어씌우냐"고 분개했다.

최 진술인은 "참사 당일 정부는 유가족들을 찾지 않았다" "언론에 사망자 명단만 속보로 내보냈다면 유가족들의 연락처 또한 저절로 알게 됐을 것을 명단을 감추고 전혀 내보내지 않아 유가족들은 자기의 아이가 주검이 된 사실조차도 모른 채, 12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왜 정부를 못 믿냐고? 우리는 정부의 모든 정보를 언론을 통해 알게 된다" "(아들의) 상담 내용이 경찰에 알려졌고 청소년이 상담받는 곳이 아닌 곳을 소개시켜주면서 정부는 모든 조처와 서비스를 다한다고 언론에만 알렸다"고 성토했다.

희생자 김의현씨의 어머니 김호경 진술인은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했다. 김 진술인은 "아들의 행방을 찾을 때까지 14시간이 걸렸다. 신원확인을 위해 동국대 일산병원에 갔을 때는 손대지 말라고, 신원만 확인하라는 말에 자는 듯 누워있는 아들을 보고 울기만 했다. 왜 손 한번 못 잡아보고, 왜 살뜰히 못봤는지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 그렇게 보냈다"고 말했다.

생존자로서 참석한 김초롱 진술인은 "저는 강한 사람이다. 심리상담도 자발적으로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악성댓글이나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저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다.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김 진술인은 "몇 주 전 고등학생 생존자가 스스로 세상에 작별을 고했을 때는 국무총리 발언이 생각났다. 스스로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다. 치료와 상담을 이렇게 열심히 받는 저는 매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한다. 참사와 같은 재난을 겪은 사람에게 개인적 극복도 중요하지만 진상규명만큼 큰 치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고() 유채화씨 동생은 "저희 유가족은 사회에 시끄러운 존재들이 아니다. 그냥 한 국민으로서 억울한 목소리를 내는 것 뿐"이라며 "네티즌과 정치인들의 2차가해, 왜 본인들은 이러한 사건을 당하지 않을까 거라 생각하나. 자식잃은 부모로서, 형제잃은 동생으로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원인을 밝혀 지적하고 사과받고 싶은 게 당연한 마음 아니겠나. 지금이라도 다시 바로잡지 않으면 본인의 가족이 참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제발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특정 국회의원을 거론하며 지적을 쏟아내기도 했다. 조미은 진술인은 특위 위원들을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현영 의원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죄가 있다면 당연히 물어야 한다. 하지만 5명이 돌아가면서 같은 질의를 반복하는 게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조 진술인은 "전주혜 의원은 청문회 발언 순서가 됐는데 어디 사라졌다가 몇 시간 후에 왔나. 신년인사하러 간 건가. 옆자리 친구가 사라진 걸 조수진 의원은 몰랐나"라고 따졌다.

최선미 진술인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지난 1차 청문회 때 제가 거의 빌다시피 하면서 시신 수습 과정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아이들이 왜 나체로 부모에게 인계됐는지 알고 싶다고 했는데 자료 요청 했느냐" "우리한테 뭘 해줄 것처럼 하더니 아무것도 안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주인 말 안 듣는 머슴은 필요 없다.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님들이 행정부를 잘 감시해서 이 모래성 같은 행정부와 경찰청 조직에 대한 상황을 인지하고 꾸짖고 일 못하는 분들을 처벌해 주셨으면 이런 참사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여야 의원들을 향해선 "국민들을 위해 이런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는 여야 의원님들이 유가족 보는 방향을 똑같이 바라봐 달라" "우리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라고 촉구했다. 이어 "뒷다리는 잡지 마시고 앉아서 같은 방향만 바라봐 주셔도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된다" "앞으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정쟁의 도구로 딜하는 일이 절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부탁드리겠다"고 전했다.

