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완 기재부 평가분석과장이 공공경제에 2023년도 수정 경영평가편람 주요사항을 밝혔다. 내가 잘 몰랐던 내용이긴 하지만, 평가편람 수정안을 살펴본 결과 주요한 것들이 빠졌다. 물론 ’23.10월 발표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 수정(안)」은 ①안전 및 재난관리 ②재무성과관리 ③노사관계 ④공공기관 혁신계획 실행 노력과 성과 가점까지 총 4개 지표에서 편람이 수정되었으나, 큰 수정은 아니다. 하지만 2023년도 편람 수정(안)에서 혁신 가점의 세부평가내용을 ① 공공기관 혁신계획의 실행을 위한 노력과 성과(3점), ② 직무중심 보수체계 개편 노력과 성과(1점), ③ 성과중심 보수체계 확대 노력과 성과(1점)로 구분하여 성과급 비중 및 차등폭 확대를 위한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도록 한 점과, 노사관계 지표의 경우 세부평가내용 “① 노사 간 협력체계 구축과 실질적 운영 등이 상호 협력과 참여에 기반하여 합리적이고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노사 간 협력체계, 근로시간 면제제도 운영 등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노동관계법령 준수 여부, 동 법령에 따른 행정관청의 시정명령 이행여부 등’도 살펴보도록 한 점은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승완 과장이 쓴 내용은 주요사업을 평가하는 평가위원들에게는 중요한 내용일 터이다.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주요 개편사항
하승완(기재부 평가분석과장), 공공경제 _ 2023 | Vol. 16, pp.8-11.
들어가며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 효율성과 공공성이 균형 있게 평가될 수 있도록 재무성과평가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을 수정했다. 그 결과 2023년 6월 발표한 2022년도 경영평가 성적표에서는 재무실적이 개선된 기관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재무상황이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하는 등 재무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특징을 관찰할 수 있었다.
2023년 10월 새롭게 발표한 2023년도 수정 경영평가편람에서는 지표별 배점 구조와 같은 큰 틀은 유지하되, 기관의 수요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표를 도입하고, 과도한 점수 경쟁을 방지하여 평가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정부 정책 이행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표를 수정했다.
이러한 개편을 통해 평가의 세부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공공기관은 어떤 변화와 영향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기관의 수요와 특성을 반영한 지표 개편으로 자율성 제고
먼저 기존 지표는 하향식(top-down)으로 설정되다 보니, 기관 특성을 반영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어 평가의 타당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관의 수요와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맞춤형 지표를 도입했다.
(1) 준정부기관의 ‘효율성관리’ 지표(4점) 배점 조정
기존에는 준정부기관의 업무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 노동생산성과 사업수행 효율성을 각각 평가하되, 지표별 배점을 하향식(top-down)으로 분배했다. 그러나 자체 노력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어려운 기관은 노동생산성 지표 적용이 부적절하다는 건의가 제기됨에 따라 두 지표 간 배점을 기관의 수요를 반영해 조정하되, 자체수입 비중 또는 기관 노력에 따른 향후 수입 확대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노동생산성 지표 배점을 확대 또는 축소했다.
(2) ‘일반관리비 관리’ 지표(3점)를 현행 매출액 대비 평가에서 매출액과 평균 인원 대비로 변경
연례적으로 지출하는 업무추진비, 여비·교통비, 광고선전비 등 일반관리비성 경비의 절감 노력을 평가하는 ‘일반관리비 관리’ 지표의 경우, 매출액 대비 평가로 인해 정부의 사업 중단 등 기관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매출액 감소 시 지표 값의 변동성이 증가하여 평가 왜곡 요인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매출액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평균 인원을 산식에 포함하여 지표 값의 변동성을 완화하도록 개선했다.
