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가는 길/아직 가고픈 곳이 많은데... (해외여행)

튀르키예 패키지 여행 10일 - 2. 이스탄불, 베이파자르

새벽길 2022. 9. 11. 00:47

ㅇ 22.08.25(목) 23:07 --> 22:07 나중에 알고 보니 샤오미폰의 시각이 한시간 빨랐다.
지금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호텔로 가고 있다.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은 개방형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다. 현지 전화번호나 ID가 있어야 개방형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는 거다.
우리가 타고 가는, 앞으로 8일 동안 타게 될 버스는 메르세데스-벤츠로 두바이 때보다 훨씬 좋은 편이다. (이 때는 가이드가 말해주지 않았지만, 버스에 와이파이도 있었다. 이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유심을 사지 않았을 거다)

가이드가 버스 안에서 몇 가지 유의사항을 말한다. 사실 나는 이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유심이 되길 바라면서 그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안전사고에 유의하라 한다. 연장자가 많아서 그렇단다. 실제 그러하다. 패키지 투어 참여자 24명 가운데 오십대 초반이 아닌 내가 나이 어린 순으로 볼 때 다섯손가락 안에 속한다니 말이다. 
비데 사용은 오른쪽 수도꼭지로 한다. 한국과는 약간 다르다.
객실의 미니바는 사용하지 말 것. 이건 당연하다.
냉장고 밖에 나와 있는 1인당 한병 또는 두병의 물과 티세트는 무료다. 커피포트도 대부분 있단다.
방 키는 체크아웃할 때 가지고 나와서 가이드에게 주거나 카운터에 반납하고, 물건을 놓고 오지 않도록 주의하란다. 나도 과거 여행할 때 그런 적이 있었던 듯하다. (이번 여행에서도 티셔츠 하나와 여행 일정표를 객실에 두고 왔다. 분명히 객실에서 나올 때 확인한다고 했는데도 그러하다.ㅠㅠ)
튀르키예에서는 그라운드 플로어가 0층, L층(로비층)이다. 이 부분은 한국과 다르다.
내일 기상시간은 5시반, 식사시간 6시반, 출발시간 7시반이다. 다른 이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출발시간을 엄수할 것.
내일 기온 24도, 비올 확률 30%란다.
 
○ 22.08.26(금) 05:21--> 04:21
오늘부터는 샤오미 폰으로 여행일정 정리를 하기로 했다. 이 용도로만 이 폰을 사용한다. (사진 찍는 폰과 여행일정 정리하는 폰을 분리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으로 그리 한 것이었으나, 샤오미 폰의 심플노트가 동기화가 되지 않으면서 샤오미 폰은 그냥 쉴 때 폰 안에 저장해둔 연예프로그램을 보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새벽에 알람 땜에 5시 10분에 일어났다. 샤오미 폰 알람이 꺼지지 않는 거다. 그것 땜에 허겁했다. 당황하면 그리 된다.
지금은 유심이 왜 작동이 안되는지 올텔에 문의중이다. 새벽에 올려놨던 질문에 대해 데이터로밍이 활성화되었는지 묻는다. 저번 싱가포르에 갔을 때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러하다.
5시간에 모닝콜이 온다 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다. 내가 알람을 설정해놓지 않았으면 어떻게 했을지... 아님 내가 이미 일어나 있다는 걸 파악하고 있는건가?
새벽에 배고픈 김에 12시경(실제로는 11시경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과 누릉지를 먹고, 샤워를 한 후 이것저것 정리하고 잠자리에 드니 2시 20분(실제로는 1시 20분)이었다. 그래서 알람도 듣지 못하고 일어나지 못하면 어쩌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여행갔을 때는 경각심에 일찍 눈이 떠진다.
이렇게 괜찮은 호텔에 묵게 되면 두번 샤워를 하게 된다. 자기 전에 한번, 일어나서 한번. 이스탄불에서 묵게 된 LaQuinta 호텔은 괜찮은 호텔이라고 한다. (La Quinta by Wyndham Istanbul Gunesli, 찾아보니 5성급 호텔 맞다. 이번 튀르키예 여행 내내 묵었던 호텔마다 두 번씩 샤워를 했다)

그런데 샤오미 폰은 영어 쓰기가 불편하다. 한글 쓰다가 영어를 쓰려고 하면 계속 키보드 이동을 해야 한다. 다시 해볼까. 안되는구나.
그나저나 30분째 유심 문제로 올텔쪽과 씨름하고 있다. 잘 되기를...
이게 된 다음에 식사하러 가야겠다. 지금 샤워를 하러 갈 수도 없고...
 
