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국제, 평화, 민족

목숨 건 ‘히잡 시위’ 100일, 이란의 거리 풍경 바꿨다

새벽길 2023. 1. 3. 23:10

란의 히잡 시위가 100일을 넘어섰다. 이란의 거리 풍경 뿐만 아니라 체제 자체를 바꿀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시위 참여자에 대한 사형 집행이 더이상 행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74006.html
목숨 건 ‘히잡 시위’ 100일, 이란의 거리 풍경 바꿨다 (한겨레, 김미향 기자, 2023-01-02 06:00)
[100일 넘어선 이란 반정부 시위] 머리 드러낸 여성들 태연히 테헤란 거리 활보
이란 역내 고립 심화…국제정세에도 큰 영향
똑 부러진 ‘구심점’ 없어 정권 뒤집긴 힘들 것

25일 이란 테헤란의 거리 풍경. 젊은이들이 히잡을 쓰지 않거나 산타 모자를 쓰는 등 자유로운 복장을 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총을 맞는 순간 큰 고통을 느꼈다. 뒤를 돌아보니 총을 쏜 보안군이 웃고 있었다. 고통이 심해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그러면 신원이 밝혀져 체포된다.”
이란 청년 마수드Masoud는 지난달 21일 <비비시>(BBC) 영상 인터뷰에서 100일 넘게 진행 중인 ‘히잡 반대’ 반정부 시위로 인해 살벌하게 변한 이란의 분위기를 ‘총상을 입고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병원 대신 이라크로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은 마수드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이란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은 보안군이 쏜 산탄총(구슬 수십개가 내재된 총)과 새총을 온몸에 수십발 맞고도 체포와 그 후 겪게 될 고통이 두려워 병원에 가지 못한다. 결국, 특별한 의료 지식이 없는 동료들이 몸에 박힌 총알을 빼내는 과정에서 부상이 악화돼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비시>는 이란에서 이렇게 숨진 이들의 규모는 파악조차 힘들다고 전했다.
지난 9월16일 22살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다음날부터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해를 넘기며 1일 현재 107일째를 맞았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오래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의 열기는 한 겨울 날씨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있다.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이란인들은 큰 희생을 치르면서 조금씩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위의 직접 원인이 된 시민들의 복장을 단속하는 ‘지도순찰대’(도덕경찰)가 사실상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이다. 소셜미디어 방송 <월스트리트실버>(Wall Street Silver)는 지난달 26일 이란 시내 풍경이 담긴 여러 영상과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염색한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걷거나, 머리 위에 살짝 히잡이나 야구 모자, 베레모, 산타 모자 등을 멋지게 걸치고 테헤란 중심가를 당당하게 걷는 여성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현재 이란의 거리에선 머리를 감싸는 스카프를 쓸지 안 쓸지, 여성들이 선택하는 자유가 늘어난 모습”이라고 전했다.
뚜렷한 변화가 외부로 전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였다. <에이피>(AP) 통신은 지난달 5일 시위가 시작된 뒤 이란 전역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걷는 여성이 증가하고 사실상 거리에서 복장 단속을 하는 도덕경찰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이런 보도를 간접 확인하는 정권 핵심 당국자의 발언도 나왔다. 모하마드 자파리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은 지난달 3일 종교회의에서 한 회의 참석자가 ‘도덕경찰은 왜 폐지됐나’라고 묻자, “지도순찰대는 사법부와 무관하다”고 답해 ‘우발적’으로 폐지 사실을 인정했다. 이란 정부가 도덕경찰을 없앴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한 적은 없어, 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다만, 현재 이들이 활동을 멈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에이피>는 이에 대해 “대중을 달래고 적어도 시위를 끝낼 방법을 찾는 정부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낸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란인들이 계층·세대·지역을 불문하고 100일 넘게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엔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여동생까지 나서서 “오빠를 반대한다”, “국민을 지지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젠지(Gen Z) 세대’ 등 젊은이들이 대거 시위에 참가하면서 이란 성직자들의 터번을 몰래 벗기고 달아나는 새 시위 문화까지 생겨났다.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달 25일 기준 시위 참가로 507명이 숨지고 1만850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숨진 이 가운데 13.6%(69명)는 미성년자였다.
이번 시위가 국내보다 중동 정세에 더 심오한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도 있다. 디아코 호세이니Diako Hosseini 이란 전략국제연구소the Center for Graduate International Studies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에 “이란의 소요 사태가 국내보다 외교관계에 더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란의 잔인한 시위 진압과 이 무렵 공개된 러시아에 대한 ‘공격용 드론’ 수출 의혹으로 복원 교섭이 진행되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나아가 이란에 상대적으로 동정적이던 유럽과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도 대이란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선 제명되는 수모를 겪었다. 오랫동안 공 들여온 중국과 역내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골칫거리다.
