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로 가는 길/현장에서

09. 04. 01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

새벽길 2009. 4. 6. 18:26
이정원 민주노총 대의원이 4월 1일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를 사이에 두고 총파업을 제안하는 글과 대의원대회를 평가하는 글을 썼다. 나름 선동적이기는 한데, 총파업이 그리 말처럼 쉬울까. 
 
나도 작년 촛불집회의 과정에서 이러한 시위가 물질적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총파업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올 봄에도 작년만큼의 촛불항쟁이 일어갈 가능성은 있지만, 이명박 정권이 작년만큼 호락호락하게 대처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그리 쉽지 않으리라. 이런 점에서 현장에서 총파업을 준비하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지금의 현장 상황이 그리 만만치 않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지금은 현장의 동력을 살려내고 광범위한 연대의 네트워크 구성이 요구되지 않을까. 살아남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어쩌랴. 공세적인 돌파가 해답일 수도 있겠다. 이정원의 글처럼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만...
  
이 글 말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평가하는 글을 보고 싶은데, 전진은 여기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다른 회원들은 이에 관심이 없는 건가. 다른 관련글을 찾게 되면 나중에 추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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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혁신을 위해 투쟁하자 (레디앙, 2009년 03월 31일 (화) 12:27:19 이정원 / 민주노총 대의원, 이주노조 교육선전차장)
[투고] 4월 1일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4월 1일 민주노총 46차 임시 대의원대회가 열린다. 나는 이번 대의원대회가 두 번째 참가인 '초짜' 대의원이지만, 이번 대의원대회가 지금 민주노총 내 혁신 논의가(무엇보다 지금의 정세에 비추어 봤을 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민주노총 일부 간부의 성폭력과 은폐 시도로 인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보궐 선거를 위해 이번 대의원대회가 열리는 것은 정말 씁쓸한 일이다. 나 역시 여성 조합원으로서 분노와 참담함 등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심정이다. 이번 대의원 대회 때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후속 사업의 건’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들이 마련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지금은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이다. 노동자·서민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 예고되고 있고 이미 곳곳에서 임금 삭감과 복지 후퇴, 해고가 자행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이명박에 맞서 효과적이고 강력한 투쟁 계획을 확정하는 것이다.
 
4월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는 비정규법과 최저임금법 개악 추진은 노동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술 더 떠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조차 아까워 대폭 삭감하겠다고, 또 노예처럼 부려 온 이주노동자들은 최저임금조차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이 정부의 막 나가는 최저임금법 개악 추진은 파렴치함의 막장을 보여 준다.
 
그러나 우리 모두 느끼는 위기 의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이 공격이 성공하면 그 다음으로 정규직 노동자들로 칼날을 향할 것이다. 가장 약하고 저항할 여력이 없는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시작에 불과하다.
 
비정규법과 최저임금법 개악이 성공하면 이명박 정부와 보수 언론은 곧이어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주의라고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할 것이고,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와 전임자임금 지급 금지, 정리해고 조건 완화를 위한 노동법 개악에 나설 것이 명백하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는 유일한 길은 민주노총이 이명박 정권의 총체적 공격에 맞서 총공세에 나서는 것뿐이다.
 
정부는 이미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 최저임금 개악안을 포함해 MB악법을 밀어붙일 ‘6월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전방위적 공격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 항쟁 때 큰 지지를 받았던 화물연대 등 특수고용자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고, 두 차례 MB악법 강행 시도를 선두에서 막았던 언론노동자들에 대한 공격, 그리고 학생운동 지도자들에 대한 공격, 대졸 초임삭감과 인턴 확대 등이 벌어지고 있다.
 
또 지난해 촛불 운동으로 주춤했던 대운하, 의료보험 민영화, 언론 장악 시도,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다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제2의 촛불 항쟁을 이제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지금은 각개 공격에 맞선 각개 투쟁으로는 승산이 없다. 비정규 노동자들에 처절한 투쟁, 해고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의 투쟁, 악법 저지 투쟁에 민주노총이 구심을 형성해 MB에 맞선 전면적인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지난 2월 28일 여의도에서 개최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비대위 위원장은 “5월 1일 전국 곳곳에서 총파업을 선언하는 자리가 되도록 투쟁을 조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성규 비대위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확정되는 4월 1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바로 이 말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리 보궐 지도부이고 대의원 간선제라 해도 이런 선명한 투쟁 계획과 의지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민주노총의 지도권을 맡겠다고 나서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닐 것이다. 보궐 지도부는 그냥 무난하게 위기를 관리하며 임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이 중대한 시기에 투쟁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지도부가 돼야하고 그럴 때만 지도권을 맡을 자격이 있다.
 