진술인들의 발언에 회의장 곳곳은 울음바다를 이뤘다. 특위 위원과 진술인, 여야 구분없이 눈물을 훔쳤다. 이어 특위 위원들은 진술인들의 발언을 토대로 정부 배석자들을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강조하며 "공청회를 계기로 유가족과 더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은희 의원은 "국정조사를 마무리해 가면서도 유가족들께서 '지금도 그대로 방치된 느낌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너무 심장에 아프게 꽂힌다" "저희도 2차 가해를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전주혜 의원도 눈물을 훔치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한 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종합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 "사실 이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 아이가 어디서 발견돼서 어떻게 이동을 했으며 CPR은 받았는지 그런 부분"이라며 관계 기관에 설명을 요구했다.

조수진 의원은 "참사현장을 삶의 현장으로 알고 살아가는 분들에게도 상처가 대단히 클 것"이라며 "이분들의 트라우마, 상처도 깊이 헤아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용철 행정안전부 행정실장에게 "정부가 한번도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 용납되지도 않고 용서되지도 않는다" "장관께 이야기해서 여태까지의 상황과 경과에 대해서 159분 희생자의 유가족 모두에게 제대로 설명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정부를 향해 "정부가 유가족끼리 모이고 또 위로받고, 연대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밖에 저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또 유가족들에게, 국민들에게 반성해야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진선미, 김교흥, 천준호, 오영환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인원 제한으로 진술 명단에 들지 못한 유족 및 생존자의 진술 내용을 대독하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국조특위가 이제 며칠 남지 않았지만 여기서 저희는 끝나지 않는다" "저희들은 사명을 가지고 정말 여러분들 고인에 대한 위로와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최선을 다해서 하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이 자리를 빌려서 드린다"고 강조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모든 치유의 시작인 진상규명을 위해서 국정조사에서 이렇게 방만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는데 유가족들께서 어떻게 분노하지 않으실 수 있겠나"라며 정부가 여전히 자료 제출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저는 이태원 참사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일이면 특수본 수사 결과가 밝혀지는데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런데 국정조사에서 이상민 장관의 명백한 법령위반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책임자들에 대한 법적, 행적적 책임을 제대로 묻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01131653001

정부 책임 회피에 급급한 여당, 유족 눈물로 끝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경향, 조미덥 기자, 2023.01.13 16:53)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지난 12 3차 청문회를 끝으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 국정조사는 예산안 대치로 기간도 짧아졌고 진상규명을 위한 새로운 사실도 찾아내지 못한 채 유가족의 눈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 책임 회피에 급급한 여당 탓에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이번 국조특위 활동에 대해 세 차례 청문회와 한 차례 공청회, 두 차례 기관보고, 두 차례 출장조사 통해 나름대로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책임 규명, 재발 방지에 일정한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국조특위 위원장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정조사를 통해 서울시장, 용산구청장이 제대로 된 예방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사고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정부가 유가족을 떨어뜨려놓기에 급급하고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책임 있는 분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사퇴하지 않은 점, 내 아이가 왜 구조를 받지 못했는지 밝혀달라는 건 미제로 남았다고 아쉬움도 표했다.

이번 국정조사는 시작 전부터 여당이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제대로 진상규명이 되기 어려운 조건에서 진행됐다. 여당이 선 경찰 수사, 후 국정조사 입장을 고집하면서 참사 후 한 달 가까이 지난 지난해 1124일에야 국조특위가 출범했고, 출범 후에도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다는 조건 때문에 2주 가량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여당 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진통도 있었다.