시위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똑 부러진 정치적 구심점이 없는 이번 시위가 에브라임 라이시 대통령이 이끄는 현 이란 정부를 무너뜨리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알자지라>는 지난달 27일 반정부 시위가 새해에도 쉽게 잦아들진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100여일에 걸친 ‘경험’이 이란 정부와 국민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씽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시나 아조디Sina Azodi 비상임 연구원은 <알자지라>에 “이란 정부가 시위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려면 계속 같은 수준의 잔인함을 보여 줘야 하는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시위의 장기화되며, 이란 경제는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반정부 시위로 인한 잦은 파업과 정부의 인터넷 차단으로 인해 2018년 원유 수출 금지 등 가혹한 경제제재 부활로 어려움을 겪어온 이란 기업들이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실제, 이란 중앙은행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40%대를 훌쩍 넘어 약 50%대에 이른다고 인정했다. 이란 외환시장 환율고시 사이트 ‘본바스트’(Bonbast)에 따르면, 미국 달러 대비 리알화 환율은 지난달 30일 기준 1달러에 4만2700토만(10리알)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시위가 발발한 9월17일 3만1900토만에 견줘 약 33.8%가 하락했다. 지난달 29일 라이시 대통령은 “환율 하락을 제어해야 한다”며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1021445001
술파티했다고 잡혀간 축구선수들…‘히잡 시위’에도 계속되는 이란 율법주의 (경향, 김혜리 기자, 2023.01.02 14:45)
음주·미혼 이성끼리 어울림 금지
시대 역행 ‘이슬람 율법’ 앞세워
경찰, 새해 전야제 파티장 급습
이란 당국이 새해 전야에 여성들과 함께 파티하며 술을 마신 축구 선수들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이 중 에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힌 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당국의 시위 탄압이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이란 관영매체를 인용해 이란 경찰이 전날 테헤란 인근에서 열린 새해 전야제 파티를 급습해 유명 축구 선수 등 참가자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율법에는 음주뿐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이성과 어울리는 행위도 금지돼 있는데, 해당 파티 참가자들이 이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지난밤 다마반드시에서 열린 혼성 파티에서 테헤란의 유명 축구 클럽 소속 선수들이 체포됐다”며 “이들 중 일부는 알코올 섭취로 인해 비정상적인 상태였다”고 전했다. 체포된 이들이 몇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체포된 선수 중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타스님 통신은 “체포된 이들 중엔 인터뷰를 통해 최근 벌어진 사건들이나 사람들과 연대하겠다는 이유로 경기에 나가지 않겠다고 한 이들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란 정부가 수개월 동안 이어진 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직된 태도를 고수하면서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지난달 반정부 시위 참가자 두 명을 공개 처형하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후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최소 100명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형을 선고받거나 사형을 선고받을 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사형이 공개 집행된 이후인 지난 31일에도 이란 시민들은 이스파한주 세미롬에 집결해 밤늦게까지 반정부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이어나갔다.
일각에선 정부와 시민 간 관계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시나 아조디 비상임 연구원은 “이란 정부가 시위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며 “(시위를 멈추기 위해선) 정부가 시민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거나, 아니면 계속해서 잔혹하게 탄압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는 시민들의 고충을 처리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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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2418400001260?did=NA
성탄절에 서방국 들뜬 사이… 이란서 43명 사형 임박 (한국일보, 허경주 기자, 2022.12.24 19:01)
CNN, 반정부 감시단체와 증언 취합
시위 지지 유명 축구선수도 포함
크리스마스를 맞아 서방 세계가 들떠 있는 사이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대 수십 명이 사형 당할 위기에 놓였다. 이란 사법부가 사형 선고를 받은 일부 시위 참가자에 ‘재심’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국제사회는 그간 공개 사형 집행 등 잔혹성을 보여온 이란 정부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반정부 감시단체 ‘1500타스비르(1500tasvir)’와 함께 공식 문서와 영상, 목격자 증언을 취합한 내용을 토대로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구금된 이들 중 최소 43명의 사형 집행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사형수 가운데는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26)도 포함됐다.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자다니는 지난달 16일 이스파한에서 시위 중 민병대원을 포함한 보안군 3명을 살해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아자다니의 지인은 그가 교수형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당국 관계자에게서 들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형 집행대가 설치된 이스파한의 광장에는 아자다니의 지지자들이 매일 찾아와 사형 집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증언을 종합하면 사형수들 대부분 ‘모하레베(알라의 적·이슬람을 부정하는 죄)’라는 죄명으로 기소됐다. 수사 당국은 이들을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고문하면서 자백을 강요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도입된 ‘모하레베’는 정부에 반대하는 행위를 한 사람들에게 적용돼 왔으며, 혐의가 인정되면 사형이 선고된다. 기소된 이들은 단 한 차례의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며 항소할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란 정부가 이들의 사형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사형수의 부모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고 (이란) 정부에 대한 정치적인 압박이 줄어들면서 사형 집행이 다시 이뤄질까 두렵다”며 “언론이 침묵하는 동안 우리 아이들이 처형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사형수인 쿠르드계 이란 래퍼 사만 야신은 형 집행을 기다리며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감옥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이날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은 사형수 모하마드 쿠바들루와 삼만 사이디 야신이 제기한 재심 청구를 최고법원이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법원은 사건 조사 과정에서 결함이 확인된 만큼 다시 재판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사형 선고를 받은 시위 참가자의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정부의 억압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이란 당국은 석 달 넘게 이어진 시위를 강경 진압했으며,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시위 참여자 중 최소 2명을 처형했다. 이 가운데 1명은 공개적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212262141025
“이란은 100일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혁명 이래 최장 반정부 ‘히잡 시위’ (경향, 최서은 기자, 2022.12.26 21:41)
여성 주도, 각계각층 참여
배우·축구 스타까지 지지
젊은층, 종교 규율 뒤집어
지난 9월 이란에서 22세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끌려간 뒤 의문사하면서 촉발된 이란 ‘히잡 시위’가 25일(현지시간)로 100일이 됐다. 이번 시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반정부 시위라고 BBC가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사형을 선고하는 등 시위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지금까지 69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5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사망했다. 두 명의 시위자가 처형됐고 최소 26명이 사형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전에도 이란에서 여러 차례 시위가 있었지만 이번 시위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특히 여성들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이란 여성들은 ‘여성, 생명, 자유’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시위를 이끌고 있다.
