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가는 길/아직 가고픈 곳이 많은데... (해외여행)

튀르키예 패키지 여행 10일 - 4. 카파도키아 2: 열기구 투어/안탈리아

새벽길 2022. 9. 21. 10:15

○ 22.08.28(일) 04:38
오늘은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타는 날이다. 이번 튀르키예 패키지 여행에서는 상당부분 내가 생각했던 대로 일정이 이루어지고, 보고 싶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어 내가 나름 잘 선택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우선 올텔에서 구입한 유심이 지금까지 되지 않아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 내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고 올텔에서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시간대에 카톡으로 상담을 하다 보니 현지시간으로 새벽 4시에서 7시 사이에만 카톡으로 문의를 하게 된다. 어제까지는 내 요청에 대해 나름 노력하는 듯 하더니 오늘은 아예 답변이 없다. 내가 보낸 메시지를 읽지도 않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다행히 묵는 호텔마다 와이파이가 되고(물론 어제 아야쉬에서 묵었던 호텔이나 지금 카파도키아에서 묵고 있는 수한 호텔은 와이파이가 시늉만 할 뿐 제대로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7일간 타고 다닐 버스가 와이파이가 된다. 가이드는 카톡 등 기본적인 것만 된다고 했지만, 웬만한 호텔 와이파이보다 훨 낫다. 앞으로는 인터넷 작업을 할 게 있다면 버스에서...
다른 하나가 또 있었는데, 그 사이에 까먹었다. 젠장...

(9월 1일 이스탄불에서 두바이로 가는 항공편에서 내용 보완. 
전날인 8월 27일 밤 밸리댄스 공연을 관람하고 나서 호텔로 돌아왔는데, 바로 다시 밖으로 나갔다. 내일은 열기구 투어를 한 이후 바로 아침 일찍 안탈리아로 떠나고 카파도키아 마그네틱(자석)을 살 기회가 없을 듯해서, 밤중에라도 이를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 박씨 형님 부부도 전자담배를 구할 수 있을까하여 나왔더라. 그래서 함께 바로 앞에 있는 Rose Market(관광상품 판매점)을 찾아갔더니, 대박! 마그네틱이 있는 거다. 물론 전자담배는 당연히 없었지만(나중에 알아보니 전자담배는 이스탄불 공항에나 가야 있다고 했다), 이OO 님(어제부터 누님, 남편은 형님이라 하기로 했다)은 스티커 같은 걸 샀고, 난 카파도키아 마그네틱 2개를 샀다. 가격은 생각이 안나는데, 한개당 12리라 정도 했던 듯하다.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 동영상과 마그네틱 뿐이다. 여기에 패키지 여행은 새로운 인연, 인간관계도 남게 되고...
호텔로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짐 정리를 했다. 아침엔 시간이 없을 것이므로 상당부분 정리를 하고 아침에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8월 27일 밤에 카파도키아 자석을 샀던 로즈 마켓이다. 수한 호텔 바로 앞에 있다.


ㅇ 05:19
가이드가 5시 10분까지 로비로 나오라고 했지만, 엘리베이터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5시경에 방을 빼서 내려왔다. 방 키를 반납하진 않았지만, 짐은 모두 빼서 로비에다 모아둔 상태다. 차량이 와서 열기구 타는 장소로 데려가므로 크로스백을 제외하고 배낭도 로비에 놔두었다. 새벽이라 쌀쌀한 느낌이 들어 배낭에 넣어놓았던 긴팔 티셔츠를 꺼내어 입었다. 그래도 여전히 조금... 뭐, 나아지겠지.
가이드로부터 열기구 탑승시 주의사항에 대해 듣고 5시 19분에 열기구 타는 장소로 가는 밴에 탑승했다. 한 열기구에 20~30명 정도가 타기 때문에 우리 일행 24명은 한 열기구에 모두 탈 수 있단다. 여기에 우리 일행이 아닌 4명 정도가 추가적으로 탈 수도 있고...
흰색 밴 두대에 12명씩 나눠 이동하고 있다. 뒷차에 탄 우리는 아이돌팀명(BTS 3명, 잇지 언니들 5명, 블랙핑크 4명)으로 명명된 인원체크 단위가 함께 한다. 장소까지 30여분 걸린단다.
우리가 묵은 호텔에서만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열기구투어에 참여하는 것 같다. 여기서 한번에 열기구가 100여개가 뜬다고 하니 총인원 1000명이 넘는 셈이다. 우리 차량 앞뒤로 다른 호텔에서 출발한 차량이 줄지어 가고 있다.