ㅇ 05:44
시간이 어긋난 거였다. 새벽에 어쩐지 내가 2시가 넘어서까지 뭘 했을리 없는데..
방금 쇼를 하고 왔다. 6시반이 식사시간이라 급하게 샤워를 마치고 로비에 나가 아침식사에 대해 문의했더니 0층이란다. 그래서 식당에 가봤더니 아무도 없고 식사준비중인 모습만 멀리 보인다. 다시 로비로 가서 재문의를 했더니 현재 시간이 5시 35분이라고... 아, 그래서 휴대폰이 5시반으로 나왔군. 근데 어제는 그렇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지?
샤오미 폰은 그대로 6시 53분이고, 유심을 갈아끼운 안드로이드폰은 5시 54분으로 바뀌어 있다. 그렇다면 어제 밤에도 2시 20분이 아니라 1시 20분 경에 잠든 거로군.
6시 2분에 갑자기 콜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모닝콜 같다.
 
ㅇ 06:20
유심을 이리저리 했는데도 안된다. 결국 올텔에서 통신사측에 전달하여 장애 문의를 접수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그럼 오늘 나의 일정은 인터넷 사용을 못하고 지내야 하나?
어머니께 텔레그램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분수쇼(Burj Khalifa Water Fountains) 사진을 보냈더니 답이 왔다.
이제 식사하러 가야지. 그 사이에 한국에서 가져온 커피를 마셨다. 모닝커피가 이런 맛이군.
 
ㅇ 07:30
25분경에 나왔더니 버스에 좋은 자리(?)는 예상대로 이미 어르신들로 차있다. 내일부터는 조금 더 일찍 나서야겠군.
6시반경에 아침식사하러 갔더니 이미 다들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난 혼자 온 이들이 있는 테이블에 가서 앉았고... 아침식사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치즈도 여러 종류가 나왔고, 과일, 음료수 등 다 먹진 못했다. 빵도 마찬가지. 너무 많이 먹어서 오늘 일정에 무리가 가지 않을지...

BTS팀끼리 식사를 했는데, 한 사람은 양양에서 요트 만드는 딸과 함께 사는 분이고, 다른 한명은 나와 동갑인 나주 출신 친구다. 반갑더라. 그래서 그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사교성이 상당히 좋다. 함께 다녀야겠네. 아들은 말레이시아에 있고, 딸은 대학 4학년이란다. 머리가 하얀, 양양 사는 분은 얼마전에 옆지기가 순례차 터키에 다녀와서 이번에 혼자 왔다고.
7시 35분에 버스가 출발한다. 
휴대폰 데이터는 여전히 안된다. 오늘은 어쩔 수 없고, 저녁 때라도 제대로 될 수 있기를...
가이드가 튀르키예와 오늘 일정에 대해 설명한다.