여야의 목표도 달랐다. 과거 가습기 살균제 피해나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선 여야가 힘을 합치면서 강제 수사권이 없다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냈다면, 이번엔 여야의 시너지가 불가능했다. 여당은 용산경찰서와 용산소방서 등 현장 실무자의 책임을 강조하며 정부 책임을 희석시키는데 집중했다. 여당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참사 당일 현장 구조에 투입된 닥터카 탑승을 정쟁화하다가 유가족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여당은 맹탄 국정조사의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야당은 대통령실 이전과 마약 단속 방침 등 정부 정책 실패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예산안 처리 지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인한 초점 분산, 이재명 대표 검찰 수사에 쏠린 당내 관심 등으로 인해 제1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참여한 3차 청문회는 이 장관과의 대질이 무산돼 반쪽짜리란 평가를 받았다. 결국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생존자 김초롱씨), “정부가 유가족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았다”(익명의 생존자) “좌절스러운 부분은 진상규명이 아니라 정쟁을 위해 질의하는 일부 위원님들 질의나 태도”(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종철씨) 등 울분에 찬 목소리들로 국조특위 일정은 마무리됐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유가족, 생존자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가장 처음 했어야 하는데 가장 나중에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여야는 오는 17일까지 그간의 활동을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로 만들어 채택해야 한다. 그 내용을 두고도 여야의 극심한 대립이 예상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서에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이 장관 파면 등 책임자 문책, 2차 가해 엄벌이 꼭 담겨야 한다 국정조사와 경찰 수사로는 부족한 진상의 온전한 규명을 이어갈 구체적 방안과 유가족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에 면죄부만 주려 하면 야 3당이 유가족, 국민과 함께 마무리를 짓겠다고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조특위 위원인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 위증 증인 고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국회 내 재난안전특별위원회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국정조사 후속 대책을 제안했다. 장 수석부대표는 유가족 명단 은폐 논란이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참사 인지 시각 허위 보고 의혹이 있는 윤희근 경찰청장 등을 고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필요하다면 특검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94979

"과제만 남긴 이태원 국정조사, '참사날' 의문점은 그대로" (오마이뉴스, 23.01.13 22:26 l 조혜지(hyezi1208))

[인터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모니터링한 양성우 변호사 "독립적 조사기구 필요"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1141802011

이태원 참사 유가족 꼬리자르기식 수사이상민 무혐의 특수본 결론 비판 (경향, 조문희 기자, 2023.01.14 18:02)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무혐의 처분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 결과에 대해 14 꼬리자르기식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협의회)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3차 시민추모제에서 특수본 수사 결과는 기존에 우려했던 것과 같이 윗선에 대해 수사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셀프수사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협의회가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위(대책위)와 공동 개최한 시민추모제에는 유가족과 시민 수백명이 참석했다. 하루 내내 서울에는 이슬비가 내려, 참석자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든 모습이었다. 일부는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처벌!’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시민들은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하겠습니다라고 함께 외쳤다.

유가족들은 전날인 13일 특수본이 이 장관과 오 시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윤희근 경찰청장은 입건 전 조사 종결한 것을 두고 비판을 이어갔다. 특수본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불구속 송치했다. 구속된 이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포함한 6명에 그쳤다. 용산 지역 실무선 외 윗선은 수사에서 빠져나갔다며 용두사미’ ‘솜방망이 등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이 대표는 목표를 정한 적당한 수준의 수사로 마무리됐기에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전날 경기침체 관련 언론의 질문에 중국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아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로 4분기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왔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바닥을 찍은 경기를 이태원에서 희생된 아이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이 총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참사 100일이 되는날 눈앞에 전국에 계신 시민 100만분이 모여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도 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째 되는 날은 다음달 5일이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011316340005981

[기자수첩]이태원 진상규명 발목잡은 정부여당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2023.01.14 08:40)

유가족 증언 이태원 국조 마지막에 이뤄져

정부여당, 이상민 지키기고 유가족 멀리해

변화의 시작은 책임 회피 아닌 당사자 직면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뗐다. 지난 12일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공청회에 참석한 김씨는 "참사와 같은 재난을 겪은 사람에게 진상규명만큼 큰 치유는 없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이태원 국조는 오는 17일 종료되는 만큼 관계부처 책임자에 대한 추궁도 끝났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아직도 참사가 벌어진 그날, 이태원에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공청회에서 "단 한 번이라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유가족을 만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고 절규했다. 국정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의 허위·부실자료와 책임회피성 답변, 일부 국조위원의 정쟁을 지켜보면서 실망감과 좌절감이 컸다고 했다.