ㅇ 06:53
5시 36분 열기구 탑승장소에 도착하여 5분후인 5시 41분 열기구가 하늘로 올라간다. 애초에 40분 정도 탄다고 했는데, 우리 열기구가 착륙한 시간은 6시 36분, 거의 50분 정도 하늘에 있었던 셈이다.
사람들이 왜 열기구 투어를 버킷리스트로 꼽고, 튀르키예 여행에서 열기구 투어를 왜 최애로 꼽는지 타보니 알겠다. 단지 하늘로 올라갔다는 의미보다 수많은 열기구들과 함께 상공에 있다는 게, 그것도 일출과 함께 열기구를 볼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서 찍은 사진에 나는 나오지 않아도 좋다. 한 열기구 안에 아는 사람들이 있고, 밖에 여러 개의 다른 열기구를 탄 이들이 함께 하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과 탄성을 준다. 

일출을 하늘에서 보는 것도 좋긴 한데, 태양과 함께 다른 열기구들이 한 화면에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기 힘들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나는 괜찮았지만, 열기구 투어를 버킷리스트로 삼고 잔뜩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미흡하지 않았을까 싶다.

열기구에 탄 사람들 외에도 지상에서 열기구들의 모습을 자신의 카메라나 휴대폰에 담는, 아니면 자신의 두 눈에 담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카파도키아의 높은 언덕에서 열기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훌륭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틀 정도 카파도키아에 머물고 말이지.   


ㅇ 08:03
7시 10분경 열기구투어에서 돌아오자마자 아침식사를 했다. 고르곤피자 같은 빵(이게 피데라는 거였다)이 인기가 많아서 먹으려면 20여분 줄을 서야 한다. 터키에서 다양한 치즈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좋았던 부분 중의 하나다. 물론 다른 일행들은 치즈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나는 7시 40분경에 먼저 나와서 양치질을 했다. 이 수한 호텔에 여행객들이 상당히 많이 묵었던 듯하다.
8시가 되자마자 버스가 출발한다.
가이드의 오늘 일정 소개.
늦은 시간에 안탈리아에 도착할 것이고, 8시가 넘어서 저녁식사를 하게 될 것이다.
오늘 안탈리아로 가기 전에 쇼핑 두번째로 카파도키아의 터키석 매장에 간다. 오래전부터 인류가 사용했던 보석이란다.

ㅇ 08:19 
터키석 매장에 도착했다. 터키석 매장에서는 3명 정도가 터키석을 구매했다. 800달러 되는 터키석을 20% 할인하여 판매한다 했는데, 절반 후려쳐서 400달러로 흥정을 해서 산 분도 있다. 터키석 구매가 계획에 있었으면 나도 무리를 해서라도 샀을 텐데, 아직까지 이런 것에 돈쓰는 게 부담스럽다.

 
ㅇ 08:57
터키석 매장에서 버스로 돌아왔다.
매장을 나오니 고양이가 반겨줘서 등과 배를 긁어주었다. 나무에 계속 비비는 걸로 보아 벼룩 같은 게 있나? 털이 많이 날린다.

9시 7분 버스가 출발한다. 이제 실크로드 상인들이 묵어가던 오브룩한으로 간다. 여기서 실크로드 상인들의 숙소 카라반사라이도 보고 오브룩한 담수호도 본다.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나오는데,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이후 셀주크 투르크 시대 수도였던 종교도시 콘야를 경유한다. 그리고 5시간 걸려서 안탈리아까지 이동.
여행 단상을 정리하려다 졸음이 와서 멈추고 안경까지 벗고 한숨 때리다.

ㅇ 10:58
10:45에 휴게소인 Opet Atarlar Petrol Dinlenme Tesisleri에 도착하여 화장실에 다녀오다. 터키의 휴게소는 어디나 비슷하게 편의점과 주유소가 함께 있다. 여기는 선물가게도 있다.

휴게소 들르기 직전에 깨어나서 밀을 생산하는 콘야 대평원지대를 지나 해바라기 밭을 보았다.

11시 1분에 오브룩한으로 출발했다. 가이드가 잠시후 일정을 소개한다. 대상들의 숙소였던 곳은 HAD라고 표시되어 있단다. 오브룩한을 외양만 잠깐 둘러보고 오브룩호수에서 사진을 찍는다. 지각변동에 의해 싱크홀로 만들어진 오브룩호수를 보면 탄성이 나올 것이라 한다. 이후 식사하러 이동한다.
 