매르하바가 안녕하세요다. 맬하바, 매라바로 발음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사용한다.
아침인사는 굿모닝, 귀나이든, 귄이 태양이라는 뜻. 나이든 은 좋다, 귀나이든은 좋은 아침인사는 뜻. 원래 아랍어를 쓰다가 초대대통령인 케말 파샤(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새롭게 로마자를 변형시켜 터키어를 만들었단다. 읽기도 쉽다. 규칙적인 발음. 추정할 수 있는 단어도 많다.
날씨가 좋다. 적당히 흐려서 덥지도 않다.
호텔은 오텔, 이런 식으로 터키어는 읽을 수는 있다.
터키에 큰 개들이 많다. 큰개를 봐도 놀라지 말 것. 짖는 경우도 별로 없다. 차에 대해 짖기도.. 사람을 잘 따른다.
길거리가 고양이카페인양 고양이도 많다. 부르면 온다.
자주 쓰는 말로 감사합니다. 테셰퀼 나르듬? 싸올이 편하다.
우리말과 같이 어순이 같다.
매우, 정말은 촉, 따라서 촉촉싸울은 매우 감사합니다.
실례합니다는 파르돈, pardon
복습: 안녕하세요 맬하바, 좋은 아침 귀나이든, 매우 감사합니다 촉싸울
터키국기는 월성기, 초승달과 별
케말 파샤 =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건국의 아버지
튀르키예인은 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다.
형제의 나라. 돌궐이 투르크로 바뀌었다.
아나톨리아 반도는 아시아에 속한다. 하지만 3%는 유럽.
오늘 일정은 오전에 이스탄불 돌고, 오후에 베이파자르로 이동한다.
이번 투어는 상대적으로 조금 여유롭다. 우리와 비슷하게 패키지여행을 하고 있는 모두투어는 10일이 아니라 9일인데, 가이드말로는 9일은 엄청 빡빡하다고 한다.  
오전에 그랜드바자르, 돌마바흐체 궁전을 간다.
일정표에 나온 일정은 모두 진행하지만, 순서는 바뀔 수 있다. 이를테면 돌마바흐체 궁전은 일정표에는 마지막 날 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날이 휴관일이라 오늘 간다는 거다.
튀르키예는 유럽에 비해 소매치기는 덜하지만, 이스탄불은 조심해야 한다.
그랜드바자르에서는 비싼 물건을 살 필요 없다. 기념품 정도만 사도 된다.
내려서 환전을 좀 해야 한다. 화장실 사용 등에 필요하다. 물론 화장실 사용시 필요한 돈은 많아야 5리라다.
리라를 가지고 있으면 편하다. 1인당 30달러나 30유로 정도 환전하란다.
7번 게이트에 내려서 둘러본다. 30분 정도. 그 옆 1번게이트의 근처사원에 무료화장실이 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창밖을 보니 여기는 구시가지인데, 트램이 다닌다. 곳곳에 로마시대 유적 등이 산재한다.
여성이 길거리 가면서 담배 피운다. 상당히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여기는 사진을 찍어도 된단다.
히잡 쓴 여성도 별로 없다. 아침인데도 교통정체가 심하다.
 
ㅇ 08:59
그랜드바자르에 갔다왔다.
무료화장실은 문을 열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운영을 하지 않더라. 그랜드바자르는 향신료 냄새가 진하게 나긴 한데, 그리 역하진 않다.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가게를 여는 이들 외에 지름길로 다니는 이들인 듯하다. 
환전은 30유로 했는데, 535리라다. 음료수 등을 살 때 필요하다. 그랜드바자르(Grand Bazaar)는 18개의 출입구와 4천개 이상의 상점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바자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은 곳이란다.

솔직히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관광객 대상으로 판매하는 곳이라 물건이 비싸거나 진짜가 아니거나 해서 살 의향이 없었기에 아이쇼핑 만으로는 별로 당기지 않았던 거다.

이스탄불을 끼고도는 해협 어귀의 이름인 골든혼(금각만, Haliç, Golden Horn)을 기준으로 이스탄불의 신구시가지가 구분된다. 골든혼이라는 이름은 해협의 폭이 호른(Horn)과 같이 좁고, 석양에 지는 해가 금빛 같이 찬란하게 비추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졌다. 갈라타 다리(Galata Bridge)가 이스탄불의 신구시가지를 잇고 있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동로마제국의 마지막 궁전으로, 터키의 베르사이유 궁전이라고 불리우지만, 베르사이유 궁전보다 더 낫다는 평이 있다. 
가이드가 여기서 반드시 화장실을 가란다. 5시간 정도 버스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돌마바흐체 궁전까지 20분 걸린다. 보스포러스(Bosphorus, Boğaziçi)해협을 기준으로 유럽과 아시아가 나뉜다.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가는 길에 보니 어떤 가게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그런 듯한데, 무슨 줄이었는지 궁금하다.

