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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때문에 10만원권 발행작업 유보?

새벽길 2008. 11. 15. 21:02
10만원권 발행작업이 갑자기 왜 유보되었는지 의아했는데, 한겨레의 기사를 보니 나름 납득이 간다. 10만원 화폐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소리높였던 이들은 왜 침묵하고 있는 걸까.
나는 물론 10만원권 화폐 발행에 대해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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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권 보류 진짜 이유? ‘빨갱이 김구가 싫어’ (한겨레, 김진철 기자, 2008-11-13 오후 07:58:56)
[뉴스 쏙] 우익세력의 ‘백범 혐오’…그 오래된 미래
  
독도 빠진 대동여지도는 그저 핑계일 뿐
한국은행 관계자도 실토했다, “뉴라이트·청와대가 백범 싫은 눈치”라고
“김구=빨갱이, 이승만=건국의 아버지” 정권교체뒤 공식화된 ‘뉴라이트 역사공정’
우익들의 염원은 이미 반쯤 이뤄졌다

 
10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요청으로 10만원권 발행 작업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일단 내세운 이유는 뒷면에 들어가는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표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5만원권 발행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부와 한국은행의 석연찮은 결정 때문에 10만원권 발행을 유보한 진짜 이유가 김구의 초상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해지고 있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도 있다”는 강만수 장관의 발언은 의구심을 더욱 부추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역시 “발행 중단을 요청한 정부로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통보가 온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이미 2달 전인 9월부터 10만원권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대동여지도 필사본에 독도가 나와 있으므로 이를 참고해서 그리겠다고 이미 정했는데 정부가 중단시킨 것”이라며 “독도는 핑계고 진짜 문제는 김구라고 다들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라이트와 청와대 쪽에서 김구를 싫어하기 때문인 것 같다. 작업을 중단해놓고 발표 시점을 늦춘 것은 국감에서 이슈 되기 싫으니까 미룬 것이다.”
 
백범 추모단체들과 야당에선 정부가 김구를 폄하하려는 우익단체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보수단체들이 한국은행 앞에서 ‘10만원권은 이승만, 5만원권은 박정희’라는 주장을 펼치며 시위를 벌이고 이틀이 지난 뒤 한국은행이 ‘10만원권 발행 연기 검토’를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뉴라이트가 떠드니까 정권이 지폐 인물을 이승만 박정희로 바꾸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애초부터 그쪽에선 반대해왔지만 국민적 합의로 됐던 건데, 정권이 바뀌자 얘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범에 대한 기피와 맞물린 우남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은 올해 이명박 정권 출범과 건국 60돌을 맞아 우익 진영에서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일단 우익들은 이번 논란이 된 지폐 속 인물 선정과 동상 건립을 이승만 다시 세우기의 상징적 작업으로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승만 동상을 건립해 그의 치적을 알리는 한편 화폐 인물 역시 김구에서 이승만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보수언론이 먼저 이슈를 제기하고 보수단체들이 언론의 주장을 받아 목소리를 높이는 식으로 호응을 이루면서 진행 중이다. 꾸준히 이승만 재평가를 주장해온 <조선일보>는 올해 초 이승만 동상이 현재 국내에 3개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우남을 ‘건국 대통령’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6월 배재대에서는 6월 민주항쟁으로 철거됐던 이승만 동상이 논란 속에 다시 건립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00년 배재학당을 졸업한 것을 기리는 동상이다. 그리고 8월15일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대한 범국민감사 한마당’을 열고 이승만 동상 건립 사업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