ㅇ 11:36
오브룩한 Obruk Han Ve Obruğu(gölü)은 공사중이라 닫혀 있었고, 바로 뒷쪽에 있는 오브룩 호수만 사진 찍었다. 호수를 둘러싼 철책이 햇볕에 달궈져서 무지 뜨거웠다. 그래도 오브룩호수를 배경으로 철책을 잡고 있는 걸 사진찍어달라고 일행에게 부탁하여 한 컷 찍었다. 깊이가 200미터라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1시간 걸리는 종교도시 콘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12시경 지나치고 있는 콘야 대평원 지대는 가로세로 200km에 달한다. 그래서 가이드님께 "이OO 님께서 우리가 지금 광야, 대평원을 지나는데, "광야에서"를 듣고 싶다고 하시네요."라고 신청곡을 카톡으로 전달했더니 안치환의 광야에서를 틀어준다.
 
ㅇ 12:28
10분후에 식사장소에 도착한단다. 콘야는 터키에서 다섯번째로 큰 도시로, 기독교인의 성지였지만, 현재는 이슬람 색채가 강한 도시이다. 히잡을 쓴 여성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고, 모스크도 많다. 이슬람 정파 중 메블라나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메블라나는 춤을 통해서 신앙을 전파한다고 하며, 세마춤을 보고 있으면 알라신과 접신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오늘 점심메뉴로 닭꼬치구이라 할 수 있는 케밥, 피데(고르곤피자 비슷한 빵, 수한호텔에서는 이를 먹는데 줄이 엄청 길었다)를 먹게 된다.

ㅇ 13:22
Avcan Restaurant에서 케밥과 피데를 먹고, 동갑인 친구가 사준 카페라떼(12.5리라)를 마셨다. 피데는 상당히 맛있었고, 케밥은 닭고기가 퍽퍽했다. 그래서 잇지 언니들은 닭고기를 많이 남기더라.

무료화장실이 있던 근처 슈퍼에서는 포도 한송이에 13.95리라다. 살까했는데, 영준 형님이 어제 지프사파리투어 때 샀던 포도가 있다고 그걸 먹으라 한다. 나중에 이들에게 뭘 쏴야 할까?

13시 22분에 출발하여 2시간 후에 쉰단다.
난 여행사진 정리나 해야지.
 
ㅇ 14:47
2시 35분에 휴게소에 정차한다. 여기도 편의점과 주유소가 붙어있고, 편의점 안에 무료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에 갈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나중을 생각해서 갔다왔다. 옆에 레스토랑도 있는데, 제대로 운영이 될까.
2시 49분 버스 출발. 안탈리아까지 3시간 남았다. 토러스 산맥을 넘어 한번 쉬고 안탈리아로 들어간단다. 토러스 산맥(Taurus Mauntains)은 길이는 800km이며 최고봉인 예르지예스산 (3916m)와 해안 근처에 알라산(2305m)의 고봉이 솟아있다고 한다. 튀르키예 최대의, 최고의 산맥으로, 주변 경치도 좋으니, 경치를 즐기면서 가면 좋을 듯하다.

 
ㅇ 15:41
앞에서 정차했던 곳을 구들맵에서 찾아보았는데, 제대로 검색이 안된다. 버스가 정차하여 시동이 꺼지면 와이파이도 꺼져서 검색이 안되는 거다. 주유소는 O Aygaz이고 편의점은 Opet Fullmarket인데...
토러스 산맥을 넘어가면서는 버스 와이파이가 잘 안터진다. 고지대라서 그렇다고 가이드가 얘기한다. 1825m 표지를 봤다. 내가 이렇게 높은 곳을 올라와 봤던가? 아, 2018년에 프랑스 몽블랑 산에 갔었지. 지금은 서서히 내려가는 중이다.
코스를 보니 아폴론 신전이 있는 시데(Side)를 거쳐간다. 여유가 되면 잠깐만이라도 보고 가면 좋은데.... 
 
ㅇ 16:03
가이드에게 다음과 같이 카톡을 남겼더니 바로 답변이 왔다. 아쉽다.