 
ㅇ 10:47
내가 늦었을까봐 허겁지겁 돌마바흐체 궁전을 나와서 버스에 올라탔더니 가이드님밖에 없다. 게다가 깜빡하고 나올 때 화장실 갔다오는 걸 잊었다. 뭐, 3시간 정도는 참을 수 있겠지.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 Palace, Dolmabahçe Sarayı)는 정말 근사하긴 했다. 금과 은, 크리스탈 등으로 꾸며놓았고, 하렘 등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을 장소들이 있었다. 다만, 내부관람은 허용되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보존 목적이라고 하지만, 궁전 내부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점도 불편했다. 그래서 오히려 궁전 밖으로 나오니 더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가이드가 오디오를 통해 돌마바흐체 궁전 전반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둘러보는 총 시간은 1시간. 하렘은 왕실 가정으로 술탄과 가족이 살았으며, 터키 초대 대통령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도 이 곳을 관저로 쓰다가 1938년 11월 10일 오전 9시 5분에 집무실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집무실과 침실의 모든 시계는 9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는데, 실제 그러하더라. 사진 촬영이 안되어 눈으로 확인한 걸로 대신했다.
그랜드홀(?)이 유명하다고 했는데, 실제 돔이 아닌데도 돔처럼 보이게 만든 천장이 신비롭기까지 했다. 홀의 가운데에 세계에서 가장 큰 보헤미안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는데, 무게만 4.5톤이라 한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다른 이들이 다 찍길래 나도 그랜드 홀 천장을 몇 컷 찍었다. 물론 허겁지겁 찍다 보니 품질은 영 별로...

궁전 바로 옆에 있는 경기장이 Vodafone Park이 맞나? (맞다. 보다폰 아레나는 이스탄불에 연고를 둔 베식타스 JK(Besiktas JK)의 홈 구장이다. 베식타스 JK는 갈라타사라이 SK, 페네르바흐체 SK와 함께 터키 쉬페르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이다. 나는 이전에 갈라타사라이 SK만 알고 있었다) 


11시가 넘어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이드가 지도를 놓고서 우리 여행의 전체 일정을 설명한다. 

이스탄불에서 베이파자르까지 5시간 소요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3분 정도 지나가면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간다. 국내선 비행기를 타면 지나쳤을 베이파자르, 아야쉬를 거쳐서 카파도키아로 간다. 카파도키아는 지구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여기에 열기구도 타면 금상첨화다. 열기구투어는 이미 270유로로 오른 곳도 있고, 9월 1일부터 모두 270~295유로로 인상된다고 하니 210유로로 할 수 있게 된 우리 팀이 운이 좋은 것이다. 여기엔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지낸 지하도시 데린쿠유가 있다. 당연히 여기도 들린다.
버섯모양의 바위가 있어 스머프마을이라 하는 파샤바계곡과 종교도시 콘야를 거쳐 안탈리아로 간다. 안탈리아는 유명한 휴양도시다. 그후 파묵칼레를 거쳐 에페소, 마니사에서 숙박하고 부르사, 이스탄불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가이드 언급 중에 이즈미르도 있던데, 여기는 거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정해진 장소만 거치는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여기는 결국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나서 사람들이 잠들기 전에 가이드가 선택관광에 대해 설명한다.
선택관광을 모두 하게 되면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있는 스카이팀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50유로 정도의 음식, 술 등이 제공된다). 혜택, 선물도 있고, 20유로 할인을 해준단다. 물도 매일 2병이 무료로 제공된다. 하지만 나는 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2/3정도만 하려고 했다.
전체를 하면 1000유로가 들고(20유로 할인), 파묵칼레에서의 열기구투어(환불이 된단다)를 빼면 790유로다. 나는 파묵칼레 카트투어, 안탈리아 유람선투어, 이스탄불 물궁전 투어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650유로인데, 140유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래도 하지 않으련다. (나중에 다시 퍼펙트팩을 하기로 했는데, 여행을 마치고 난 다음에 따져보니 애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몇 가지의 선택관광만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ㅇ 12:45
어디인지 모를 곳에서 정차를 했다. 정유소가 딸린 편의점에 무료 화장실이 있어 이용했다.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Shell Select라는 곳이다. 왜 그리 넓은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무료화장실 이용을 위해 정차한 휴게소 가운데 Shell Select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Opet)

1시경 버스가 출발하면서 버스의 와이파이를 알려준다. 비번은 79HQ9LDE279.
덕분에 구글맵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버스가 정차했던 곳도 파악할 수 있었다. 향후 경로도 알게 되어 좋다. 
나는 이렇게 구글맵으로 지나온 곳과 앞으로 지나갈 곳을 살펴보곤 하는데, 이런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의 하나다. 구글맵을 통해 방문지를 체크해두면 나중에 여행을 다시 떠올릴 때에도 도움이 된다.
 