일부 이란 유명 인사들은 시위 지지를 선언한 뒤 체포되거나 추방당했다. 이란의 유명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는 시위자 처형을 비난한 후 감옥에 수감됐다. 이란의 저명한 배우 페가 아항가라니는 BBC 인터뷰에서 “이제 이란은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유명한 축구 선수인 알리 카리미도 시위를 지지했다. 그는 이란 정보요원들이 자신을 죽이겠다고 위협했고 결국 미국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명 축구 선수 알리 다에이는 시위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뒤 이란 사법부가 자신의 보석 가게와 식당을 강제로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젊은 세대는 시위의 최전선에서 엄격한 종교적 규칙을 무시하고 히잡을 태우는 것과 같은 새로운 시위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그중 하나가 ‘터번 던지기’다. 시아파 이슬람 성직자 뒤에 몰래 다가가 그들의 터번을 벗기고 도망가는 것이다. 한 16세 소년은 지난달 ‘터번 던지기’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10일 동안 구금됐다. 그는 감옥에서 몽둥이로 구타를 당했고 알 수 없는 알약을 투여받았다고 그 가족의 측근이 전했다.
이란 당국은 구금 중 사망하거나 살해된 사람들의 시신을 희생자 가족을 침묵시키기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한 시위자의 형제가 몇 시간 동안 시내를 돌아다니다 영안실에서 시신을 훔쳤다고 전했다.
비정부기구 쿠르드인권네트워크는 사형을 선고받은 쿠르드계 래퍼 사만 야신이 구금 중 고문을 당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란에서 두 명의 남성이 시위와 관련해 국가 보안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처형됐다. 그리고 많은 사형수들이 감옥에서 고문을 당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시위 규모가 오르락내리락하기는 했지만 “9월16일 이후 시위가 없는 날은 단 하루도 기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시위 활동의 감소가 반체제 운동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으며 “(이란 정권은) 이 시위가 국가 안보 기구에 부담을 준 정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수준의 탄압을 무기한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시위대는 정기적인 정치적 저항 행위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앞으로 필요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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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1310200004713?did=NA
크레인에 매달려 가장 고통스럽게 처형된 히잡 시위자...이란의 '지옥도' (한국일보, 장수현 기자, 2022.12.13 16:47)
공포 유발로 민주 시위 봉쇄하려는 의도
고문 의혹·불공정 재판…처형 후 유족에 통보
제재 비웃는 정부, 시위자 대거 처형 가능성

12일 이란 정부가 공개 처형한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의 모습. 라흐나바드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보안군 2명을 죽이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트위터 계정 @Masih Alinejad 캡처

이란 정부가 '히잡 시위'에 참여한 남성을 도심 한복판에서 크레인에 매달아 교수형에 처했다. 제대로 된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예고 없이 집행한 공개 처형이었다. 처형 장면은 이란 언론에 생중계됐다. 이달 8일 시위 참여자를 처음으로 처형한 지 나흘 만이다.
공포를 조장해 반정부 시위를 봉쇄하겠다는 게 이란 정부의 노골적인 의도다. 시위 유혈 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금돼 있는 최소 1만4,000명에 이르는 이란인들의 목숨이 더 위태로워졌다.
대도시 길거리에서 공개 처형…'시위대에 경고'

10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민들이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목에 밧줄을 거는 행동으로 앞서 8일 시위 참여자 모셴 세카리를 처형한 이란 정부를 비판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대표 이미지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이날 북동부 마슈하드 시내에서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를 공개 처형했다. 정부는 "반정부 시위에 참가해 보안군 2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했다"는 혐의를 주장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로 반정부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처형 방식은 잔혹했다. 라흐나바드는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 검은 봉지를 쓴 채로 공사용 크레인에 매달려 교수형을 당했다. 질식하거나 목이 부러질 때까지 살아 있기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가하는 방식이다. 이란 언론인 미잔통신은 그가 숨지는 과정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했다.
마슈하드는 이란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대도시다. 이런 도심에서 공개 처형을 택한 건 시위대를 향한 경고의 의미가 크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 처형은) 이란 국민을 위협하고 반대 의견을 진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란 지도부가 얼마나 국민을 두려워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라흐나바드가 고문을 당해 혐의를 억지로 인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체포된 라흐나바드가 팔에 깁스를 한 모습이 이란 국영방송에 보도된 바 있다. 지난 8일 처형된 모셴 셰카리도 재판 당시 얼굴에 고문 흔적이 뚜렷했다.
라흐나바드에 대한 재판은 '보여주기'에 그쳤다. 그는 변호사를 선택하지도, 공개 재판을 요청하지도 못했다. 유족은 물론이고 본인도 사형 집행 계획을 당일 통보 받았다. 처형이 이뤄진 후에야 "'당신 아들을 죽였고, 공동묘지에 묻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유족들은 이란 민주화운동 단체 '1500타슈비르'에 전했다.