나: 가이드님, 어려운 부탁일 수도 있는데요, 제가 버스가 가는 코스를 보니 아폴론 신전이 있는 시데를 지나치더라고요. 그래서 5분 정도만 시간을 내서 그 근처를 경유해서 가면 안될런지요?
가이드: 정말 죄송한데 그건 너무 어려워요ㅠ 거기 5분을 들어갔다 나온다고 하더라도 거기 들어갔다나오면 1시간 이상이 소진이 되서 오늘 일정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바로 가도 오늘 호텔 도착하면 8시반 정도 될것으로 예상되서요
나: 넵. 알겠습니다. 답변주셔서 감사해요.
가이드: 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폴론 신전 보는 걸 버킷리스트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ㅇ 16:46
4시 28분에 안탈리아 도착 전 마지막 휴게소인 Shell 주유소 겸 편의점에 들렀다. 여기도 무료화장실이 있다.

사실 여기에 머무른다면 차라리 15분 정도 더 가서 시데의 아폴론 신전 근처에서 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다음 투어에서는 여행사로 하여금 이를 적극 검토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다만, 여기서 버스 주유를 해야 하는 게 문제였다. (이후 일정을 감안하면 중간에 쉬는 일정을 단축하고 시데의 아폴론 신전을 들리도록 일정을 짜는 게 좋겠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가다가 시데에 가장 가까운 곳의 사진을 찍었다. 물론 아폴론 신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안탈리아까지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단다. 도착해서 유람선투어와 구시가지 투어를 진행한 후 뒤늦게 저녁식사를 한다고..

ㅇ 18:06
5시 50분경 안탈리아 시내에 들어섰다. 이제 지중해를 영접하기 3분 전이다.
가이드가 안탈리아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날 카파도키아 일정 정리를 다 못했기 때문이다. 어제는 너무 많은 일정을 한꺼번에 소화하느라 소화불량에 걸렸다.
그래도 안탈리아가 휴양도시라는 점과 유명 포인트는 알고 있으니... 지중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
 
ㅇ 20:31
유람선 투어, 안탈리아 구시가지 투어를 마치고 8시 25분에 버스에 도착했다.
구시가지를 가면서 어르신들이 많이 걸어서 힘들어하셨다. 처음부터 느낀 것이지만, 어머니와 함께 왔으면 일정을 거의 소화하지 못할 뻔했다. 그만큼 도보로 걷는 일정이 많았다.
 
이후부터는 8월 28일 당일에 일지를 쓰지 못했다. 그래서 8월 31일에 이스탄불로 가면서 생각나는대로 추가했다.
안탈리아는 여러 제국이 점령하면서 다양한 유적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어 관광산업이 발달해 있다. 유람선을 타는 길에 보이는 안탈리아의 풍경은 콘야와는 많이 다르다. 그리고 안탈리아를 찾은 외국인도 상당히 많은 편이고...
시티공원(Republic Square, Cumhuriyet Meydanı)에서 지중해를 제대로 보고 돔이 6개 있는 13세기 모스크로 39.3m 높이의 첨탑으로 유명한 이블리미나레 모스크(ivli minare Mosque / Yivliminare Cami)를 보았다. 이울리 모스크는 울루 모스크, 알라딘 모스크라고 불리는데, 아나톨리아 셀주크 술탄 알라딘 키 쿠바 드 I에 의해 지어진 역사적인 모스크이다. 푸른 타일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이건 그냥 시티공원 전망대에서 보는 걸로 대체했다.

안탈리아 유람선 투어(Antalya Boat Trip)은 1인 50유로다. 이것 대신 자유시간을 갖는 게 낫다는 얘기가 있어서 나는 애초엔 신청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포함시켜 참여했다. 유람선을 타보니 유람선에서 지중해를 본다는 의미는 그리 크지 않았다. 오히려 영준형 내외와 계승이와 나, 이렇게 4명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물론 나름대로 지중해를 배경으로 일몰 사진도 찍고... 하지만 개인이 혼자 안탈리아에 온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다. 그냥 항구 주변에서 커피나 마시고 있는 게 낫다. 안탈리아 유람선 투어는 함께 유람선에 탄 사람들과 웃고 즐기는 분위기 값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부분 인물사진이나 인물 동영상을 찍다 보니 블로그에는 업로드하지 못했다)

