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재미 65

[진보에 길을 묻다](5)장진호 서울대 사회문제硏 연구원 (인터넷서울신문, 2009-02-12)

서울신문의 [진보에 길을 묻다] 기획기사에 진호가 나왔다. 의외이다. 지금까지 학부 동기들 중에서 이렇게 언론에 크게 난 녀석은 없었던 것 같은데... 서울신문이 대체적으로 사민주의 지향을 진보로 보고 이런 지향의 진보적 지식인을 인터뷰하는 것 같았지만, 진호가 나올 줄은 몰랐다. 하긴 그 친구의 전공으로 보아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전문가로서 장진호 박사를 빼놓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기획기사를 준비했던 측에서 그 친구를 추천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충분히 좋은 기사였고, 많이 배웠다.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 "난 뭐했나?" -------------------------------------------------- [진보에 길을 ..

봄비1

비가 온다. 이 비가 봄비일까, 겨울비일까. 시간이 더디게 갔으면 하는 생각에서 겨울비였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봄비인 듯 싶다. 어제 밤에 모임에 갔다 오는데, 입었던 외투가 덥게 느껴지던 것이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올 것을 예고한 것이었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하루 종일 봄비에 관한 노래 세 곡이 귓가에서 맴돌더라. 장사익의 하늘가는 길(1995)에 실린 와 배따라기의 , 그리고 임현정의 이다. 이 비가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애매한 만큼 임현정의 노래가 어울리려나. 찾아보니 2005년에 임현정의 노래를 네이버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더라. 그에 대한 얘기는 진보블로그에... 어차피 티스토리는 wma파일은 재생이 안되니까... 장사익 - 봄비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 봄비에 젖어서 길을 길으면 나 ..

MB의 닌텐도 발언, 뜰 줄 알았다

엊그제 MB가 우리도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를 한번 만들어보라라는 교시를 내렸다고 할 때 닌텐도 열풍에 빠지겠구나 싶었다. 이틀만에 인터넷 접속을 해보니 역시나... 지난 2월 4일 과천청사 지식경제부를 찾아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MB는 “요즘 일본 닌텐도 게임기 갖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많은데,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우리도 개발할 수 없느냐”고 주문했단다. 우리나라 같이 S/W를 천대하는 곳에서 닌텐도가 나올 수 없다는 걸 2메가의 용량으로는 알아차릴 수 없었기에 나온 발언이다. MB 어록에는 바로 이런 말들이 들어가야 한다. MB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니다. 북에 있는 주석님이나 장군님도 아마 비슷한 교시를 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MB의 닌텐도 발언을 듣고 김 주석이 떠올랐다. 교..

[펌] 전설의 섬, 명박도를 아십니까?

위클리경향에 실린 '둥신의 저주' 기사를 보고 간만에 웃을 수 있었다. 미네르바가 구속된 것도 둥글게라는 필명의 학생이 언급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그럴싸하다. ---------------------------------------- [언더그라운드 넷]미네르바 구속 ‘둥신의 저주’ 재현? (2009 02/03 위클리경향 810호, 정용인 기자) 일부 경제지에서 소개하기도 한 ‘둥신의 저주’란 DC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행적과 관련 있다. ‘둥굴게’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이 학생은 나타나는 순간부터 ‘주가의 동반하락’을 불러오는 ‘영험’을 보였다. 아마도 처음부터 ‘둥신의 저주’가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던 것 같진 않다. ‘둥굴게’ 역시 보통 초보 주식 투자자처럼 ..

용산 참사 현장에 선 조세희 선생 인터뷰

용산 참사를 본 사람들이 조세희 선생의 '난쏘공'을 떠올린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역시나 기자들도 조세희 선생 인터뷰에 나섰고, 용산 현장에 선 조세희 선생의 모습이 부각되기도 했다.오랜만에 현장에 선 그에게 용산 참사는 참담함 그 자체였으리라. 어떻게 30년 전의 일이 반복될 수 있는지 믿겨지지 않았을 테니까.조세희 선생의 인터뷰 기사를 발췌하여 담아놓는다.   --------------------------------------------조세희 "공동체 동족 죽인 경찰, 5·18 군인과 똑같다"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 2009-01-22 오전 1:04:54)[인터뷰] "학살 막지 못한 우리도 죄인이다" "내가 쓰면 이건 학살이다!"라고 쓸거야 (참세상, 이정원 기자, 2009년01월21일 2..