국제사회 비난 아랑곳 않는 이란…"제재 강도 높여야"
두 번째 사형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연합(EU)은 시위 강제 진압 등 인권 침해의 책임을 물어 이란인 20명과 기관 1곳을 추가 제재하겠다고 발표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우리는 (이란의) 젊은 여성들과 평화 시위대를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시위대와 타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번 공개 처형으로 사실상 국내외 압박을 무시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처형이 이뤄졌을 때도 미국과 한국 등 9개국 외교장관들이 공개 비판 성명을 내고 일부 국가는 제재를 발표했지만, 이란은 더 잔인한 방식의 처형으로 답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이란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의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12일 기준 반정부 시위 참가와 관련해 이란인 27명에게 사형이 선고됐고, 약 1만4,000명이 구금돼 있다. 이란의 민주화 운동가 아미리 모가담은 "수천 명이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위대가 대규모로 처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 정부가 저지른) 범죄에 심각한 결과가 따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212132140015
막무가내 이란 정부, 또 ‘히잡 시위’ 참가자 공개 처형 (경향, 박효재 기자, 2022.12.13 21:40)
커지는 국제사회 우려 속 ‘외교 갈등’ 본격화
보안군에 흉기 휘두른 혐의
4일 만에 두 번째 사형 집행
크레인까지 동원 ‘공포정치’
EU, 곧바로 추가 제재 결정
유엔 여성위 추방 등도 추진
이란은 언론사 등 제재 맞불
이란 사법부가 반정부 ‘히잡 시위’ 진압 보안군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시위 참가자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를 12일(현지시간) 공개 처형했다. 같은 혐의로 시위 참가자 모센 셰카리(23)가 공개 처형을 당한 지 4일 만이다.
유럽연합(EU)은 시민들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이란 정부가 공포정치로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대이란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이에 이란도 유럽국 인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내놓는 등 이란과 서방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매체인 미잔통신은 이날 오전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라흐나바드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라흐나바드가 손이 뒤로 묶인 채 교수형을 당해 크레인에 매달려 있고,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든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라흐나바드는 지난달 17일 시위 진압을 책임진 바시즈 민병대원 2명을 흉기로 찔러 치명상을 입힌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AP통신은 보안군이 시위대를 살해한 것에 분노해 라흐나바드가 흉기를 휘둘렀다고 전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최소 12명이 히잡 시위 참여 관련 혐의로 밀실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받았다면서 추가 사형 집행을 우려했다. 이란의 신속한 공개 처형은 공포심을 조성해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뒤 숨진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지난 9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라흐나바드에 대한 공개 처형 이후 사법부 대변인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보안요원을 해할 목적으로 무기를 쓰는 자는 ‘신에 대한 적대죄(모하레베)’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잔통신은 사형 집행 전 손발이 묶인 채 검은 자루를 쓰고 있는 라흐나바드의 모습을 수차례 방송했다.
크레인까지 동원한 공개 처형 방식도 공포심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인권운동가들은 이란에 크레인을 제공하는 기업들에 정부의 사형 집행에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납품 중단을 압박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이란이 보란 듯 신속하게 공개 처형을 강행하자 EU 외교장관 이사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이란 성직자 등 24명과 관련 기관 5곳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이 중 20명과 기관 1곳은 반정부 시위 탄압 등 인권침해와 연관됐다. 제재 명단에는 이란 국영방송 IRIB와 대표 페이만 제벨리도 이름을 올렸다.
제재 발표 전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란의 시위 대응 및 최근 공개 처형에 대해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했다. 그는 “쉬운 대화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매우 강력한 제재안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도 “우리는 무고한 이란인들 편에 설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국민을 대하는 정부는 EU와 정상적인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서 이란을 추방하기 위한 투표도 13일 치러진다.
이란 외교부도 이날 유럽의 언론사, 전·현직 정치인, 군인 등 9개 기관 23명을 추가로 제재한다고 밝혔다. 언론사 중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페르시아어 방송 라디오 자마네, 자유 유럽 라디오 이란 지부인 라디오 파르다가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경없는의사회 설립자인 베르나르 쿠슈네르, 영국 인권연구소 의장인 제프리 빈드먼 등도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21416111871270
이란, 미성년자까지도 사형 우려…"시위 소녀들 뒤엔 '여성혐오' 고통 받은 어머니" (프레시안, 김효진 기자 | 2022.12.14. 16:23:09)
미성년자 3명에 사형 선고 가능성…두번째 사형 집행 다음 날 400명 징역 발표하며 사법 처리 속도
이란이 '히잡 시위' 참여자를 연이어 사형시키며 미성년자들에 대한 사형 집행 우려가 대두된다. 당국은 시위대에 대한 두 번째 사형 집행 하루 뒤 400명에 대한 징역형 선고를 발표하는 등 처벌에 속도를 내며 시위대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3일(현지시각)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을 인용해 알리 알가시메흐르 테헤란 검찰청장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폭도" 160명에게 징역 5~10년형이 선고됐고 80명에겐 2~5년형이, 160명에겐 2년 이하의 형이 선고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른 70명에겐 벌금형이 선고됐다. 전날 이란 사법부는 시위 참여자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를 공개 교수형에 처했다. 8일 시위 참여자에 대한 첫 사형이 집행된 지 나흘 만이다.