참사 규명의 가장 기초단계인 당사자 증언은 국조 마지막에서야 이뤄졌다.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가족 대면을 놓고 여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가족 증언은 가장 마지막 순서로 미뤄졌다. 여당은 유가족 증인 숫자가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를 삼았다고 한다.

국조에서 참사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표면적인 이유는 여야간 정쟁이다. 하지만 곰곰히 뜯어보면 정부의 책임 회피가 진상 규명을 가로막았다. 여야간 협상이 더뎌질 때마다 여당 소속 특위 위원들은 '지도부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움직일 수도, 어떠한 입장을 표할 수도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부여당은 이 장관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유가족은 최대한 멀리했다. 정부여당은 유가족이 좌절과 분노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 여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두려운 것이 아닌가.

참사는 예기치 못하게 벌어졌지만, 이후는 분명 달라야 한다. 변화의 시작은 책임 회피가 아니라, 당사자의 이야기를 직면하고 함께 개선점을 찾는 일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11514460002892?did=NA

구청·경찰 손 놓고 있는데... 법원은 이태원 참사 '2차 가해' 막을 수 있을까 (한국일보, 김소희 기자, 2023.01.16 04:30)

맞불 집회 등 참사 유족 향한 2차 가해 여전

"현수막 철거하라"... 시민들 비난 민원 쇄도

"방법 없다"는 구청, 법원 가처분 판결 주목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11285

이태원 참사 특위, 오늘 활동 종료보고서 채택·특검 대립 예상 (JTBC, 이세현 기자, 2023-01-17 07:17)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76110.html

3, ‘이상민 파면 담은 국조 보고서 채택정부 책임 명시 (한겨레, 조윤영 임재우 기자, 2023-01-17 19:24)

이상민·한오섭·윤희근 등 위증 고발 의결

여당 “국민 분열 가중” 반발하며 퇴장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7일 대통령실 등의 책임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를 담은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참사 책임 명기에 반발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야3당은 이 장관 등을 위증으로 고발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채택한 결과보고서에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도 대응뿐만 아니라 예방의 의무가 있다”, “대응을 넘어 사전 예방 조치를 하지 못한 안보실 및 대통령실의 과오를 지적하고, 향후 국가적 재난 예방 조치를 사전에 주문한다며 정부 책임을 담았다. 이 장관에 대해선 재난 상황을 총괄 및 조정해야 하는 컨트롤타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일선의 소방서장에게 돌리는 등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고, 참사 직후부터 부적절한 언행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2차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파면을 요구했다. 특히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경호·경비 인력의 비효율적 배치와 참사 당일 당국의 마약범죄 단속 계획 등도 안전관리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조특위는 또 이 장관과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을 특위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특위는 유족 명단을 확보하지 않았다’(이 장관) 참사 현장 영상을 보면서 국정상황실에서 대응했다’(한 실장) 소방 쪽으로부터 구체적인 부상 상황과 규모를 보고받지 못했다’(윤 청장) 용산서로부터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받지 않았다’(김 청장)는 증언이 위증이라고 판단했다.

여야는 이날 마지막 전체회의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3당은 여당 의견도 보고서에 함께 담자고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이 장관 등에 대한 고발 여부가 우선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이 아닌 것을 (보고서에) 적으면 국민 분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민주당의 병기 제안을 거부하자 회의를 지켜보던 유족들은 거세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여당 입장에서는 야당 주장이 일방적으로 담긴 보고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고 여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나갔다.

국조특위는 참사 발생 27일만인 지난해 1124일 출범해 55일 동안 2차례의 현장조사와 기관보고, 3차례의 청문회를 진행했다. 여야가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닥터카 논란 등으로 공방을 벌이면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평이 많다. 3당은 결과보고서에 자료 제출 미흡을 비롯한 정부 당국의 비협조, 짧은 조사 기간 등 애초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면서도 참사의 중층적인 원인과 관련 기관들의 예방·대응 능력 부족, 기관 책임자들의 안일한 의식과 무능한 대처를 일정 부분 밝혔다고 자평했다. 3당은 명확한 책임 규명을 위해 유족과 생존자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조사기구 설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