(3) ‘일반관리비 관리’ 지표 포함 대상을 기존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금에서 실제 지출액으로 변경
현재 「근로복지기본법」 제61조와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에 따라 순이익이 발생한 공공기관은 노사 협의로 사내근로복지기금(사복기금)을 출연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편람에 따라 사복기금 출연 전액을 일반관리비에 포함할 경우, 우수한 경영성과를 시현하여 순이익이 발생한 기관은 오히려 사복기금 출연금 및 일반관리비가 함께 증가해 일반관리비 지표 득점률이 불리해지는 부작용이 지적되어 왔다. 이에 관계 법령과 노사 협의에 근거하여 사내 적립하는 출연금보다는 실제 지출한 금액만 일반관리비에 포함하는 것으로 개선해 기관들의 관리비 절감 노력에 대한 평가가 더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과도한 점수 경쟁에 따른 비효율 방지 및 평가부담 완화
그간 경영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관들은 서비스 질 제고와 무관한 과도한 점수 경쟁으로 인한 평가 부담과 피로 누적을 호소해 왔다. 이번 편람은 이러한 비효율을 방지하기 위한 개선 사항을 마련했다.
(1) 전년 대비 개선도 평가방식에 절대평가 요소를 반영하여 과도한 실적 경쟁 및 평가 부담을 완화
현재 계량지표 평가방식은 실적치의 절대 수준이 높더라도 매년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높은 득점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예를 들어 흑자 기관은 전년 대비 흑자 폭이 감소한 경우 개선도가 악화된 것으로 평가되어 오히려 적자 기관보다 득점률이 낮은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적자 기관은 적자 폭 감소 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어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할 유인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한다. 기존의 점수산정 방식은 기본득점을 20점으로 하고, 80점을 개선도 평가에 따라 부여해 실적치의 절대 수준이 반영되지 못했으나, 이번 개선을 통해 개선도와 실적치의 절대 수준이 각각 50:50으로 균형 있게 반영되도록 했다. 다만, 공기업의 수익 평가와 관련이 큰 경영관리 재무지표 2개(영업이익률, EBITDA 대 매출액)에 시범 적용 후 단계적으로 확대 여부를 추후 검토할 계획이다.
<그림 2> 개선도 평가방식 절대평가 요소 반영
20점 + 80점 × (실적 – 최저 목표) / (최고 목표 - 최저 목표)
--> 기본점수(최대 50점) + 50점 × (실적 – 최저 목표) / (최고 목표 - 최저 목표)
(2) 국가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평가 시 활용토록 하여 별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번거로움 해소
공무원연금공단, 한국무역보험공사,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5개 기금관리형 기관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에도 계속 국가회계기준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어 IFRS를 도입한 기관과 달리 경영평가를 위해 별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그 적정성에 대한 확인서도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기관 편의를 위해 5개 기금관리형 기관 또한 IFRS 도입 기관과 같이 현재 적용 중인 국가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평가할 때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평가방식을 개선했다.
정부의 정책 수행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 국정과제 등 수행에 적극 동참 유도
기관의 경영실적은 기관 자체 노력에 기인한 부분도 있지만 정부 정책 수행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부분도 존재한다. 이에 기관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발생한 불이익한 실적요소는 평가 시 제외하는 등 적절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제기됐고, 공공기관이 정책수행에 적극 동참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1) 경기 활성화를 위한 공공기관의 당겨 집행 투자액을 기관부채에서 차감
2023년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의 내년 사업의 당겨 집행을 적극 유도해 2조원 수준의 추가 재정 집행을 추진하기로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참여하기로 한 총 16개 기관에 대해서는 2조원 규모의 당겨 집행 투자액을 부채에서 제외하여 정부 정책 이행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했다.
(2)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보수체계 고도화 노력에 인센티브 부여
기관의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직무급 도입을 위한 노력과 성과 등, 그리고 성과급 비중 확대 및 최고-최저 등급 간 지급액 차등 폭 강화 등을 위한 노력에 경영평가 가점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각 기관이 노사 합의에 기반한 자율적인 보수체계 개편을 유도하고, 공공기관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맺으며
정부는 이번 수정 편람을 토대로 2024년 상반기에 2023년도 경영실적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편람 수정의 취지에 따라 평가 과정에서 기관의 자율성이 강화되고, 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기관의 수용성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경영평가가 기관을 관리하는 수단이 아닌, 대국민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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