국제앰네스티는 12일 이란에서 최소 20명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형당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앰네스티는 이 중 11명은 이미 사형 선고를 받았고 다른 3명도 이미 선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6명은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앰네스티가 공개한 명단엔 이란의 프로 축구 선수인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26)가 포함돼 파문을 낳았다. 지난달 16일 이스파한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해 보안군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자다니는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는 6명 명단에 들어 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소셜미디어(SNS)에 "아자다니가 기본적 자유와 여성의 권리를 위한 운동을 벌인 뒤 사형에 직면한 것이 충격적이고 역겹다"며 "처벌을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란이 일주일 새 2명의 시위 참여자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면서 미성년자를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30일 <미잔>을 인용해 지난달 3일 테헤란 인근 카라즈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10대 소년들 중 최소 3명이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사형 선고를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에게는 사형 선고가 가능한 '지상에서의 부패' 혐의가 적용됐다. 뉴욕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의 하디 가에미 이사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이란 정부가 거리에서 미성년자를 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수대로 보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소된 3명의 10대 소년들 중 2명은 도구를 사용한 공격 사실을 인정했지만 1명은 어떠한 혐의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시위가 시작된 9월1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반정부 시위에서 493명이 사망했고 그 중 68명은 미성년자로 추정하고 있다. 단체는 체포된 학생들의 수는 632명에 이른다고 본다.
또래들의 희생은 청소년들의 시위 참여에 불을 붙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카라즈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에 직면한 10대 소년들이 법정에서 어린 여성 시위 참여자가 살해된 것을 추모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16살 여성 사리나 에스마일자데가 시위 참여 뒤 보안군에게 머리를 맞아 치명상을 입고 숨졌고 같은 달 시위에 참여한 16살 여성 니카 샤카라미도 얼굴에 다수의 골절을 입은 상태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더해 젊은 층이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덜 종교적인 점, 소셜미디어에 친숙한 점도 이들이 시위에 더 많이 참여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아세프 바야트 일리노이대 사회학 교수는 매체에 젊은 층이 "지금까지 이란 시위가 지속되는 것을 보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소녀들의 경우 "이슬람공화국의 교육 시스템이 이들을 틀에 맞춰 정형하는 데 실패했다"며 소녀들의 생각과 관점이 소셜미디어에 더해 "이들의 시위 참여를 지지하고 정권의 구조적 여성혐오로 고통 받아 온 이들의 어머니들"에 의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끌려간 뒤 숨진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지난 9월부터 진상 규명 및 여성 인권 증진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퇴진과 이슬람공화국 종식까지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216508643
'초콜릿' 나눠준 이란 청년에 사형선고 예고 (세계일보, 이윤오 온라인 뉴스 기자, 2022-12-16 14:08:01)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사형 집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또 한 명의 청년에 대한 사형선고가 예고됐다.
이란 와이어 등 현지 언론의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올해 21살 모하메드 나시리는 지난달 북서부 도시 카즈빈 중심가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접촉’했다.
이 남성이 선택한 반정부 시위 방식은 ‘초콜릿과 포옹’이었다. 그는 거리에서 만난 반정부 시위 참여자들에게 격려의 의미로 초콜릿을 나눠주고, 때로는 포옹으로 지지의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12일, 그는 친구 3명과 함께 어김없이 시위대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며 포옹을 하고 있었고 현지 보안군(군경)이 이 모습을 촬영했다. 보안군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모하메드와 친구 3명은 현장에서 도주했지만, 모하메드는 결국 체포됐다.
이란 와이어의 보도에 따르면 보안군은 모하메드를 붙잡은 뒤 전기충격기로 그를 제압하고 폭행을 시작했다. 2~3명의 보안군이 폭행에 가담, 모하메드가 폭행의 충격과 부상으로 정신을 반쯤 잃자 주차장으로 끌고 갔다.
이를 보도한 이란 와이어는 “보안군이 시위대를 체포한 뒤 증거를 조작해 없던 죄를 만들었다”면서 “이란 당국은 다리에 붕대를 감은 남성의 사진을 내밀며 ‘모하메드의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다 간신히 탈출한 모하메드의 친구는 “나는 모하메드와 불과 5m 거리에 있었다. 그들(보안군)이 모하메드를 경찰차에 태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두 지켜봤다. 보안군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안군은 거짓 자백을 받아내려 그를 고문했다. 결국 모하메드로부터 시위대에서 정부 측 민병대원을 칼로 찔렀다는 거짓 자백을 유포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모하메드를 취조하는 과정을 지켜봤다는 또 다른 경찰 내부 목격자는 “모하메드는 교도소로 이송된 첫날 너무 심하게 구타를 당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이란 안팎에서는 이란 사법부가 모하메드에게 사형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위에 가담한 25명이 보안군을 다치게 하거나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거나 집행됐기 때문이다.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뒤 속전속결로 사형된 사람은 벌써 2명이다. 시위 당시 보안군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됐던 모센 셰카리(23)는 지난 8일 가장 먼저 사형이 집행됐고,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12일 두 번째 형이 집행됐다.
