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재미/노래도 부르고

이랑 작사/작곡/노래 - 늑대가 나타났다

새벽길 2022. 1. 30. 17:28

"노래가 맨 앞에서 울며 싸우고 있다. 지금 가장 정직하고, 가장 아프고, 가장 치열한 음반"이란 평(음악의견가 서정민갑)에 동의한다. 이랑은 정규 3집 <늑대가 나타났다>으로 ‘제3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에서 2021년 가요계가 주목한 '올해의 발견상'을 수상했다. 
이랑은 수상소감으로 “마포구 망원동에 살고있는 서른 일곱 이랑이다. 다들 저를 처음 봤을 것같고, 저도 여기 있는게 당황스러우면서도 기쁘다. 어떻게 올해 발견이 되어가지고 상을 받게 되었는데 감사드린다. 저는 주로 저와 제 친구들 생각하며 음악을 만든다. 그들이 안전한 세상을 그리며 혁명가같은 곡을 만들고 있는데, 이런 곡을 더 이상 만들지 않도록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음악의 혁명, 혁명의 음악- 한스 아이슬러의 생애와 음악>이 생각났다. 그렇다. 음악도 무기가 된다. 이랑의 노래도 민중가요가 아닐까. 
영화연출을 전공해서인지 그의 무대 연출도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탁월한 듯 싶다. 좋아할 만한 가수가 또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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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qcKSuvu662A
2022 제31회 서울가요대상 이랑 늑대가 나타났다
조회수 3,479회, 2022. 1. 24.

이랑 작사/작곡/노래 - 늑대가 나타났다
 
이른 아침 가난한 여인이
굶어 죽은 자식의 시체를 안고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를 울며 지나간다
마녀가 나타났다
부자들이 좋은 빵을 전부 사버린 걸
알게 된 사람들이 막대기와
갈퀴를 들고 성문을 두드린다
폭도가 나타났다
배고픈 사람들은 들판의 콩을 주워
다 먹어 치우고
부자들의 곡물 창고를 습격했다
늑대가 나타났다
일하고 걱정하고 노동하고 슬피 울며
마음 깊이 웃지 못하는
예의 바른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다
이단이 나타났다
도시 성문은 굳게 닫혀 걸렸고 문밖에는 사람이
도시 성문은 굳게 닫혀 걸렸고 문밖에는 사람이
내 친구들은 모두 가난합니다
이 가난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이건 곧 당신의 일이 될 거랍니다
이 땅에는 충격이 필요합니다
내 친구들은 모두 가난합니다
이 가난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이건 곧 당신의 일이 될 거랍니다
이 땅에는 충격이 필요합니다
우린 쓸모없는 사람들이 아니오
너희가 먹는 빵을 만드는 사람일 뿐
포도주를 담그고 그 찌꺼기를 먹을 뿐
내 자식을 굶겨 죽일 수는 없소
마녀가 나타났다
폭도가 나타났다
이단이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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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93013320001175
트로피 팔아 월세 냈던 가수 이랑 "가난에 왜 침묵하죠?" (한국일보, 양승준 기자, 2021.10.01 04:30)
5년 만에 3집 '늑대가 나타났다' 발매
'내 탓' 하며 세상에서 삭제되는 사람들
"그들과 같이 살고 있으니까" 혐오를 넘어
"듣고 있어요" 판소리도 배운 그의 변화
"처음으로 계약한 집은 월세 15만 원짜리 옥탑방이었다. 이사만 20번 다녔다. 재난지원금 25만 원 받고, 노동자다. 가사에도 있지만, 일단 내 친구 모두 가난하다. 속상한 게, 이 가난이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하며 꾹 참고 사는 사람이 많더라. 난 가난이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우리들의 가난은 사회 탓이다. 노력한다고 모두 집을 살 수 없으니까. 불평만 쏟아내지 말고 좀 더 열심히 하면 될거야라고 말하기엔 다들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를 추적하고 싶었다. 그걸 견디다 못해 다들 혼자 외롭게 살고, 어디에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세상에서 삭제되고 있는 거니까."
"개인이 할 수 있는 혁명은 자기 이름을 제대로 불리게 하는 것이라고 하잖나. 켄 로치 감독을 너무 좋아한다. 난 부자가 아니라 평생 일해야 하는 운명이다. 내 직군은 노동의 단가가 높지 않아, 일을 많이 해야 한다. 근데 일을 많이 하면 화가 난다, 피곤하니까. 하, 악순환이다."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201271542001
가수 이랑이 차별금지법을 고척돔에 쏘아올렸다 (경향, 오경민 기자, 2022.01.27 15:42)
지난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3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시상식. 가수 이랑과 함께 무대에 오른 약 40명의 합창단이 수어를 했다. 두 손등을 위로 하고 위 아래로 엇갈리게 몇 차례 움직였다(“차별”). 이어서 손바닥을 아래로 펼친 두 손을 아래로 내리며 엄지에 나머지 손가락을 모아 쥐었다(“금지”). 검지와 중지를 반쯤 구부린 오른손 주먹으로 왼 손바닥을 두번 두드렸다(“법”). 두 손의 엄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을 지읒 모양으로 펼쳐 손등을 위로 가게 한 후 두 손을 약간 아래로 내렸다(“지금”). 합창단은 노래가 끝날 때까지 이 수어를 네 번 반복했다. “차별금지법, 지금!”
서울가요대상에서 ‘올해의 발견상’을 받은 이랑은 1분이 조금 넘는 수상소감과 3분30초가량 축하무대를 ‘차별과 혐오를 없애야 한다’는 메시지로 채웠다. “저는 주로 저랑 제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만듭니다. 제 친구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리면서 약간 혁명가 같은 곡들을 노래하고 있는데요, 부디 제가 이런 곡들을 더 이상 만들지 않을 수 있도록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이 빨리 도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