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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바꿔 쓰라는 말인가 (이준구, 2008-11-15)

새벽길 2008. 11. 18. 02:58

이준구 교수가 홈페이지에 올린 "교과서를 바꿔 쓰라는 말인가"라는 글을 제목만 보고 '최근 역사교과서 개정문제에 대해서도 이준구 교수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나' 그런 헛생각을 했다. 그게 경제학적인 사안이 아닌 한 절대 그럴리가 없을 텐데 말이다. 역시나 제목에서 언급된 교과서는 이준구 교수가 저술했던 [미시경제학], [재정학],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준구 교수는 슬픈 종부세에서도 썼다시피 종부세가 무력화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창용 교수와 함께 [경제학원론]을 썼는데, 이창용 교수는 이번 헌재 판결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도 이준구 교수와는 견해가 다를 것인데, 이렇게 되면 다음 판부터는 따로 쓰게 되는 걸까. 이창용 교수는 거시편을 담당할 테니 모른 척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군. 
 
프레시안에 실린 소개기사와 전문을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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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조세, 왕조의 몰락 불렀다" (프레시안, 성현석/기자, 2008-11-16 오후 12:29:15)
이준구 교수, 종부세 관련 헌재 결정 강력 비판
 
"우리 조세제도의 허약한 공평성의 뼈대를 간신히 지켜주던 큰 기둥 하나를 뽑아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가운데 일부다. 여기서 큰 기둥이란 지난 13일 헌법재판소가 내린 세대별 합산 위헌 결정으로 사실상 무력화된 종합부동산세를 가리킨다.
 
이런 평가는 "교과서를 바꿔 쓰라는 말인가"라는 이 교수의 글 제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헌재의 이번 결정이 경제학 교과서 수준의 상식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것. 이처럼 상식과 동떨어진 대목으로 이 교수가 꼽은 것 중 하나가 '공평한 과세' 원칙의 붕괴다. 이 교수는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높은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는 '수직적 공평성'이 무너졌을 뿐아니라, 같은 경제력을 가진 사람은 같은 규모의 세금을 내야한다는 '수평적 공평성' 역시 허물어졌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등기가 부부 중 한 명의 이름으로 된 경우와 부부 공동 명의로 된 경우에 대해 각각 다른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 이런 설명에 이어 이 교수는 "부부 공동명의로 등기했기 때문에 더 가난해지기라도 했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처럼 '공평성'이 허물어진 세금 체계에 대해 이 교수가 갖는 불안감은 각별하다. 세금은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이기 때문. 이 교수는 "조세부담이 공평하게 나눠지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기쁜 마음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과거의 역사를 보면 공평하지 못한 조세부담이 왕조의 몰락을 가져온 숱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 9월에도 "슬픈 종부세"라는 글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종부세 완화 움직임을 강력하게 비판했었다. (☞관련 기사: "MB정부, 최후의 안전핀까지 뽑았다") 다음은 이 교수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