사형이 집행된 2명의 남성과 시위대에 초콜릿을 나눠줬다는 이유로 체포한 모하메드 등은 모두 같은 ‘죄’를 저질렀다. 이란 사법부는 이들이 사형선고와 집행을 받은 이유에 대해 “신에 대항한 전쟁을 벌인 죄로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란 사법부의 주장 속 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무고한 시민과 이들을 잔인하게 처벌하는 이란 사법부 중 신은 누구의 편인지 되짚어 보게 하는 상황이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https://www.ytn.co.kr/_ln/0104_202212161648194519
[뉴스큐] 이란, 반정부 시위대 '공개처형'..."정권 말기적 현상" (YTN 뉴스큐, 2022년 12월 16일 16시 48분)
■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앵커] 전례 없이 길어지는 반정부 시위. 이란 정부의 초강경 대응 의미는 무엇인지 계속해서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와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지금의 공개처형까지 가는 상황을 정리해 봤는데. 지난 9월에 머리카락이 히잡 사이로 너무 빠졌다는 이유였어요. 마흐사 아미니, 그 이후로 3개월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 부정부패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로 이란에서 시위가 있었던 건 여러 번 있었는데 꽤 길어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희수] 1979년 이후에 여러 차례 시위가 있었지만 이렇게 길어진 거는 처음이고요. 이 시위가 어떤 계층이나 진보, 보수를 떠나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굉장히 심각한 양상입니다. 물론 마흐사 아미니가 22살의 정말 앳된 젊은 여대생이 히잡을 안 쓴 것도 아니고 약간 삐딱하게 썼다고 해서 보안군에 의해서 의문사를 당한 거죠. 지병으로 죽었다고 발표했지만 부모님들은 그거에 동의하지 않았고 또 아미니의 고향이었던 소수민족 쿠르드족에서 시위가 발화됐고 그 시위가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10대, 20대의 젊은 소녀들이 동조시위를 했고요.
더 놀라운 것은 남성 세대들이 여성들과 함께 시위하면서 개혁, 진보파들이 합세하면서 이것이 반체제 시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석 달째 통제 불능의 상태로 가기 때문에 다급한 이란 정부가 초강경 사형 집행이라는 정말 반인륜적 방식으로 국제사회를 매우 어둡게 하고 있는 게 지금 이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시간을 정리해 봤는데 참고로 저희가 아래, 위로 자막을 통해서 이란 상황을 정리하고 있으니까 참고하시면서 이 교수님 말씀을 들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이슬람 국가가 모두 57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50개가 넘는 나라가 이미 히잡 착용을 자율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왜 이렇게 이란만 유독 여성의 히잡에 집착하는 겁니까?
[이희수] 그렇습니다. 지금 히잡을 율법으로 강요하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탈레반 정권 정도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자유입니다. 그런데 이란은 1970년대 이전에 가장 세속적인 왕정국가가 존재했고 음주가 자유로웠고 카지노와 도박이 자유로운 체제를 뒤엎고 이슬람 정권이 혁명정부를 만들었거든요. 혁명정부의 존재 정통성의 가치가 바로 이슬람 가치를 수호한다는 걸 내걸었기 때문에 이걸 포기하지 못하고 21세기 혁명 이후 4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히잡을 자기 정권의 정통성과 연계하면서 고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슬람에서 히잡은 이미 논란에서 벗어나서 많은 국가가 히잡을 자율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냐하면 여성 억압의 문화적 기능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많이 변화를 하고 있는데. 79년의 상황에서 이란은 멈춰 있는 것 같습니다. 히잡 의문사가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킨 계기가 됐지만, 도화선이 됐지만 그 이상인 것 같거든요. 대정부 시위 성격으로 번진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그 배경 해석하십니까?
[이희수] 지금 코로나 3년 동안 이란은 극심한 고통을 받았습니다. 물가가 2배 이상 올랐고 인플레이션이나 청년실업이 극에 도달해 있는데 그동안 이란 국민을 위로했던 유일한 것은 미국과 협상과 타결되면 43년째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리게 되면 우리의 삶이 좋아질 거라고 20년 동안 똑같이 반복해 왔는데. 미국과 핵협상이 계속 교착상태에 빠지고 특히 코로나 이후에 삶의 지금 극악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독재나 반체제 위협이 강화되면서 이런 히잡 사태가 물가라든가 석유가 인상, 인플레이션, 실업률 케케묵은 체제에 대한 반발이 한꺼번에 연결되면서 이것이 반체제,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고 성격이 반체제 시위이기 때문에 이것이 이례적으로 끝나지 않고 3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시위 하니까 코로나 말씀하셨고 중국의 백지시위도 최근에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데. 중국은 조금 이념적인 성격이 있다면 여기는 물론 종교적인 성격이 있습니다마는 해방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지금 보면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을 도심 한복판에서 지금 2022년이거든요. 공개처형에 나서고 있는데. 왜 이렇게 강경하게... 강경이라는 말도 모자라 보이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희수] 혁명 이후에 이 정권이 가장 위험한 순간에 도달해 있는 것 같습니다. 국제적으로 미국의 제재가 최강도에 도달해 있고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조차 최근 들어서 시진핑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면서 적국인 사우디와 좋은 관계를 맺고 또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호르무즈 섬을 합의해서 처리하라고 하는 굉장히 큰 외교적 전환이 중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국제적인 고립 상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유일하게 EU에 기대고 있는데 EU조차도 이란에 부정적이라서 외교적으로 굉장히 고립돼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국내 시위가 반체제로 이어지니까 굉장히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시위를 더 이상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서 초강경 사형 집행으로 시위를 누그러뜨리려고 하는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것 같고 결과적으로는 이런 초강경 진압이 오히려 시위를 촉발하는 그런 역효과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거죠.