서대노예련 - 꽃병을 만든다

예전에 꽃병을 제조한 적은 있지만, 던진 적은 없었다. 몰로토프 칵테일이라고 불리우는 이 염병은 최후의 저항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제는 이를 사용하는 이들이 거의 없고, 용산의 재개발 현장에서 출현한 염병도 26개월만이라고 한다. 더 이상 꽃병이 나올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참혹하게 죽은 그들이 왜 꽃병을 들 수밖에 없었는지 그 처지를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서 떠올린 노래 하나. 물론 이 노래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구호를 직설적으로 노래로 만든 것은 너무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만든 집단은 서대노예련(서울지역대학생노동해방예술가연맹준비위)으로, 백무산이 노동해방문학 1990년 5월호에 쓴 [꽃병을 만든다]에 곡을 붙인 것이다. 노해문 5월호의 백무산의 시에는 아이를..

[김혜리가 만난 사람] 신경민 MBC 뉴스데스크 앵커 - 클로징멘트 30초, 혼을 담은 ‘독자 꼭지’ (한겨레, 2009-01-17)

신경민 앵커를 보게 된 것은 상당히 오랜 된 것 같은데, 그에 대해 제대로 보게 된 것은 촛불정국에서 그가 내보냈던 클로징멘트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는데, 한겨레에서 장문의 인터뷰를 통해 그를 잘 알려주었다. 그도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왔단다. MBC 엄기영 사장의 직속후배다. 그러고 보면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기자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상당히 오래된 전통인 것 같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처음 들었던 사회학사 수업에서 강의하였던 교수는 엄기영 씨가 자신의 동기라고 하면서 그는 그 때부터 기자가 될 자질을 보였다고 얘기했었다. 설대 문리대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정신적 토양이 되었느니 아마 그런 식의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그 분도 학기 중간에 우리가 동맹휴업에 나섰을 때 모두 결..

박재동 예종 교수, "시사만화가는 '매일' 역사를 비평한다" (프레시안, 08-12-18)

아직 박재동 교수를 실물로 본 적은 없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이다. 그가 쓴 '만화, 내 사랑'도 참 흥미롭게 봤다. 물론 그가 한겨레에 그렸던 만평이 가장 인상 깊었고... 한컷만화, 나아가 글보다 더 전달력이 강한 만화의 힘을 그의 작품을 통해 깨달았다. 그런데 언제 교수가 되셨나? ---------------------------------------------- "시사만화가는 '매일' 역사를 비평한다" (프레시안, 정리=김하늬 김선영 사진=이해곤, 2008-12-18 오후 4:28:40) [세명대 저널리즘특강]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만화같이 살면서 '할 말은 하는 사람' 옷깃에 가죽을 덧댄 짙은 회색 코르덴 자켓을 입은 은발의 사내가 성큼 강의실로 들어왔다. 추운 날씨였지만 붉은 털실 목도..

‘끝없는 도주’ 일생 이관술 (2008 12/09 위클리경향 803호, 김성동)

나중에 이관술 평전을 읽어봐야겠다. 이 책을 읽어본 모 동지는 별로 재미없었다고 했지만, 그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지금은 일제하 사회주의운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면서 이관술에 대해서도 다르게 평가하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TV의 반공드라마 속에 나오는 왜곡된 이미지로만 남아 있었다. 아마 일제하의 사회주의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악의 화신으로 그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이것은 보수언론을 통해 제공되는 파편적인 정보제공 속에서 그 이미지를 확대재생산하고 있으리라. 이런 까닭에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할 것인가 하는 관점이 중요하다. 꼴보수들이 엄청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사특강을 강행하고, 역사교과서 수정을 시도하는 것..

지민주 - 파도 앞에서 /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선언

오늘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5차 행동을 겸한 2008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선언자 대회 및 촛불문화제가 있었다. 민주노총은 무슨 민생대회를 한다고 명동으로 갔기에 (물론 명동도 썰렁했다는 후문. 게다가 민중대회도 아니고, 민생대회라니... 이런 신조어 또한 민주노총이 맛이 갔음을 보여준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성향이 어떠했을지는 상상에 맡겨둔다. 거기에서 올해 가장 매서운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 닭장차들이 집회가 시작할 때부터 삥 둘러섰기 때문에 외풍은 없었는데도 이 넘의 추위는 정말 위력적이었다. (전경들은 이렇게 외풍막이 정도로는 봉사가 부족했는지 일몰이 되어 권리선언자 대회를 마치고 촛불문화제로 전환한 뒤에는 불법집회를 하지 말라고 종용하는 한편(추운 날씨에 고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