ㅇ 13:57
도로가 공사중이어서 지체가 되었는데, 곧 점심식사를 할 곳에 도착한단다.
아침에 먹었던 빵 중에 시미트 빵도 있었단다. 몰랐다. (시미트 빵은 베이글과 비슷하게 고리 모양으로 구운 빵으로, 보통 깨가 뿌려져 있다. 길거리에서 파는 흔한 음식으로, 튀르키예의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란다. 여행 다니는 내내 호텔 아침식사에서 시미트 빵이 빠지지 않았다)
떡갈비와 비슷한 쾨프테 케밥을 오늘 점심 때 먹는다.
 
ㅇ 14:52
쾨프테시 라미즈(Köfteci Ramiz)라는 곳에서 쾨프테 케밥을 먹었다. 양은 별로인데, 그 전에 빵과 미트볼 비슷한 게 나와서 그와 함께 먹으면 부족한 느낌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평을 보니 라미즈라는 브랜드에 비추어 미흡하다는 얘기가 많더라. 이 정도가 이번 여행에서 제일 열악한 식사라고 하는데, 다음의 식사들이 기대된다. 역시 여행은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즐거움 아니겠는가?

식사를 이OO 님 부부와 함께 했다. 두바이 가는 비행기 옆자리에 앉았던 이들이다. 버스에서도 옆자리에 앉아 여러 얘기를 나누면서 친해졌다. 이OO 님은 여행을 좋아한다고 한다. 특히 이번 여행을 위해 오스만투르크제국에 대해 다룬 드라마 위대한 세기 (Muhteşem Yüzyıl)도 봐두었다며 시청을 추천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우리가 지나가는 튀르키예 곳곳의 역사를 위대한 세기와 연결시켜 얘기해주었다. 그와 오스만투르크, 샐주크투르크 등 튀르키예 전사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공감 가는 말동무가 있다는 점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이제 베이파자르로 가는데, 2시간반 정도 걸린다고 한다.
약간 흐린 날씨라서 그리 덥지 않고, 가이드는 이번 패키지가 정말 퍼펙트하다는 걸 거듭 강조한다. 내가 봐도 그러하다. 앞으로도 잘 되기를... 특히 열기구 타는 것만 잘 되면 된다.
 
ㅇ 15:29
터키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아반트(Abant) 호수 국립공원을 지나간다. 역시 산길로 간다. 큰 길로 가면 베이파자르 도착할 즈음에 앙카라에 도착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굳이 베이파자르를 경유하기 위해 산길을 택한 걸 보면 나름 의미 있게 여행경로를 짰다는 느낌도 들긴 했다.
비포장도로도 지나갔다. 이런 길들은 한국에서의 도로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3시54분경 버스 앞을 보니 비가 온다. 물론 그렇게 많이 오는 정도는 아니다. 베이파자르에 도착했을 때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ㅇ 18:17
베이파자르에 17:10경 도착했다. 여기는 비가 오지 않는다. 우리가 떠나자마자 이스탄불에 큰 비가 왔단다. 정말 우리 여행팀은 운이 좋은 건가. 
10분 정도 걸어서 당근상 근처에 있는 전통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이OO 님 부부와 동갑인 친구 이렇게 4명이서 짝을 이뤄 시장 안을 돌아다녔는데, 여기는 2층이 앞으로 튀어나온 건물이 특징적이다. 그래서 자석도 당근과 함께 이를 모티브로 만들어졌고... 

시장의 끝까지 갔다오면서 약과 초벌구이 같은 과자와 무슨 젤리 시식을 했다. (그 젤리가 바로 내가 튀르키예에서 사온 선물 가운데 하나인 로쿰(Lokum)으로, 튀르키예와 그리스의 전통 젤리이다. 지금은 터키쉬 딜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죽기전에 꼭 먹어봐야할 음식 중의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너무 달다는 느낌이 들어서 많이 먹으면 안좋을 듯하다.) 그리고 베이파자르를 나타내는 자석 2개를 10리라에 샀다. 이건 여기밖에 팔지 않을 것이고, 이게 내가 베이파자르를 갔다왔다는 걸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집에 와서 베이파자르에서 사온 자석을 살펴보니 그 중 하나는 냉장고에 붙이기에 자력이 넘 약했다. 그래서 다른 자석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5리라에 당근쥬스를 사서 마셨다. 당근쥬스는 말 그대로 당근을 그대로 갈아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석과 쥬스 모두 시장 어디서나 5리라 공통이다, 담합이라도 한 듯이...