[앵커] 지금 막다른 골목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이란 정부의 명분. 특히나 사법부 같은 경우는 신에 대항한 전쟁을 벌인 죄다, 그러면서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더라고요.
[이희수] 신정정권은 대통령은 국민이 자유롭게 선출합니다마는 신정정권은 대통령 임명권, 모든 권한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의 율법에 따라서 움직이는 정권이기 때문에 이슬람 정신에 위반되는 것은 굉장히 강력하게 응징합니다. 그래서 신에 저항하는 죄가 가장 큰 죄죠. 그래서 사형집행의 명분으로 신에 저항하는 오만불손한 행위로 사형집행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거죠.
[앵커] 하지만 신에 대항하는 전쟁에 지금 아이들이, 특히나 미성년자들이 사망자 중에서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300명 가운데 미성년자가 무려 44명이거든요. 정리하면 이번 반정부 시위 주축으로 10대 청소년이 자리 잡은 것도 이례적으로 보고 좀 넓게 봐서 어떻게 보십니까?
[이희수] 1979년 혁명 때 태어난 사람들이 지금 40대 중반이 됐습니다. 특히 10대나 20대 초반들은 SNS를 통해서 글로벌의 변화를 온몸으로 실시간으로 호흡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하는데 왜 우리만 이 모양 이 꼴로 살아야 되냐는 아래로부터의 커다란 반감이 확산되고 있고요. 또 부모가 고통받는 것을 봐왔던 젊은 세대들은 우리는 그런 삶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 하는 겁없는 10대들이 오히려 기득권을 앞세우면서 저항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새로운 양상이고. 이것이 20대나 30대가 조금씩 동조해 가면서 체제 전복으로 가는 새로운 양상입니다.
[앵커] 지금 한국 언론도 그렇고 세계 언론들이 이란 상황을 주목하고 있거든요. 사실 요즘에는 이런 각 나라의 상황이 SNS를 통해서도 전파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란 내부 상황도 그런 식으로 알려지고 있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이희수] 모든 젊은이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SNS를 가지고 다른 이슬람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변화도 실시간으로 호흡하고 있거든요. 이런 40여 년 전 중세적인 체제에 젊은 아이들은 도저히 순응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여성에 대한 히잡 강제 착용으로 촉발된 시위인데 남성이 또 나서서 하는 시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각계각층이 적극 연대한다고 들었거든요.
[이희수] 시위는 하나의 구호에 불과하고요. 40년간 짓눌려왔던 독재나 억압이나 인권유린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되고 이 시위가 촉매제가 됐던 거죠. 그런 면에서 특히 대학생들 중심으로 젊은 세대나 진보적인 개혁세력들이 동참하고 더 놀라운 것은 바로 국제연대가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국제사회에서 연대하면서 이 시위가 전례없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보통 시위가 일어나면 그 옆에서 2, 3배 친정부 세력이 일어나서 그걸 잠재우는 것이 전례였는데. 친정부 시위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국내 시위 확산뿐만 아니라 국제 연대로 이어지는 거죠.
[앵커] 교수님과 함께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히잡 시위, 여기에 대한 이란 정부의 강경 대응을 좀 넓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어떤 인터뷰를 봤는데 국내에 있는 한 이란 여대생이 이란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 인터뷰가 기억에 남기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앞으로 국제사회 여론도 의식할 것 같기도 한데 아까 보면 박성원 앵커가 정리한 걸 보면 굉장히 잔인하게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주고 있거든요. 유화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이란 정부가?
[이희수] 지금 이 시위가 수습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유화정책을 보겠죠. 그런데 지금은 전통적인 맹방이었던 러시아가 전쟁 상태고 중국이 친사우디 노선에 서면서 이란을 떠나고 있고 EU조차도 이란에 대한 제재에 참여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고립상태고 국내 시위까지 허용을 한다면 정권이 무너진다는 위협의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앞으로 며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 시위를 정부가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좀 유화정책을 쓰겠지만 통제불능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강한 강경책으로 본보기 사형을 하지 않을까, 이게 국제사회를 매우 어둡게 하는 거죠.
[앵커] 요며칠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이희수] 사형 집행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대량의 사형집행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이쯤에서 국제사회의 위기나 압박을 받아들여서 조금 이걸 유보할지. 며칠 사형선고를 내리고 집행하느냐 안 하느냐가 당분간 결정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큰 하나의 전환점의 상징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유럽연합 차원의 지금 제재 내용이 나왔거든요. 이란이 24명, 기관 5개에 대해서 추가제재를 결정했다는 유럽연합 외교이사회 결정이 있었는데. 이 같은 결정은 실제로 영향력이 좀 있는 겁니까?
[이희수] 실제로 이란 정권을 변화시키기는 어렵지만 이란 정권에 상당히 큰 충격입니다. 미국의 제재 속에서 이란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EU만은 중도적인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EU가 제재를 선택했고 결정적으로는 이번 달에 UN여성지위위원회 조직위 창설 이후 처음으로 지위에서 퇴출시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이란 정권에서 치명적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시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이란에게 부정적으로 미치지만 더욱 고강도의 압박을 하면 이란 정부가 변하리라고 기대를 해볼 수 있겠죠.
[앵커] 사실 히잡 해방은 곧 이란 여성의 해방이고 이란 여성의 해방은 넓게 보면 세계평화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혹시 유럽연합 말고 우방국이었던 중국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하는데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국제사회가 움직일 수 있는.