유람선에서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고 나중에 만족스러운 사진이면 이를 구매하도록 했다. 나에게도 선장모자를 씌어주고 쓸만한 포즈를 취하도록 하여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액자에 담긴 사진을 보니 그럭저럭 쓸만했다. 문제는 가격. 액자에 담긴 사진 하나에 10달러 또는 15달러였다. 당연히 나는 전혀 살 생각이 없었지만, 다른 일행들은 이것도 기념이라고 그 가격대로 사는 거다. 영준 형은 이를 깎아서 2개에 15달러에 구매를 했다. 
하지만 흥정의 기술이 탁월한 계승이는 유람선에서 내릴 즈음 사진을 찍은 이와 흥정을 했다. 어차피 우리가 사지 않으면 사진 찍은 이들은 손해를 보는 것이고, 어떻게든지 우리에게 파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점을 이용하여 흥정을 한 것이다. 그 친구와 나의 독사진 각 2개, 함께 찍은 사진 하나, 총합하여 5개에 15유로로 후려쳤다. 결국 20유로로 타협을 보고 우리가 가진 돈을 털었는데, 19유로밖에 없다고 그것만 주겠다고 했다. 이에 사진사는 우리가 가진 리라라도 달라고 했지만, 더이상 현금은 없다, 카드밖에 없다고 하여 결국 19달러만 주고 5개의 액자사진을 구매했다. 물론 지갑에는 유로는 물론 달러와 리라 돈이 있었지만, 굳이 줄 필요는 없었다. 나는 19유로 중에 7유로를 내고 2개의 사진액자를 소지하기로 했다. 하나당 3.5유로다.
유람선에서는 영준 형이 산 맥주를 각 한병씩 마셨다. 그렇게 마시는 맥주도 맛이 너무 뛰어나다. 물론 이 또한 분위기 값이다. 맥주를 세 병 샀다고 할인은 안될지언정 서비스안주는 없냐고 문의했더니 콘칩 비스무리한, 하지만 더 짭짜름한 과자를 무료로 준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우리가 시간대를 잘 찾아서인지 유람선에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이것도 흔치 않다고 한다. 지는 해를 배경으로 잇지 언니들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나서 안탈리아 구시가지 투어를 해야 하는데, 사진 흥정을 하느라 다른 일행과 떨어져서 우리 4명은 길을 잃고 말았다. 다행히 가이드와 통화가 되어 일행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우리 4명을 기다려준 일행에게 미안하더라. 
암튼 이후 진행된 칼레이치(Kaleici) 구시가지 투어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우선 아름다운 해변 공원인 카라알리올루 공원(Karaalioglu Park, Karaalioğlu Parkı)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계단이었다. 60~70대 여성이 대부분인 우리 일행은 이를 상당히 힘들어했다. 물론 카라알리올루 공원의 야경은 나름 훌륭했다. 넓은 잔디밭과 아름다운 해변과 어울러져서 매력적이고 멋진 풍경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다들 너무 힘들어해서 사진 몇 컷만 찍고, 바로 구시가지 투어를 이어갔다. 

이후의 구시가지 탐방의 시간은 하드리아누스의 문(Hadrian's Gate, Hadrian Kapısı)이 나올 때까지 도보의 연속이었다. 아지매들은 뒤쳐지면서도 불평 없이 함께 하시더라. 구시가지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고, 현지인은 그리 많지 않은 듯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경계인 하드리아누스의 문 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고 난 후 신시가지로 이동하여 버스에 탑승했다. 

물론 버스 탑승 전에 안탈리아 시계탑(Antalya Saat Kulesi, 9세기 명소로 오각형 탑신 위에 사면으로 된 시계 문자판과 총안구가 있는, 비잔틴 양식의 돌탑)도 보았으나,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당연히 가보지는 못했다. 또한 올드 바자르도 보기만 했고... 이리 된 이유는 신시가지를 차분하게 둘러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드리아누스의 문에 도착했을 때에 이미 8시가 넘었고, 개인적으로는 안탈리아에 와서 화장실을 가지 못해서 화장실이 너무 급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버스가 대기하고 있던 장소(우리가 유람선을 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린 장소이기도 하다)에 화장실이 있어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9시경 숙소인 바사란 비즈니스 호텔(Başaran Business Hotel)에 도착하여 뒤늦은 식사를 했다. 이 때 타칭 신혼부부(두바이에서 이스탄불로 올 때 내 옆좌석에 앉은 이들이다)가 모두에게 맥주 한 캔씩을 쏴서 잘 마셨다. 뒤늦은 식사여도 나름 괜찮았다. 이날은 새벽부터 열기구를 타고 밤 늦게 식사를 하는 등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