베이파자르도 고양이가 많다. 고양이가 싸우는 장면도 한컷 찍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 일행이 맨 마지막에 집합장소에 도착했다. 1~2분 정도 늦었는데, 그 정도는 봐주겠지.
베이파자르 글자를 배경으로 이OO 님 사진을 찍어주었다.
베이파자르의 터미널이 꼭 공항 관제탑 같이 생겼다. 내가 잘못 안 건가?


18시15분경에 버스가 출발하면서 가이드가 내일 일정에 대해 소개를 한다.
아야쉬는 일교차가 심하다고 한다.
내일은 6시에 출발, 4시간 소요되어 카파도키아에 도착한다. 기온은 24~26도, 최고 34도.
편한 신발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신발이 운동화 하나뿐이다.ㅠㅠ
모레 열기구 타는 건 해뜨기 전 출발한다. 그렇게 하는 건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그 시간이 공기층이 가장 안정되어 있어서다.  
아야쉬의 호텔은 이스탄불과는 조금 다르다. 식사는 뷔페식이고, 7시부터이므로 짐만 두고 나오라 한다. 물 한병과 커피 등이 무료 제공된다.
 
ㅇ 22:55
6시 35분경에 우리가 도착한 호텔은 애초에 예정된 호텔이 아니라 아야쉬(Ayaş)의 나스콘 사파이어 리조트 써멀 & 스파(Naskon Sapphire Resort Thermal & Spa) 호텔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아직 객실 청소가 다 되지 않았다고 저녁식사를 하고 객실로 들어가라고 한다. 저녁식사도 먹을 만했다. 이번엔 혼자 먹었다. 
옆자리의 부부(두바이에서 이스탄불로 오는 항공편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이들이다)가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를 권했는데, 사양했다. 그 부부는 캔맥주를 사와서 저녁식사와 함께 마시더라. 
9시까지 지하3층의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우리 패키지 팀 중에 갈 사람이 있었을까?
7시 10분경 객실에 도착했다. 내가 묵을 객실은 2031호였는데, 이게 몇 층인지 헷갈렸다. 조금 헤매다가 가이드의 도움을 얻어 객실이 1층(로비 및 카운터는 0층이다)에 있다는 걸 파악하고 객실로 들어올 수 있었다. 
객실은 엄청나게 좋다. 침실과 거실이 별도로 있다. 혼자 룸을 쓰는 게 미안할 정도다. 하지만 식당에 이어 객실에도 파리들이 욍욍거린다. 
대형 생수병이 있어서 작은 생수병에 옮겨서 냉장고의 냉동실에 집어넣었다. 
샤워하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오늘 여행을 결산하고 나니 11시가 넘었다. 
내일은 6시에 출발한다고 하니 4시 반 정도에 일어나려면 지금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옆방에서 코고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린다. 방음이 잘 안 되는 모양이다. 분명 우리 일행 가운데 한명인 아지매인 듯한데, 많이 피곤하셨나 보다. 아마 나도 잠에 들면 저 정도로 코를 골지 않을까. 자자.
 
ㅇ 23:15
에어콘이 방에 없다. 밖에 에어콘을 세게 틀어놓았는데도 방에는 효과가 없다. 덥다.
파리는 욍욍거리며 날아다니고... 저녁식사 때도 있더니, 잠을 자는 자리에까지 등장했다.
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번호를 주었는데 넘 약하다. 그래서 인터넷 쓰는 것을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을 자려고 내 휴대폰 안에 저장된 연예프로그램을 끄니 옆방에서 코 고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쩝... 방음이 이리 안되어서야... 이래가지고서야 신혼부부나 연인들이 맘 놓고 묵을 수 있을까 싶다.
암튼 이제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