[이희수] 가장 좋은 방법은 민생고의 문제거든요. 그래서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해서 제재를 풀어주면서 경제상황이 나아지면 국민들도 훨씬 나아질 거고. 이란 정부도 서방과 조금 더 유화적인 방법으로 선회될 텐데 지금은 극악한 경제상황이기 때문에 정권 유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최악의 방법을 쓰는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 국민들을 포함해서 도심 거리에서 다른 나라지만 공개처형 하는 뉴스를 보는 게 불편하고 안타깝거든요. 전문가로서 끝으로 이번 이란 내부 상황 어떻게 보시저출생는지 짚어주시죠.
[이희수] 43년 독재적인 신정정권의 한계가 도달한 것 같고요. 이 시위가 되도록이면 이 정권을 변화시키고 또 새로운 민주화, 개혁, 인권개선으로 가는 좋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국제사회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이란 정부를 변화시키도록 연대하는 게 필요하고 우리 국민들도 거기에 힘을 모아줘야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시위 구호가 여성과 삶과 자유더라고요. 오늘은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와 함께 들어가봤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072039.html
‘여성·삶·자유’ 외친 이란 톱스타, 히잡 시위대 연대 발언에 체포 (한겨레, 박병수 선임기자, 2022-12-18 11:24)
알리두스티, SNS에 반정부 시위 지지글 올려
당국 “자신의 주장에 맞는 자료 제출 못해”
이란의 유명 여배우가 히잡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에 동조하는 연대감을 표현했다가 당국에 체포됐다.
이란 당국은 17일(현지시각)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를 근거없는 거짓을 퍼뜨린 혐의로 체포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란 현지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리두스티는 2016년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세일즈맨’에서 열연해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최근 시위하다 당국에 체포돼 처형된 20대 이란남자에 대해 “그의 이름은 모센 세카리다. 이 유혈 사태를 보고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 국제기구는 모두 인간애에 대한 수치”라고 썼다. 세카리는 테헤란에서 거리를 막고 보안요원을 칼로 찔렀다는 혐의로 체포된 뒤 지난 9일 사형이 집행됐다. 그는 지난 9월 중순 시작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처형된 첫 사형수가 됐다. 이란 당국은 알리두스티의 체포 배경에 대해 그가 “자신의 주장에 맞는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란 당국이 배우 등 유명 인사를 체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여배우 헹가메 가지아니(52)과 카타윤 리하이(60)가 소셜 미디어에 시위대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가 체포됐고, 이란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부리아 가프리(35)도 “국가대표팀을 모독하고 반정부 선전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모두 며칠 뒤 풀려났다.
이란에선 지난 9월16일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잡혀갔다가 의문사한 뒤 전국적 항의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서며 희생자도 늘어나고 있다. 인권단체인 ‘이란 인권활동가들’(HRA)에 따르면, 지금까지 적어도 495명이 숨지고 1만8200명 이상이 체포됐다.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11월9일(현지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여성, 삶, 자유’라고 쓰인 종이를 든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https://www.news1.kr/articles/4898009
인권 짓밟는 이란…국민 배우 알리두스티 수감에 시위대는 막무가내 사형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22-12-18 15:08)
히잡 의문사, 反정부 시위로 격화…통화 가치 3개월 만에 20% 폭락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대규모 반체제 시위가 약 3개월째 지속 중인 가운데 '이란 국민 배우'로 꼽히는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사회적 혼란을 조장한 혐의로 구금됐다.
AFP·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을 종합하면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온라인은 17일(현지시간)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이 구금됐다며 "그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할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사법 당국의 결정에 따라 알리두스티는 구금됐다"고 전했다.
미잔 온라인은 알리두스티를 비롯한 일부 유명 인사들이 '최근 사건(반체제 시위)'에 대한 근거 없는 논평과 폭동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심문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법 당국은 알리두스티가 지난 달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사진을 게시, 반정부 시위에 연대를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흉기를 휘둘렀다 사형된 23세 모흐센 셰카리를 비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알리두스티는 "이 유혈사태를 지켜보고 행동을 취하지 않는 국제기구는 인류의 수치"라고 최근 인스타그램에 적었는데, 현재 알리두스티의 인스타그램은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1984년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난 알리두스티는 2017년 아카데미 상을 받은 영화 '세일즈맨'에서 주연을 맡은 것이 대표작이다. 
이번 발표는 이란에서 반체제 수감자들의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이란 국영 언론 IRNA는 반체제 시위 도중 체포된 수감자 가운데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는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진 교도소에서 수감되던 도중 돌에 맞아 숨졌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단체는 소식통을 인용, 사건 발생 당시 한 남성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기 위해 독방에 수감되자 수감자들이 단체로 폐쇄회로(CC)TV를 부수고 '독재자에겐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을 외쳤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월 이란 에빈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감자 8명이 숨진지 불과 2달 만에 수감자가 또 한번 숨져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인권 운동가들은 최근 수감자 4명에 대한 사형이 임박한 상황에서 보안관들과 충돌해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란의 통화 가치는 반정부 시위 이후 3개월 사이 약 20% 가까이 하락 중인데, 18일 기준 이란 리알화 시장 환율을 고시하는 사이트인 '본바스트'에 따르면 매매 환율은 미국 달러당 39만510리알을 기록했다.
히잡 의문사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9월쯤 환율이 30만 리알 극초반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세달 만에 화폐 가치가 20%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