지금 우리 민주노총 내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민주노총 혁신 논의다. 나는 민주노총 혁신의 진정한 쟁점은 민주노총이 과연 80만 민주노총 조합원, 7백50만 비정규 노동자들, 억눌린 모든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조직인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동안 여러 중요한 투쟁에 민주노총이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 정당한 불신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노총이 위기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현장의 많은 활동가들, 조합원들은 지금 이명박 정권의 반동에 맞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거의 유일한 세력은 민주노총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촛불 시민들과 빈곤과 실업 위기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도 이명박의 부자를 위한 정책이 바뀌기를 열망하고 있다. 이런 열망에 화답하는 것은 지금 민주노총이 강력한 투쟁의 구심을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최고의 무기인 파업을 통해 이명박에 맞서야 한다. 부자들만 대변하는 이명박에 맞서 노동자 서민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 싸울 때 민주노총은 대중적 지지를 얻으며 혁신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 임원진 후보 정책자료집에서 ‘5월 노동자 총궐기 힘으로 6월 MB심판 국민총궐기’를 주장하면서도 파업 계획이 빠져 있는 것은 아쉽다. 예정됐던 총파업 찬반투표는 어딘가로 사라졌고, 6월 총파업 투쟁 계획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지금 상황은 1월 대의원대회 때보다도 엄중하다. 지금이야말로 총파업을 결정하고 총파업 성사를 위해 전 조직적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단지, 산별연맹이 알아서 파업 여부를 결정하도록 내맡기지 말고, 민주노총 지도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파업을 호소해야 한다. 6월 중순 민주노총의 파업이 힘있게 성사되기 위해서는 이번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 계획이 통과되고 곧바로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해야 한다. 그리고 초유의 경제 위기 시기에 맞이하는 이번 메이데이 집회는 총파업을 결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민주노총 역시 프랑스에서 보여 준 것과 같은 위력적인 파업을 조직한다면 이런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촛불 운동 때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이 얼마나 큰 지지를 받았는지를 확인한 바 있다. 지금 이명박 정권에 대한 반감과 불만은 지난 촛불 운동 때보다 더 광범하고 깊이가 깊다. 촛불 재판 외압 사건, 박연차 부패 스캔들 등 이명박의 정치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이명박의 반노동자 정책, 반민주주의 정책들에 맞서 벌이는 투쟁은 국민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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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참세상, 이정원 (민주노총 대의원) / 2009년04월06일 12시58분)
[기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나에게 이번 대의원대회는 당면한 이명박 정부의 공격에 맞서는 투쟁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물론 한편 아쉬움도 남긴 자리였다. 그래서 이번 대의원대회 때 투쟁 계획 안건을 제안했던 대의원으로서 대의원대회를 돌아보며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다시 한 번 의견을 피력해 보려고 한다.
 
임성규 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노총 신임 지도부는 4월의 모든 투쟁을 5월 메이데이로 집중해 10만 명이 참가하는 ‘노동자 총궐기’를 조직하고 이어서 6월에 ‘국민 총궐기’를 조직하자고 호소했다. 또 4월 국회에서 정부가 비정규직법 개악 등의 본회의 통과를 시도하면 총력 투쟁을 벌이겠다고도 했다. 노학연대 투쟁을 강조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이런 계획의 성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임성규 위원장의 말처럼 지금은 “이보다 더 강력한 투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 점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날 제출한 계획에서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제출되지 않은 점과 특히 구체적인 파업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다. 이날 민주노총이 제안한 계획에는 5월 1일 메이데이 집회 조직만 매우 강조돼 있었다. 이 때문에 대의원대회 시작부터 공공운수연맹 대의원들로부터 특수고용직 노조 무력화 등에 대한 민주노총의 투쟁 의지를 천명해 달라는 요구들이 제기됐다.
 
임성규 위원장은 나와 48명이 함께 발의한 파업 조직 건에 대해 이것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에서 이미 확인이 된 바이며 산별대표자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정말 중요한 것은 파업 선언 자체가 아니라 실질적인 파업을 조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제기한 안건이야말로 바로 이 주장이었다. 그래서 6월 파업 성사를 위해 1월 대의원 대회 때 결정된 바 있는 계획을 실행할 것, 즉 4~5월 파업 찬반투표 등을 조직하며 지금부터 현장을 조직하고 메이데이 투쟁 때 파업 선언을 통해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활동 속에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4월 악법을 강행하려 할 때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으로 대응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결정을 중집이나 산별대표자회의에 넘기기보다 최상위 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하자는 것이었다.
 
이 안건에 대한 토론 때 민주노총 중집의 일원인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은 저임금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성을 절절하게 얘기하며 대의원대회 자리에서의 파업과 파업 조직화 계획 확정이 더 실질적이라고 주장하며 찬성 발언을 했다. 파업 결의만 해 놓고 또 ‘뻥 파업’이 되면 어쩌냐는 견해도 있었지만, 한 금속노조 대의원은 ‘뻥 파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지도부가 강력한 파업 의지를 보여 주며 호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누구도 강력한 파업 계획 마련과 결의를 직접적으로는 반대하지 않았다.
 
임성규 위원장은 이런 대의원대회의 분위기 속에서 ‘4월에 반드시 총력 투쟁을 할 것이고 5월 메이데이를 조직화하면서 만약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판단하면 메이데이 집회 때 파업을 선언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처럼 진지한 분위기에서 투쟁 계획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회의 정족수를 확인하라고 거듭 큰 소리로 재촉한 한 현대차 소속 정연철 대의원의 태도는 유감스러웠다. 이런 논의가 못마땅해서 논의에 찬물을 끼얹고 싶은 듯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안건 상정 순서를 정할 때 투쟁 계획을 지도부 선출보다 앞서 배치하는 것이 옳았을 것 같다. 실제로 한 대의원이 대의원대회 초반에 투쟁 계획 안건을 임원 투표 안건보다 앞서 처리하자는 안건 회순 변경안을 냈었으나 43퍼센트의 지지로 아쉽게 부결돼 논의 순서를 바꾸지는 못했던 것이다.
 
결국 정족수 확인 결과 성원 미달로 대의원대회는 곧바로 유예됐다. 그러자 민주노총이 좀더 강력하고 분명한 투쟁 계획을 제시해 주길 바랐던 대의원들에게서는 다소 실망의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 상황을 봐 가면서 하겠다는 식의 말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결의하는 자신감을 보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임성규 위원장의 말이 정말 내실있는 파업 조직화를 위한 신중함이었기를 바란다.
 
이번 대의원대회 분위기는 내가 참가했던 1월 대의원대회 때보다 참가한 대의원들의 투쟁 의지가 분명히 더 두드러지게 표현됐다. 이것은 물론 경제 위기 속에 고통전가에 분노하며 투쟁을 기대하는 현장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